모든 시민은 기자다

'놈놈놈' 외국인들은 아직 '좋은 놈'이 아니다

[금주 증시전망] 추세전환 어렵게 하는 시장의 징후들

등록|2008.07.28 10:17 수정|2008.07.28 10:32
끝없이 떨어질 것만 같았던 증시가 한숨을 돌렸다. 유가가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감소하였고 모기지업체에 대한 강력한 지원으로 신용경색의 위기를 넘기면서 안도랠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 동안 33일간의 매도를 마무리하고 하루였지만 매수를 보여주었던 외국인들이 작지만 수급과 투자심리에 도움을 준 것으로 생각된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지원으로 잠시 안정 찾았지만...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지원을 담은 주택시장 지원법(housing bill)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사실상 두 기업에 대한 파산 가능성이 사라졌다. 신용공여한도를 확대하고 정부가 직접 주식을 매입할 수 있게 되어 모기지 시장의 절반 가까운 5조달러라는 자산의 부실을 일단은 막았다. 발목을 잡힌 상태에서 지푸라기 하나를 던져준 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수렁에서 같이 빠져 나올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이다.

그동안 인플레이션의 주범이었던 유가가 단기간에 최고치 145달러에서 123달러까지 급락하면서 경기침체와 함께 이중고를 겪고 있던 각 국의 운신의 폭을 넓혀 주었다. 원유선물시장에서 네덜란드계 펀드의 가격 조작 혐의를 포착하면서 그 동안의 유가 급등이 투기세력의 일정 부분 관여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조사와 함께 추가적인 유전개발과 경기하락에 따른 재고 증가 등이 유가의 상승을 막고 있으며 투기세력이 빠져 나가고 있다는 징후도 포착되고 있어 당분간 유가는 횡보국면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을 눌렀던 위 두 가지 악재가 다소 진정된 기미를 보이고는 있으나 모기지 업체의 부실 제공자인 주택시장은 6월 기존 주택매매가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모기지 금리도 근 1년래 최고치를 나타내면서 여전히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침체는 최소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가야 바닥을 형성할 수 있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지원으로 잠시 금융주에 대한 매수세가 있었으나 여전히 부실 상각이 멀었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채권왕 빌 그로스는 금융기관이 상각해야 할 자산이 1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현재의 자본 확충만으로 부족하고 자산 매각과 대출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금융기관의 부실 자산 상각은 4679억 달러로 앞으로 지금까지 상각한 것만큼 추가적으로 더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근본적인 치유가 없이는 힘든 것이며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잠시 안정세를 취하는 모양새이지만 또 어떤 금융기관이 제2의 베어스턴스가 될지 모르는 것이다. 그 이름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투자은행들은 버틸 수 있을지 몰라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보호 대상인 7500여개 금융회사 중 150여개가 내년까지 줄도산 할 것이란 전망을 돌이켜 보면 여전히 진행중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유가의 진정속에서도 주택시장의 침체가 확인되면서 주식시장이 곧 바로 하락세로 접어드는 것을 보면 문제는 주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국인들의 매수는 추세적인 변화 아니다

국내시장도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의 이중고를 잠시 벗어날 수 있었다. 인플레이션의 주범 유가의 진정은 그 동안 줄기차게 팔아 오던 외국인들의 발길을 34일만에 매수로 이끌었다. 하지만 9조원 가까운 매도를 보이다가 하루 1800억원 정도를 매수한 것은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 더구나 해외변수의 안정도 있었지만 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그 동안 대차거래를 통한 매도물량을 다시 되사는 숏커버링 물량이 들어오면서 하락의 주범이 지금은 단기 반등장을 이끈 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외국인들의 매수는 추세적인 매수가 아니라는 의견에 모두 동의하고 있으며 잠시 주춤거리고 있지만 미국의 신용위기와 세계적인 경기침체는 여전히 이머징 시장에서의 현금 확보 전략을 지속시키고 있다. 다만 외국인들의 싯가 비중이 30%로 떨어진 것으로 볼 때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의 외국인 비중이 각각 25%와 35%임을 감안하면 28%대가 적정수준으로 보고 있어 매도압박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이다.

외국인들의 매수가 나타나면서 기관들의 매수 동참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매수는 프로그램 매매에 의한 차익 거래를 제외하게 되면 오히려 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반등에 대한 힘이 약해지고 있다. 프로그램 매수물량은 역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8조원이 넘고 있다. 이것도 베이시스가 악화된다면 지수의 흐름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금요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등 각 업종 대표주들이 상승 모멘텀을 잃고 있다.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측면에서 기대치에 부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나름대로 선방을 하였지만 하반기에 가면 갈수록 세계 경기의 둔화와 고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기업의 환경이 나빠질 것으로 보여 기업의 수익성 개선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펀드멘탈의 개선이 암울한 것이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4.8%를 기록했다. 전분기 5.8%보다 1%p나 하락한 것은 물론 하반기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5%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에 어긋나기도 했다. 더욱이 민간 소비 증가율이 2.4%로 지난 05년 1분기 1.6%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있어 소비 심리가 매우 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씨티그룹에서는 2분기 체감 경제성장률은 0%나 마찬가지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따라서 이러한 모든 것을 감안하면 아직 기술적인 반등의 성격이 짙고 그 기대치에 부합하는 시장의 상승은 지금 현 수준이 적정하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을 뛰어 넘어 그 이상을 상승하기 위해서는 유가의 진정은 물론이고 이 진정이 경기하락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투기세력의 이탈임을 확인해야 하고 주택경기의 침체에서 시작된 미국의 신용경색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있다는 것을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내부적으로도 각 종 경제지표가 경기가 회복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 주어야 하는데 발표되는 지표마다 그 희망의 씨앗조차 볼 수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민심과 동떨어진 정부정책 방향

