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과 인간 97] 음모, 오해, 실연
김갑수 항일역사팩션 제2편 '중경에서 오는 편지'
조순호의 상심
조순호는 마음이 쓰리고 아팠다. 김문수가 자기 친구 나민혜와 결혼하려 하고 있다고 생각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나민혜를 고향 집까지 불러 부모에게 인사를 시킬 리가 없었다. 김문수와 함께 남산에 간 날, 그녀는 김문수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나 보았다. 김문수는 자기를 재미삼아 한 번 만난 게 아닐까?
“나 김문수 씨 집에 갔었어. 가 보니 김문수 씨 어머니 환갑인 거야. 내가 부담 가질까 봐 나에게는 말도 안 해서 나는 모르고 갔지. 김문수 씨 어머니가 극구 다른 며느리들과 함께 서서 같이 가족사진을 찍자고 하시기에 그렇게 했어.”
얼마 전 나민혜가 조순호에게 전해 준 말이었다.
나민혜가 어떤 남자 어머니의 환갑잔치에 간 것은 사실이었다. 올해 개교한 경성제대 법문학부에 다니는 남학생이었다. 그리고 정말 가족사진을 찍었는지는 나민혜밖에 모르는 일이었다. 다만 그녀는 그 경성제대에 다니는 남자의 자리에 김문수를 넣어서 조순호에게 말한 것뿐이었다.
사실 조순호는 유학 같은 데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집에서 가라고 하는 데다 달리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유학 준비를 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유학 가면 지겨운 교회에 나가지 않아도 되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녀는 교회에서 피아노나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하는 일이 싫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좋아하는 일이라서 어쩔 수 없이 할 뿐이었다.
그녀는 기독교 신자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예수의 동정녀 탄생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어려서 그녀는 주일학교에서 성경을 배우다가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다. 예수가 성전 주변의 노점 상인들을 채찍으로 몰아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였다. 어린 그녀의 생각으로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예수님이 가난한 노점 상인들을 채찍으로 때렸다니?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해하기가 어려운 일이었다.
어쨌든 그녀는 김문수를 보고 나서 한때 유학을 포기할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녀는 유학보다는 김문수와 국내에서 지내는 일이 훨씬 즐겁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친구 나민혜와 결혼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더 이상 김문수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그녀는 유학을 서두르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김문수를 걱정하고 있었다. 왠지 김문수는 나민혜와 잘 될 것 같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자기가 보기에 김문수의 교양이나 가치관은 나민혜의 것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나민혜의 허영심과 세속적 성향을 알고 있었다. 조순호는 착한 남자일수록 여자를 잘 못 보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떻든 둘이 결혼을 한다니 잘 되기를 바랄 따름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조순호의 진정이기도 했다.
며칠 전 나민혜는 일본에 갔고 얼마 후면 김문수가 따라가리라고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김문수가 떠나기 전 한 번만이라도 그를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그럴 수가 없게 돼 버린 일이었다. 그녀는 잠자리에 들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그녀는 두 손을 포개 가슴에 얹어 놓고 잠이 드는 습관이 생기게 되었다.
조순호를 찾아간 김문수
그런데 그런 김문수가 찾아왔다. 웬 청년이 와서 김문수라고 이름을 밝히더니 조순호 씨를 만나고 싶다며 대문간에 서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다.
사실 김문수는 그 사이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지냈다. 먼저 그는 자신의 진로를 놓고 심각하게 고뇌했다. 그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며 지내는 자신의 삶이 한심하고 부끄러웠다. 그는 정화처럼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이 부럽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는 조순호에 대한 미련 때문에 선뜻 삶의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조순호가 자신을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그는 조순호의 순수성을 의심해 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조순호 가정은 유복한 기독교 집안이었고, 교회 장로인 그녀의 아버지는 대지주라고 소문이 나 있었다. 아무리 조순호가 자기를 좋게 여긴다고 해도, 그녀의 부모가 반대할 것임은 뻔했다. 기독교 집안은 신자끼리만 결혼한다고 했다. 그들은 신자가 아닌 사람을 이방인으로 간주한다는 것이었다. 부모도 직업도 없는 데다 기독교 신자도 아닌 가난한 시골 청년을 그녀의 집안에서 용납할 리가 없었다.
나민혜는 한동안 김문수에게 간이라도 빼 줄 듯 대하더니 일본에 가기 며칠 전,
“제가 일본에 갔다 올 테니까 기다려 주세요.”
라고 밑도 끝도 없는 말을 남기고는 떠나 버렸다.
김문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는 나민혜의 정서가 불안한 탓이라고 여겼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는 나민혜의 말과 행동을 일시적이고 즉흥적인 것이라고 간주해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렸다.
