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희씨, 10여차례 김종원 단독 추천 요구"
안필준 대한노인회장, <한겨레> 인터뷰에서 밝혀
▲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 사촌 '공천청탁 30억수수' 구속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 언니 김옥희씨가 1일 오후 서울지검에서 호송차량에 오르기 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씨는 국회의원 공천 청탁 명목으로 30억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 연합뉴스 한상균
최초의 이명박 친인척 비리로 기록될 '김옥희 공천뇌물 수수 사건'이 '공천로비사건'으로 번질 조짐이다.
안필준 대한노인회 회장은 3일 밤 <한겨레>와의 단독인터뷰에서 "김옥희씨가 나와 사무총장을 10여차례 이상 찾아와 '다른 사람은 추천하지 말고 김종원 이사장만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추천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김옥희씨가 정치권에 돈을 썼다가
잘 안 된 것 같다"
안필준 회장은 "김옥희씨가 추천을 요구하면서 '김종원씨가 대통령과 매우 친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나한테 추천서를 받아오라고 했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노인회 정관 등에 근거가 없어 단독추천은 불가능하다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지난 7월 검찰에서 '누구를, 왜 추천했느냐'는 질의서가 와서 추천과정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답변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대한노인회에서는 김종원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외에 김아무개 대한노인회 대구시연합회장, 백아무개 전 중앙회 회장, 이아무개 한나라당 서울시 중앙위원 등 총 4명을 복수로 추천했다. 하지만 4명은 모두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러한 공천 결과와 관련, 안 회장은 "국회의원 비례대표 '추천서'를 쓴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 단체도 그동안 컸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도 일조했으니 몇 분은 되겠지 싶었는데 모두 탈락해 실망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안 회장은 "김옥희씨는 자신이 실은 영부인의 사촌언니지만 영부인이 어렸을 때 자신의 집에서 자라서 친언니보다 더욱 가까운 사이라고 여러 번 얘기하고 다녔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할 때도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에 와서 '이번 지원은 내가 힘 쓴 거다'라고 공공연히 밝히곤 했다"고 전했다.
김옥희씨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친분 관계를 과시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청와대측은 최근 "김윤옥 여사와 김옥희씨는 친밀한 사이가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안 회장은 "김종원씨에 대한 추천서를 써달라고 할 때도 이명박 대통령 얘기를 했다"며 "(김옥희씨가) 김종원이 이명박 대통령과 친구 사이이고 대통령이 직접 추천을 해달라고 했다면서 공천신청 한 달에서 한 달 반 전쯤에 다 작성된 추천서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안 회장은 "(지난 7월) 검찰 연락을 받고 김옥희 측근에게 '대체 이게 웬 일이냐'고 물으니 '김옥희 곧 큰 일 난다, 공천 때문에 돈을 먹었다더라'고 해서 돈 얘기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김옥희씨가 워낙 대통령과 가깝다는 걸 자주 과시하고 다니다 보니 그 상황에서는 누구든지 속아넘어갔을 것"이라며 "김옥희씨 말대로라면 대통령 친구이며 대통령이 민 김종원이 됐어야 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안 회장은 "김옥희씨로부터 (추천과 관련해) 돈이나 금품을 수수하지 않았다"며 "김옥희씨가 대통령에게 직접 얘기는 못하고 정치권에 돈을 썼다가 잘 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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