유가가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고유가는 유지하고 있다. 120달러도 높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싸다는 느낌마저 든다. 물가상승의 여지는 아직 다분한데 정부는 하반기 가스요금에 이어 전기요금도 올린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가처분 소득이 줄고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인데 서민들의 생활고가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

여기에 주식시장과 부동산의 침체는 자산 디플레이션을 가져와 생활비, 학원비 등 급하게 써야 할 곳에 돈이 부족해 예적금담보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늘고 보험을 해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전체 가계 대출은 490조원, 신용카드 사용액을 포함한 가구당 빚은 3840만원으로 사회의 중심축인 중산층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 강남의 40평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중산층이라고 어떤 국회의원께서 말씀하셨다고 하는데 마이너스 통장 대출 받고 보험 해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정부는 모든 국민을 보고 통합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어느 한 곳으로 치우치더라도 약자를 우선시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책과 국민의 아픈 곳을 생각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갑자기 종합부동산세를 내린다고 한다. 지금 부동산 세금에 대해 논쟁할 시기인가? 경기는 침체되고 있고 물가와 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이런 곳에 눈을 돌려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아도 거품 논쟁을 벌이고 있는 부동산의 거품을 유지해서 경기 침체를 막고자 하는 것인가? 아니면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인가?

특별소비세를 개별소비세로 올해부터 명칭을 바꿨다. 조세연구원은 고가품 시장을 양성화한다는 취지에서 사치품목에 대한 과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폐지품목으로는 고급가구, 시계, 카메라, 보석, 사행성 오락기구, 골프장 이용료 등을 거론하고 있다. 그런데 서민들의 기호품인 담배와 술에 대해서는 개별 소비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한다. 이것은 누가 봐도 잘못된 것 아닌가? 나만 그런 것인가? 어떻게 국민의 세금을 먹고 있는데 국책 연구기관에서 이런 보고서가 나올 수 있을까 정말 의문스럽다.

전기요금 올리면 누가 피해를 보는가? 가스요금 올리면 누가 피해를 보는가? 이런 것 좀 덜 올리는 방법은 없는지 어떤 방법이 서민들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인지 이런 것을 연구하는 것이 세금을 먹고 사는 국책연구기관들의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하는데 틀린 생각인가? 종부세 내려서 담뱃값으로 보충하고 올리고 법인세 내려 술값 올려서 충당하려고 하는가? 지금 부동산 세금 논쟁할 시기인가 다시 한번 묻고 싶다.

'놈놈놈' 같은 외국인들

잠시 정부의 정책적인 면을 들여다 보았다. 다시 시장으로 돌아가서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는 영미계 자금이 주도했다고 한다. 이유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안전하지 않은 것 같다. 지금 상황을 보면 미국이라는 나라가 과연 안전한 나라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자국을 살리기 위해 남의 나라에는 하지 말라고 하는 짓을 미국은 서슴지 않고 있다. 미국도 사회주의 국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 부재하다고 하는데 선진국은 금융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 서브 프라임 사태를 일으켰는지 묻고 싶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그러는지 몰라도 그것을 무기로 자국의 입맛에 맞는 짓을 골라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최근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이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여기에 맞는 것 같다. 매수할 때는 좋은 놈, 팔고 나갈 때는 나쁜 놈, 자기네 나라만 안전하다고 우기는 이상한 놈들이다.

기대를 하지 않지만 금주에도 많은 지표들이 발표된다. 31일 통계청이 '6월 산업활동 동향', 8월 1일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같은 날 지식경제부의 '7월 수출입 동향' 등이 발표된다. 또 한국은행은 28일 '2분기 외환시장동향' 8월 1일 '7월 외환보유액'을 발표하는데 물가 급등을 막기 위한 달러 매도 정책이 외환 보유 규모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경상수지가 흑자 반전할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의 실적에 대한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각종 지표들도 아직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경제 정책에 대해서 불신이 커지고 있는 상태에서 이틈을 이용해 일본은 독도에 대한 치밀한 계획을 실행시키고 여기에 전략적 동반관계, 전통적 우방국가라고 믿었던 미국마저 일본을 더 챙기고 있다. 경제뿐만 아니라 경제 외적인 면도 암울한 느낌이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