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경주남산 국사골과 지암골 일대 답사

숨겨진 경주남산의 코스

등록|2008.08.04 17:29 수정|2008.08.04 17:29
무더운 날씨 속에 경주 남산을 올랐다. 평소 일반인들이 잘 택하지 않는 코스로 현지인의 동행 없이는 길찾기도 어려운 그곳 국사골과 지암골을 택했다. 경주남산의 숨겨진 코스 중의 한 곳으로 아는 사람들만 아는 그런 곳이다. 서출지를 지나 남산 순환도로를 가다가 남산 부석을 알리는 일대 표지판이 보이면 그곳으로 간다.  

국사골에는 근래 불상과 복원된 석탑이 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국사골 마애여래좌상으로 조성시기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근래의 민불로써 소발의 머리 위에 작은 육계가 있으며 유난히 긴 얼굴이 특징이다. 또 코는 매우 짧고 무표정한 모습으로 앉아 계신다. 넓은 어깨에 비해 결가부좌한 두 무릎의 너비는 아주 좁은 편이다. 옷은 표현을 하지 않은 듯하고 왼발 위에 올린 왼손은 큼직하고 오른손은 무릎 아래로 내려 촉지인을 취하고 있다. 광배나 대좌는 보이지 않는다.

국사골 마애불모습이 근래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일반인들이 잘 찾지 않는 그런 곳에 계신다. ⓒ 김환대



제단이 보이며 석축도 보이나 길이 다소 험하다. 처음 같이 접한 동행들은 남산은 위험하다고 생각 할지도 모른다. 2002년 복원된 삼층석탑과 주변에는 불상의 대좌 증 석재들이 널려 있다. 마애불에서 보면 남산 부석이 올려다 보인다.

복원된 삼층석탑2002년 복원된 삼층석탑이 높은 축대 위에 있다. ⓒ 김환대

국사골 석재석탑 주위에는 석재들이 있다. 대조로 추정되는 것과 파괴된 석재들도 다소잇다. ⓒ 김환대



지암골에도 근래 마애불과 복원된 석탑이 있다

'지암골'은 외지 사람들은 처음 들어보는 지명일 듯하다. 이곳은 다소 발길이 닿지 않아서 인지 숲이 우거져 있다. 자연석 바위를 기단으로 삼아 쌓은 지암곡 제3사지 삼층석탑이 보인다. 탑지로 추정되는 곳, 큰 바위 상면 잘 다듬어진 부분에 석탑을 올렸다. 인근에도 삼층석탑이 있으나 이 곳은 더 찾기가 어렵다.

지암골 마애불얼굴 표정과 다소 독특하게 표현된 근래 불상이다. ⓒ 김환대


마애여래좌상은 흔히 큰지 바위라 부르는 서쪽면 불룩한 돌에 새겨져 있는데 가는 눈과 짧은 코, 아주 무표정한 입을 표현하였다. 통견의 법 위에는 일정한 너비의 옷 주름이 전면에 새겨져 있다. 불신 주위에는 동심원의 반원들이 광배를 대신하고 있다. 결가부좌 자세로 앉아 촉지인을 취하고 있으며, 자세히 보면 두 다리 사이에 卍자가 새겨져 있는데 특이하다. 조각 솜씨로 보아 오리 오래되지 않은 근래에 조성 되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마애지장상지장 보살로 추정되나 일부는 표현되지 않은 듯 하다. 근래 작품으로 보인다. ⓒ 김환대


흔히 마애지장보살상으로 불리는 또 다른 한 구의 불상이 가까운 동쪽 암면에 조성되어 있다. 둥근 얼굴에 눈, 코, 입을 선각으로 간단히 표현하였고 두 귀는 큼직하다. 두건은 어깨에 닿아 있으며, 두 손은 가슴 앞에 모으고 왼손으로 석장 같은 것을 쥐고 있다. 상체 부분은 잘 남아 있으며 하체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조성시기는 알 수 없으나 근래에 조성된 것으로 보여진다. 국사골과 지암골에는 보기 드물게 근래에 조성된 불상들이 있으며, 복원된 석탑 3기가 있다. 또 주변에는 자연 동굴과 돌탑들이 있다.

지암골에 복원된 탑자연 암반위에 복원된 지암골 석탑 이 곳 이외에 인근에 또다른 복원탑이 있다. ⓒ 김환대



국사골에서 계속 올라가면 금오정이 나온다. 바람 한 점 없이 답답할 정도였던 날씨가 서서히 시원해진다. 반나절의 산행은 적당한 운동과 함께 휴식을 취하기에는 좋았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