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열린게시판, 쓴소리엔 '닫힌 게시판'
'명예훼손' 내세워 게시글 삭제 남발... 누리꾼들 "70년대 경찰인가?"
인터넷 게시물의 '수난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일까?
경찰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물을 관리자가 자의적으로 삭제해 누리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어청수 경찰청장 동생이 투자한 호텔의 성매매 영업 의혹을 다룬 <부산MBC> 보도 내용을 '명예훼손'이라며 국내 포털은 물론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에서도 삭제토록 해 빈축을 사고 있는 상황에 기름을 부은 격.
경찰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문화제가 확산되던 지난 5월에도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포털 게시물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 요청, 포털 사업자들에게 사실상 삭제 압력을 행사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찰의 '누리꾼 옥죄기'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하고 있다는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듣기 좋은 글만 남겨두고, 싫은 글 지우는 게 열린 게시판인가?"
최근 경찰청 홈페이지 '열린 게시판'은 경찰의 집회 과잉진압과 봉쇄, 그리고 사이버상의 공권력 남용 행위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판 글이 쇄도하고 있다. 웹상에 게시됐던 <부산 MBC>의 보도 내용을 삭제토록 명령한 것에 대한 성토 글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은 어 청장 관련 게시글과 '견찰'이란 표현이 들어간 글 등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게시물을 과도하게 삭제 조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28일 오전까지 올라온 글 550여개 중 110여개의 글이 하나 둘 지워진 것.
경찰은 이에 대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3에 의하여 삭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44조의3(임의의 임시조치)에 따르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유통되는 정보가 사생활의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임의로 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글을 남긴 본인이 스스로 지운 글도 많고, 27일만 해도 삭제된 게시물 11건 중 2건만 경찰이 삭제조치 했다"며 "허위사실이나 경찰에 대한 욕설 등을 지우지 않고 놔둘 순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삭제를 할 때 게시물이 어떠한 이유로 삭제가 되었는지에 대한 표시를 원칙적으로는 했어야 하는데 우리가 일일이 다 하지 못했다"며 "향후 삭제된 게시물에 대해서는 그 이유에 대해 명시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열린 게시판에 글을 올린 누리꾼들은 "도대체 삭제 기준이 뭐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 경찰은 '명예훼손' 소지가 모호한 글도 삭제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어 청장 동생 관련 게시물에 대한 삭제 요청의 근거가 뭐냐"고 질의하는 글 등도 예외 없이 삭제를 했다는 것이다.
열린 게시판에 실명으로 글을 올린 이현민씨는 "왜 글을 삭제하나, 듣기 좋은 글만 남겨두고 듣기 싫은 글을 지우는 게 열린 게시판인가?"라며 "내 글을 복구해주고 답변을 남겨 달라, 실명으로 글을 남겼으니 잡아가려면 잡아가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윤재두씨도 "어청수를 상대로 진정서 내고, 현재 모 검찰청에서 모 검사에 의해 수사가 진행중이라는 내용을 두 번 올렸더니 관리자가 모두 삭제했다"며 "모든 경찰력을 총동원해서 여론을 조작하는 곳이라 게시판 내용을 모두 믿을 게 못 된다"고 한탄했다.
"2008년 대한민국 경찰이 70년대식 사고방식 가지고 있다"
이학재씨 역시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해서 만든 열린 게시판을 경찰이나 경찰청장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마음대로 삭제할거면 열린게시판은 왜 만들었나?"라며 "2008년의 대한민국 경찰이 70년대식 사고방식을 가지고 모든 문제에 대응하고 있으니 어떻게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도헌씨도 "<부산 MBC> 보도물 관련 게시물에 대한 임의삭제 기준을 어청수 경찰청장에 대한 명예훼손 때문이라고 했는데 가족의 명예훼손적인 보도가 본인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판례"라며 "정중히 부탁건대 게시물이 임의 삭제된 기준이 무엇인지 답변을 요구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이와 같은 논란과 관련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인터넷정보관리부장은 "누리꾼들의 항의성 글이나, 질의 내용에 가까운 글마저 '명예훼손'이라는 이유로 삭제조치를 하는 것은 시민들의 정당한 의사표현을 가로막는 행위"라며 "최근 들어 경찰이 해당 글에 대한 삭제 뿐 아니라 유사사례까지 삭제하겠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사법부의 판단 수준을 넘어서서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심각한 조치"라고 우려했다.
