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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후> 보도... 검찰은 정치검찰? 5공검찰?

검찰의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 수사방식 비판

등록|2008.08.03 19:09 수정|2008.08.03 19:19

▲ MBC <뉴스 후>. ⓒ MBC


MBC <뉴스 후>에 누리꾼들의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검찰의 조중동 불매운동 수사를 신랄하게 비판한 데 따른 반응이다.

2일 MBC <뉴스 후>는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검찰은 심지어 고등학교 1학년 학생까지 소환해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검찰이 당초 고소가 없는 상태에서 이른바 인지 수사형태로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 수사를 시작했다"며 "광고 불매운동을 하던 카페 운영진들에 대해선 출국금지, 압수수색, 검찰 조사는 말할 것도 없고 개인 이메일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뉴스 후>는 "해외에선 광고 불매운동에 대해 처벌은커녕 조사를 받는다는 것 자체를 상상하기 어렵다"며 "우리 검찰은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전담반을 만들고 수사에 나선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조중동 불매운동 '카페'에서 한 달간 게시판지기를 했단 이유로 고등학교 1학년생까지 불러 조사했다. 또 지난 주 인터넷 게임업체에 근무하는 김아무개 씨는 검찰이 집뿐만 아니라 회사까지 압수 수색해 큰 곤혹을 치렀다. 보안을 최우선으로 하는 게임업체인데 새로 개발된 게임 정보까지 압수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외국은 어떤가? <뉴스 후>는 미국의 불매운동을 소개했다. 미국 폭스 뉴스 사이트 논조에 반대하는 '폭스어택' 사이트는 폭스 텔레비전에 광고하는 기업에 항의 전화를 걸라고 홍보하는 문구를 이처럼 내걸었다.

"이제 맞서 싸울 시간입니다. 수천 명의 블로그들이 다 같이 폭스 광고주들에게 전화를 건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모든 광고주들에게 말입니다. 지금 폭스 반대 운동에 참여하세요. 광고주들에게 폭스에 대한 지지를 멈추라고 말하세요."

'폭스 어택'의 폭스 뉴스 불매운동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다른 사이트는 항의 이메일 양식까지 만들어놨다.

▲ MBC <뉴스 후>가 검찰의 조중동 불매운동 수사 방식에 대해비판했다. 사진은 미국 '폭스 뉴스' 불매운동 사이트. ⓒ MBC


2년반 전 똑같은 불매운동 있었지만, 검찰은 수사 안해

<뉴스 후>는 "검찰이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 누리꾼의 컴퓨터뿐만 아니라 개인 이메일까지 압수수색했다"며, 이 불매운동을 취재하기 위해 관련 카페에 가입해 활동하던 <뉴스 후> 작가까지 출금 금지 조치한 데 이어 이메일까지 압수수색하고, 검찰 출두 조사를 받은 사례를 소개했다.

<뉴스 후>는 검찰이 이 작가의 "개인 이메일도 압수수색해, 작가의 취재 자료를 빼간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난 30일 출두 요청을 받고 검찰에 출석한 <뉴스 후> 취재팀 최 작가에게 검찰은 갑자기 수십 페이지 분량의 취재 원본 자료를 내밀었다"고 폭로했다.

<뉴스 후>는 "이 자료들은 작가의 개인 이메일에 저장돼 있던 것으로 <뉴스 후> 취재팀이 익명의 취재원과 인터뷰한 녹취록 원본과 취재 계획서 등이 들어 있었다"며, "검찰은 이를 근거로 수사 목적과는 다른 <뉴스 후> 취재기자들의 취재 경위까지 추궁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시사 프로그램 취재 자료를 수사자료로 활용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뉴스 후>에서 "이메일을 이용한 취재 보도 활동은 일상화돼있다"며 "그렇게 되면 범죄 관련 취재를 하는 모든 언론사는 그 범죄 행위와 관련해 수사를 받아야 하냐? 그건 언론사 고유의 영역인 취재의 자유, 접근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스 후>는 또 "불매 운동 관련해 네티즌들의 이메일을 검찰이 광범위하게 뒤져보고 있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확산되면서 지금 네티즌들은 글로벌 기업인 구글 등으로 이메일 계정을 옮기고 있다"며 "지난달 조선일보는 구글사이트에 올라온 불매운동 기업 목록을 삭제하라고 요구했지만, 구글코리아측은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어서 <뉴스 후>는 "그런데 검찰은 일주일 전 구글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아 불매운동 관련 네티즌들의 자료를 넘겨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뉴스 후>는 "검찰이 언론사 취재 자료를 저런 식으로 빼가서 수사자료로 활용하는 게 아마 전두환 정권 때나 있었는지 혹시 모르겠다"며, "5공 시절에야 정보기관에 의한 언론 사찰이 가능했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시절에 언론사의 명백한 취재 자료를 압수수색으로 빼내서 수사에 활용하는 것은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뉴스 후>는 "불과 몇 년 전 검찰은 안대희 전 대검 중수부장에겐 국민들의 격려가 쏟아졌고 팬클럽이 만들어지기는 등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며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10명 중 6명은 지금의 검찰이 정치검찰이라는 비판에 공감한다고 답했다"고 검찰의 행태를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뉴스 후>는 "불과 2년 반전에 지금과 똑같은 광고 불매운동이 있었지만 검찰은 수사하지 않았다"며, "법이 도대체 어떻게 바뀌었기에 조중동 불매운동을 수사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뉴스 후>는 "설명하지 못하면 정치검찰이라는 비판을 반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 <뉴스 후>가 8월2일 방송한 '수술실의 악몽-마취 중 각성'. ⓒ MBC


시청자들 "위안 주는 방송에 광고 하나... 맘이 아프다"

<뉴스 후>를 본 시청자들은 <뉴스 후> '시청자의견' 게시판에 "뉴스 후 힘내세요" "용기있게 사실을 알려주는 MBC PD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라고 응원했다.

이상모씨는 "저희 국민은 불과 몇년 전 소신껏 일하던 검찰을, 그리고 검찰에게 박수를 보내던 그리고 검찰의 발표를 들으며 속이 시원하던 그 때를 기억한다"며 "박수와 손가락질, 그리고 국민의 마음을 뒤흔들 수 있는 권력을 가진 검찰이 이렇게 5공 떄나 하던 일을 하고 있어 속이 답답하다"고 검찰의 행태를 비판했다.

모정원씨도 <뉴스 후>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 "볼수록 떡검의 행태에 어이상실입니다, 과연 썩어빠진 그들답네요"라며 "용기 있는 방송,  위안을 주는 방송  감사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모씨는 "광고 하나에 맘이 아프네요"라고 <뉴스 후> 광고 개수에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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