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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네일 아트, 봉숭아 물들이기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어린이 봉숭아 물들이기 행사 열려

등록|2008.07.28 15:03 수정|2008.07.28 15:03
어림 잡아 50년 전 쯤이었을 것이다.

나보다 다섯 살 위인 누나는 고향 초가집 담장 밑에 서너 그루 자란 봉숭아꽃을 따다가 납작한 돌멩이 위에 올려놓고 뭉실 뭉실한 돌멩이로 짓찧어 손톱 위에 올려놓고 무명실로 감아 묶어 달라고 하곤 하였다. 그렇게 하룻밤을 자고나면 손톱은 물론 손가락 끝마디까지 주황색으로 예쁘게 물들었던 것을 기억한다.

누나 손톱의 봉숭아물을 보신 어머님이 “봉숭아물이 다 지워지면 쌀 밥 먹을 때가 된다”고 하시던 말씀을 잊을 수가 없다. 즉, 가을이 되어 벼를 수확해 쌀밥을 먹을 수 있을 때를 그만큼 기다렸다는, 배고픈 시절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나와 함께 근무한 직원의 어머니는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이면 저승 가는 길을 꽃길로 밝혀 준다고 하셨단다. 봉숭아에 대한 우리의 추억은 매우 많을 것이다.

송파구가 28일부터 8월1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석촌호수 공원에서 어린이들을 상대로 봉숭아 물들이기 행사를 연다고 해 찾아가 봤다.

첫날인 28일 10시경 시작된 물들이기 행사에는 송파구청장을 비롯해 어린이집 원아 약 100여명과 유치원 교사 및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했다. 여럿이 모여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이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봉숭아 꽃밭봉숭아 물들이기 행사를 위해 송파구에서는 봄부터 석촌호수 공원 남측에 봉숭아꽃밭을 만들어 봉숭아를 길러왔다. ⓒ 양동정



봉숭아 꽃주홍색의 봉숭아 꽃이 선연하다 ⓒ 양동정


봉숭아 꽃잎물들이기 행사를 위해 따 놓은 봉숭아 꽃과 잎 ⓒ 양동정


봉숭아 찧기벽안의 자원봉사자의 봉숭아 찧기 시범 ⓒ 양동정



꽃잎 찧기봉숭아 꽃과 잎을 낣작한 돌멩이가 아닌 그릇에 넣고 잘 찧은다. ⓒ 양동정


손톱에 묶기잘 찌은 봉숭아를 손톱에 올려놓고 실로 묶어준다 ⓒ 양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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