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검찰을 두고 '정권의 개'라니요
대한민국 검사님들 모욕하는 만평을 고발합니다
대한민국 검사님들.
오늘도 이명박 정권의 안위를, 아니 국민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검사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전 '검사'라는 단어만 들으면 5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맞짱을 뜨던 모습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검찰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분연히 들고 일어섰던 그 기백, 아직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여러가지 사건으로 한참 바쁘실 검사님들께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것은 검사님들을 모욕하는 내용의 만평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어 이를 고발하기 위함입니다. 이 달 들어 일부 언론에 검사님들을 개(犬)로 표현한 만평이 실렸습니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 검찰을 이명박 정권의 개로 규정한 것입니다. 검찰 독립을 위해 대통령과 맞짱을 뜬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정권의 개라니 이 무슨 망발이란 말입니까?
'정권의 개'라니 이 무슨 망발이랍니까?
하나 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17일 <경향신문>에 실린 김용민 화백의 만평에는 '광고중단수사'를 하는 개와 '에버랜드 무죄'를 판결한 개가 나란히 나란히 등장합니다. 누가 봐도 검찰과 법원을 일부 보수언론과 삼성 이건희 일가의 개로 표현한 것입니다.
<PD수첩>에 대한 검찰의 입장 발표가 나온 다음날인 오늘(30일) <프레시안>의 손문상 화백의 만평은 좀더 직설적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던지는 먹이를, 개 모습을 한 검찰이 달려가 물어뜯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머리에 박힌 '검' 자가 선명하고, 먹이를 좇아 달려가는 모습이 경박합니다.
<한겨레>의 장봉군 화백은 30일자 만평에서 <PD수첩>을 수사 중인 검사님들을 두고 '푸들 수첩'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는 검사님들을 '푸들', 즉 개로 표현한 것입니다.
제가 즐겨보는 신문에서 발견한 것만 세 가지니 다른 신문을 뒤져 보면 더 많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누리꾼들의 게시판 글마저 조사하는 검사님들이니 저보다 더 많이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검사님들을 우롱하는 행위에 단호히 대처하셔야죠?
얼마 전에 김경한 법무장관이 '사이버 모욕죄' 신설을 검토한다고 발언한 것을 기억합니다. 이는 인터넷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 '언론탄압'이라는 반발마저도 감수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와중에 법을 수호하고 집행하는 검사님들을 개로 표현한 만평이 언론에 게재되고,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는 것은 정부의 의지를 우습게 여기고, 검사님들을 우롱하는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검사님들이 허위사실로 인해 고통 받고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다면 법무부 장관의 '사이버 모욕죄' 신설 발언 역시 허풍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을 것이며, 국민들이 법을 우습게 알 것입니다.
그렇지만 '검사=개' 주장이 터무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만평을 그린 화백들의 주장이 터무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조·중·동 광고중단 수사'에 '삼성 비자금 사건 수사'에 투입한 것보다 더 많은 검사를 투입하고, 기업들에게 누리꾼들에 대한 고발을 종용한 건 오해를 살 만한 일이었습니다. 외국에서는 일상적인 소비자운동으로 여겨지는 일을 한 누리꾼들을 출국 금지까지 한 것은 무리가 있었습니다.
거기에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기업인 효성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은 지난 2월 수사의뢰를 받아 놓고도 아직까지 수사가 지지부진해 검사님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맞짱을 뜨던 검사님들이 설마 이명박 대통령의 눈치를 보느라 수사를 미루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의구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어제(29일) 수사가 진행 중인 <PD수첩>건과 관련하여 자칫 '중간 수사 결과 발표'라 여길 수 있는 '공개 자료 제출 요구'라는 이례적인 형식의 발표를 한 것도 검찰이 이명박 정권의 실책을 덮기 위해 무리하게 <PD수첩>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자초했습니다.
관련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는 대부분 사실과 다르게 왜곡·편집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단정적인 발표를 한 검찰에게서 수사 방향을 미리 정하고 상황을 짜맞춰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권의 눈 밖에 난 사건은 신속하게 수사하고, 무리한 법 적용을 통해 관련자들을 압박하면서도 정권과 관련된 인사에 대한 수사는 뒤로 미루는 이러한 행위는 검찰을 두고 정권의 개라 부르는 좋은 근거가 될 것입니다.
'정권의 개'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사실 전 <PD수첩>에 대해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는 검사님들을 보고 '검찰이 권력의 개가 되었다'라고 선포하려고 글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포기했습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PD수첩> 관계자들마저 검찰 조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판국에 저 같은 평범한 시민이 어떤 일을 당할지 걱정되었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이 입에 달고 사는 이른바 '잃어버린 10년' 동안에도 글을 쓰면서 이런 걱정을 하지는 않았는데, 정권이 바뀌긴 바뀐 모양입니다. 광화문의 촛불을 중계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나우콤 문용식 대표이사의 구속 역시 제가 몸을 사리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검찰을 두고 '정권의 개'라고 표현한 세 명의 만평가들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제 생각이 틀렸기를 바랍니다. 검찰이 '정권의 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당당히 증명해 주십시오.
