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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하는 나이드신 부모를 생각하게 하는 연극

이한수 익산시장, 연극 관람한 후 '척박한 익산시 문화를 위해 정책마련 힘쓰겠다'

등록|2008.07.30 09:26 수정|2008.07.30 09:26

지난 28일(월) 저녁 7시 30분에 '소극장 아르케'에서 이한수 익산시장이 10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연극 '경로당 폰팅사건'을 관람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공연장을 가득채운 관객들은 신나게 웃기도 하고 때론 숙연해 하며 어르신들의 외로움과 아픔도 이해하기도 했다.

특히 소극장의 장점인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기도 했는데 연극 공연 중에 관객 곁에 가서 질문을 하거나 무대 위로 불러내 즉석으로 김치전과 막걸리를 함께 먹고 마시는 등 색다른 공연에 관객들은 재미있어 했다.

이한수 익산시장은 "오랜만에 연극공연을 봤는데 극본이 잘못되면 지우기도 하고 배역도 바꿔보면서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소감을 피력한 뒤, "척박한 이곳 익산에서 이도현 단장과 배우들이 예술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주기 위해 대학로 등 다른곳에도 소극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익산시가 앞으로 소비수요가 얼마인가를 파악한 뒤 예술활동을 하는 지도자들과 협력해서 정책을 결정해야겠다"고 밝혔다.

권혜정(24세ㆍ익산시 신동)씨는 "재미와 감동을 모두 갖춘 연극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잘 엮어서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연극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류준성(20세ㆍ원광대 치과대학 '무한대 동아리')씨는 "사실 연극을 연습하거나 무대에 설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은데 익산시의 도움으로 소극장이 생겨 연극을 하는 사람이나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매우 좋다"라고 말했다.

연극 '경로당 폰팅사건'은 장미 아파트 경로당으로 날아온 전화요금이 200만 원이 넘자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뤘다. 어르신들은 이 금액에 기절초풍하고 내역서를 확인한 결과, 폰팅으로 인한 것임을 알게돼 평소 혼자 은밀하게 지내는 성준이 할아버지를 의심하게 된다.

어르신들은 성준이 할아버지가 통화하는 것을 몰래 엿듣지만 오해임을 알게됐고 급기야는 전화 도둑을 잡기 위해 대책을 마련한다는 내용이지만 오늘날 자식들이 나이드신 부모를 찾지 않거나 전화마저 하지 않는 요즘 세태를 꼬집고 있다.

극작가이자 건양대 공연미디어학과 이충무 교수는 "세대와 세대 간이 더욱 더 두터워가고 있는 단절의 벽과 그 단절의 벽 너머에 홀로 외롭게 웅크리고 앉아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쓴 작품이 '경로당 폰팅사건'이다"고 밝히고 있다.

연출을 맡은 이도현 대표는 "이번 공연은 외로움을 재미있고 경쾌하게 그린 작품이다"며 "무더운 이 여름에 시원한 물줄기처럼 마음껏 웃고 즐길 수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지난 25일부터 시작한 이 연극은 8월 3일(일)까지 유료로 공연하며, 평일(월~금)에는 오후 7시 30분 1차례. 주말(토,일)에는 오후 4시와 7시 30분 2차례 공연한다.

이 공연은 극단 작은소동 제24회 정기공연으로 익산시민뉴스를 비롯 사랑방, 전라북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복권위원회에서 후원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익산시민뉴스, 서울방송 유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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