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김윤옥-김옥희 대선유세 동행설', 사실과 달라

동행설 근거 사진 속 인물은 홍종임 한국여성정치연맹 강원도회 회장으로 확인

등록|2008.08.03 14:03 수정|2008.08.04 17:28

▲ '김윤옥-김옥희 대선유세 동행설'의 근거가 되고 있는 사진. 하지만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인 김옥희씨로 지목된 사진 속 여성은 홍종임 한국여성정치연맹 강원도회 회장으로 확인됐다. ⓒ 엠비즌 웹포터

한나라당 국회의원 공천청탁 명목으로 30억원을 받아 구속된 김옥희씨가 지난해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와 동행했다는 주장이 인터넷 등에서 제기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대선 유세 동행설'의 진원지는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모임인 '엠비즌 웹포터'(MBizen Webporter) 게시판. 엠비즌은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홍보미디어 기획단 산하에 신설된 모임으로 알려졌다.

이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에서 김윤옥 여사는 약간의 웃음을 머금고 있고, 김 여사 뒤로는 자주색 옷을 입은 여성과 주호영 의원이 보인다. 일부 누리꾼들은 '자주색 옷을 입은 여성'을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인 김옥희씨라고 지목했다.

일부 인터넷언론도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이명박 대통령의 처4촌 김옥희씨가 지난 대선과정에서 김윤옥씨와 함께 유세에 나선 사진이 발견되었다"고 잘못 보도했다.

특히 이 사진은 인터넷 등에서 "김옥희씨는 김윤옥 여사와 평소 친분이 없다"는 청와대의 해명을 반박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홍종임 여성정치연맹 강원도 회장 "사진 속 인물은 바로 나"

▲ 강원도 여성단체협의회장 등을 지낸 홍종임 한국여성정치연맹 강원도회 회장. ⓒ 강원도민일보


하지만 <오마이뉴스>의 취재결과, '김옥희씨'로 지목된 사진 속 인물은 홍종임 한국여성정치연맹 강원도회 회장으로 확인됐다.

서울 중앙여고 출신인 홍 회장은 강원도 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을 지내는 등 지역여성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현재 전·현직 도여성단체협의회장단과 전·현직 도청 여성복지국장들로 구성된 '포럼70'의 회장도 맡고 있다.

홍종임 회장은 3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그 사진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걸 오늘 알았다"며 "그 사진은 작년 10월엔가 이화여고에서 열린 전국여성대회에서 찍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회장은 "그 사진에서 자주색 옷을 입고 있는 여성이 바로 나"라며 "그날 내가 자주색 투피스를 입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홍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 내외가 들어올 때 내가 인사를 했는데 그 직후 찍힌 사진인 것 같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고 있지만 나는 박근혜 후보를 더 지지했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김옥희씨는 전혀 알지 못한다"며 "(내 주위에는) 이명박 대통령 쪽과 가까운 사람도 없고, 나 역시 이 대통령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청와대측도 이날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와 공천청탁사건으로 구속된 사촌언니 김옥희씨가 함께 찍혔다는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지만 사진 속의 인물은 김옥희씨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측은 "사진 속에서 김옥희씨로 지목된 사람은 여성정치연맹 관계자인 홍모씨이고, 사진이 찍힌 곳도 대선유세 장소가 아니라 지난해 10월 18일 여성전국대회"라고 해명했다. 

"<데일리서프라이즈>에 모든 법적 조치 강구하겠다"

특히 청와대측은 이 사진을 '김윤옥-김옥희 대선유세 동행'으로 단정해 보도한 인터넷언론 <데일리서프라이즈>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서프라이즈>에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조금만 확인하면 알 수 있는 일인데 이렇게 엄청난 오보를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료를 퍼나른 부분에도 검찰수사를 의뢰하겠다"고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관련내용이 방송에도 보도된 것과 관련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