오늘도 이명박 정권의 안위를, 아니 국민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검사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전 '검사'라는 단어만 들으면 5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맞짱을 뜨던 모습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검찰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분연히 들고 일어섰던 그 기백, 아직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여러가지 사건으로 한참 바쁘실 검사님들께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것은 검사님들을 모욕하는 내용의 만평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어 이를 고발하기 위함입니다. 이 달 들어 일부 언론에 검사님들을 개(犬)로 표현한 만평이 실렸습니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 검찰을 이명박 정권의 개로 규정한 것입니다. 검찰 독립을 위해 대통령과 맞짱을 뜬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정권의 개라니 이 무슨 망발이란 말입니까?
하나 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17일 <경향신문>에 실린 김용민 화백의 만평에는 '광고중단수사'를 하는 개와 '에버랜드 무죄'를 판결한 개가 나란히 나란히 등장합니다. 누가 봐도 검찰과 법원을 일부 보수언론과 삼성 이건희 일가의 개로 표현한 것입니다.
▲ <경향신문> 김용민 화백 7월 17일 만평 ⓒ 김용민
<PD수첩>에 대한 검찰의 입장 발표가 나온 다음날인 오늘(30일) <프레시안>의 손문상 화백의 만평은 좀더 직설적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던지는 먹이를, 개 모습을 한 검찰이 달려가 물어뜯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머리에 박힌 '검' 자가 선명하고, 먹이를 좇아 달려가는 모습이 경박합니다.
▲ <프레시안> 손문상 화백 7월 30일 만평 ⓒ 손문상
<한겨레>의 장봉군 화백은 30일자 만평에서 <PD수첩>을 수사 중인 검사님들을 두고 '푸들 수첩'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는 검사님들을 '푸들', 즉 개로 표현한 것입니다.
▲ <한겨레> 장봉군 화백 7월 30일 만평 ⓒ 장봉군
제가 즐겨보는 신문에서 발견한 것만 세 가지니 다른 신문을 뒤져 보면 더 많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누리꾼들의 게시판 글마저 조사하는 검사님들이니 저보다 더 많이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검사님들을 우롱하는 행위에 단호히 대처하셔야죠?
얼마 전에 김경한 법무장관이 '사이버 모욕죄' 신설을 검토한다고 발언한 것을 기억합니다. 이는 인터넷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 '언론탄압'이라는 반발마저도 감수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와중에 법을 수호하고 집행하는 검사님들을 개로 표현한 만평이 언론에 게재되고,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는 것은 정부의 의지를 우습게 여기고, 검사님들을 우롱하는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검사님들이 허위사실로 인해 고통 받고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다면 법무부 장관의 '사이버 모욕죄' 신설 발언 역시 허풍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을 것이며, 국민들이 법을 우습게 알 것입니다.
그렇지만 '검사=개' 주장이 터무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만평을 그린 화백들의 주장이 터무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조·중·동 광고중단 수사'에 '삼성 비자금 사건 수사'에 투입한 것보다 더 많은 검사를 투입하고, 기업들에게 누리꾼들에 대한 고발을 종용한 건 오해를 살 만한 일이었습니다. 외국에서는 일상적인 소비자운동으로 여겨지는 일을 한 누리꾼들을 출국 금지까지 한 것은 무리가 있었습니다.
거기에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기업인 효성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은 지난 2월 수사의뢰를 받아 놓고도 아직까지 수사가 지지부진해 검사님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맞짱을 뜨던 검사님들이 설마 이명박 대통령의 눈치를 보느라 수사를 미루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의구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어제(29일) 수사가 진행 중인 <PD수첩>건과 관련하여 자칫 '중간 수사 결과 발표'라 여길 수 있는 '공개 자료 제출 요구'라는 이례적인 형식의 발표를 한 것도 검찰이 이명박 정권의 실책을 덮기 위해 무리하게 <PD수첩>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자초했습니다.
관련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는 대부분 사실과 다르게 왜곡·편집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단정적인 발표를 한 검찰에게서 수사 방향을 미리 정하고 상황을 짜맞춰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권의 눈 밖에 난 사건은 신속하게 수사하고, 무리한 법 적용을 통해 관련자들을 압박하면서도 정권과 관련된 인사에 대한 수사는 뒤로 미루는 이러한 행위는 검찰을 두고 정권의 개라 부르는 좋은 근거가 될 것입니다.
'정권의 개'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사실 전 <PD수첩>에 대해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는 검사님들을 보고 '검찰이 권력의 개가 되었다'라고 선포하려고 글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포기했습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PD수첩> 관계자들마저 검찰 조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판국에 저 같은 평범한 시민이 어떤 일을 당할지 걱정되었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이 입에 달고 사는 이른바 '잃어버린 10년' 동안에도 글을 쓰면서 이런 걱정을 하지는 않았는데, 정권이 바뀌긴 바뀐 모양입니다. 광화문의 촛불을 중계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나우콤 문용식 대표이사의 구속 역시 제가 몸을 사리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검찰을 두고 '정권의 개'라고 표현한 세 명의 만평가들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제 생각이 틀렸기를 바랍니다. 검찰이 '정권의 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당당히 증명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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