경찰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물을 관리자가 자의적으로 삭제해 누리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경찰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문화제가 확산되던 지난 5월에도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포털 게시물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 요청, 포털 사업자들에게 사실상 삭제 압력을 행사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찰의 '누리꾼 옥죄기'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하고 있다는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 사이버 경찰청 '열린게시판'에 올린 글 삭제에 항의하는 이현민씨 게시글. ⓒ 경찰청
"듣기 좋은 글만 남겨두고, 싫은 글 지우는 게 열린 게시판인가?"
최근 경찰청 홈페이지 '열린 게시판'은 경찰의 집회 과잉진압과 봉쇄, 그리고 사이버상의 공권력 남용 행위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판 글이 쇄도하고 있다. 웹상에 게시됐던 <부산 MBC>의 보도 내용을 삭제토록 명령한 것에 대한 성토 글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은 어 청장 관련 게시글과 '견찰'이란 표현이 들어간 글 등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게시물을 과도하게 삭제 조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28일 오전까지 올라온 글 550여개 중 110여개의 글이 하나 둘 지워진 것.
경찰은 이에 대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3에 의하여 삭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44조의3(임의의 임시조치)에 따르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유통되는 정보가 사생활의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임의로 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글을 남긴 본인이 스스로 지운 글도 많고, 27일만 해도 삭제된 게시물 11건 중 2건만 경찰이 삭제조치 했다"며 "허위사실이나 경찰에 대한 욕설 등을 지우지 않고 놔둘 순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삭제를 할 때 게시물이 어떠한 이유로 삭제가 되었는지에 대한 표시를 원칙적으로는 했어야 하는데 우리가 일일이 다 하지 못했다"며 "향후 삭제된 게시물에 대해서는 그 이유에 대해 명시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열린 게시판에 글을 올린 누리꾼들은 "도대체 삭제 기준이 뭐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 경찰은 '명예훼손' 소지가 모호한 글도 삭제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어 청장 동생 관련 게시물에 대한 삭제 요청의 근거가 뭐냐"고 질의하는 글 등도 예외 없이 삭제를 했다는 것이다.
열린 게시판에 실명으로 글을 올린 이현민씨는 "왜 글을 삭제하나, 듣기 좋은 글만 남겨두고 듣기 싫은 글을 지우는 게 열린 게시판인가?"라며 "내 글을 복구해주고 답변을 남겨 달라, 실명으로 글을 남겼으니 잡아가려면 잡아가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윤재두씨도 "어청수를 상대로 진정서 내고, 현재 모 검찰청에서 모 검사에 의해 수사가 진행중이라는 내용을 두 번 올렸더니 관리자가 모두 삭제했다"며 "모든 경찰력을 총동원해서 여론을 조작하는 곳이라 게시판 내용을 모두 믿을 게 못 된다"고 한탄했다.
"2008년 대한민국 경찰이 70년대식 사고방식 가지고 있다"
이학재씨 역시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해서 만든 열린 게시판을 경찰이나 경찰청장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마음대로 삭제할거면 열린게시판은 왜 만들었나?"라며 "2008년의 대한민국 경찰이 70년대식 사고방식을 가지고 모든 문제에 대응하고 있으니 어떻게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도헌씨도 "<부산 MBC> 보도물 관련 게시물에 대한 임의삭제 기준을 어청수 경찰청장에 대한 명예훼손 때문이라고 했는데 가족의 명예훼손적인 보도가 본인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판례"라며 "정중히 부탁건대 게시물이 임의 삭제된 기준이 무엇인지 답변을 요구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이와 같은 논란과 관련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인터넷정보관리부장은 "누리꾼들의 항의성 글이나, 질의 내용에 가까운 글마저 '명예훼손'이라는 이유로 삭제조치를 하는 것은 시민들의 정당한 의사표현을 가로막는 행위"라며 "최근 들어 경찰이 해당 글에 대한 삭제 뿐 아니라 유사사례까지 삭제하겠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사법부의 판단 수준을 넘어서서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심각한 조치"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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