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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하늘 아래는 온통 고층아파트 밭

고층아파트 밭으로 변해가는 청라경제자유구역

등록|2008.08.05 14:27 수정|2008.08.05 14:27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던 주말. 운동화를 신고 산책 삼아 청라경제자유구역 일대를 둘러본 적이 있습니다. 사실 북인천I.C를 지나 영종도기념관까지 걸어가서 갯벌과 바다를 볼 생각이었는데, 서부공단으로 향하다 자동차 매연을 피하려고 논길로 빠져들었는데 길이 청라경제자유구역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다시 쏟아지기 시작한 장맛비 때문에 물에 빠진 생쥐처럼 홀딱 젖었지만, 걸음을 멈추지 않고 이곳저곳을 둘러봤습니다.

▲ 철마산 줄기에서 내려다 본 청라경제자유구역 ⓒ 이장연


빗속의 청라지구는 고층 아파트를 짓기 위한 기초공사가 한창이었고, 이 때문에 드넓은 푸른 농지는 포클레인과 불도저에 의해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토지공사의 청라경제자유구역 홍보관부터 서구 심곡동과 원창동의 경계까지 한참 걸어가면서 본 것이라고는 공사를 위해 설치한 공사 가림막과 그 벽면에 덕지덕지 붙은 요란한 선전문구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림막 너머에서 중장비들의 거친 굉음과 움직임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렇게 장대비를 맞아가며 청라지구를 둘러보았지만,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아서 그 주변의 모습을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그 빗속에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

그 뒤 지루한 장맛비가 그치고 날이 화창하게 개인 날, 철마산 줄기를 따라 산책을 나선 적이 있습니다. 도서관 휴관일(인천 계양도서관은 매주 화요일)이라서 오전에 포스팅을 조금 하고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숲으로 나선 것입니다. 숲에서는 나무타기를 뽐내는 청설모도 만나고 더위를 피해 숲을 찾은 동네 주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 청설모가 숲에 살고 있었다. ⓒ 이장연



▲ 씨앗이 싹을 틔워 나무가 되어간다. ⓒ 이장연


그리고 하늘이 탁트인 철마산 등줄기에서는 눈부신 태양과 파란 하늘 그리고 산 아래 사람들이 사는 곳의 도시의 모습들도 한눈에 펼쳐졌습니다. 특히 고층 아파트 밭을 일구고 있는 청라경제자유구역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느새 농지의 푸르름은 전혀 볼 수 없는 이제 산 건너편의 삭막한 도시처럼 변해 버릴 그곳을 바라보고 있자니, 대체 이런 개발을 왜 해야 하는건지 누굴 위한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 질문에 누가 납득할 만한 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경제를 위해, 먹고 살기 위해 필요하다는 마구잡이식 난개발이 청라지구에서는 '관광, 레저, 친환경'라는 이름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도 참 아이러니합니다.

그 답답한 청라경제자유구역 개발 모습과 주변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전합니다.

하늘, 구름, 산 아래 사람이 사는 곳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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