김문수는 자신이 방황하고 있는 것은 조순호 때문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되든 안 되든 그녀를 만나 자기 마음을 전한 다음, 결과에 따라 자신의 진로를 정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가 조순호의 집에 찾아간 것은 저녁 무렵이었다. 그는 생각보다 긴 시간을 대문간에 서서 기다려야 했다. 이윽고 조순호가 대문간으로 나왔다. 조순호는 무슨 일로 왔느냐고 차분한 어조로 물었다. 김문수는 당혹스러웠다.
“조순호 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왔습니다.”
조순호는 머뭇거렸다. 그러더니 할 말이 있으면 여기서 하라고 말했다. 김문수는 낭패감을 느꼈다. 아무리 갑자기 찾아온 남자라고 해도 빈말로나마 집 안에 들이는 것이 도리일 텐데 조순호가 의외로 냉랭하게 나왔기 때문이었다.
“저어, 다름이 아니라....”
조순호는 빤히 김문수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말씀해 보세요.”
“저는 그동안 조순호 씨를 깊이 생각하면서 지냈습니다.”
조순호는 다음 말을 기다린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김문수는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뿐입니다. 조순호 씨를 생각하면서 지냈다는 것, 그 의미를 아시리라 믿습니다.”
조순호는 무표정한 얼굴로 다시 김문수를 보았다. 그러더니 그녀는 조용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김문수 씨, 취직은 하셨나요?”
김문수는 순진하기는 하지만 두뇌 회전이 빠른 젊은이였다. 그래서 그는 조순호의 답변이 의외로 야비한 것에 영문도 모른 채 당황하면서도 그것은 명백한 거절이라고 생각 들었다. 하지만 이럴 때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불쾌한 기색을 보이는 것은 자존심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할 뿐더러 조순호에 대한 예의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다정히 웃었다.
“역시 조순호 씨는 대범하시군요. 이럴 경우 다른 여자들 같으면 상대가 맘에 들든 안 들든 일단 감동부터 하는 법인데...”
김문수는 지체하지 않고 돌아섰다. 그것은 그의 성격이기도 했지만, 짧은 순간 아주 예리하고도 아픈 계산이 김문수의 머리를 스쳤기 때문이기도 했다. 김문수는 그 자리에서 더 이상 말을 했다가는 조순호를 영원히 놓치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김문수의 뒤를 조순호가 따라오고 있는 것이었다. 김문수는 뒤를 돌아보았다. 조순호는 흠칫 놀라 발을 멈췄다.
“저 앞까지 바래다 드리려고요.”
김문수는 조순호가 집 가까이 있는 가게 같은 데에 볼 일이라도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조순호와 헤어진 김문수는 두 시간 정도 걸어서 집에 돌아왔다. 그는 역시 조순호는 자기 의사를 분명히 할 줄 아는 매력 있는 여성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것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허전함과 자조감으로 범상치 않은 괴로움을 겪은 다음에야 나온 판단이었다.
조순호는 마음이 쓰리고 아팠다. 김문수가 자기 친구 나민혜와 결혼하려 하고 있다고 생각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나민혜를 고향 집까지 불러 부모에게 인사를 시킬 리가 없었다. 김문수와 함께 남산에 간 날, 그녀는 김문수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나 보았다. 김문수는 자기를 재미삼아 한 번 만난 게 아닐까?
얼마 전 나민혜가 조순호에게 전해 준 말이었다.
나민혜가 어떤 남자 어머니의 환갑잔치에 간 것은 사실이었다. 올해 개교한 경성제대 법문학부에 다니는 남학생이었다. 그리고 정말 가족사진을 찍었는지는 나민혜밖에 모르는 일이었다. 다만 그녀는 그 경성제대에 다니는 남자의 자리에 김문수를 넣어서 조순호에게 말한 것뿐이었다.
사실 조순호는 유학 같은 데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집에서 가라고 하는 데다 달리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유학 준비를 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유학 가면 지겨운 교회에 나가지 않아도 되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녀는 교회에서 피아노나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하는 일이 싫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좋아하는 일이라서 어쩔 수 없이 할 뿐이었다.
그녀는 기독교 신자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예수의 동정녀 탄생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어려서 그녀는 주일학교에서 성경을 배우다가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다. 예수가 성전 주변의 노점 상인들을 채찍으로 몰아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였다. 어린 그녀의 생각으로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예수님이 가난한 노점 상인들을 채찍으로 때렸다니?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해하기가 어려운 일이었다.
어쨌든 그녀는 김문수를 보고 나서 한때 유학을 포기할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녀는 유학보다는 김문수와 국내에서 지내는 일이 훨씬 즐겁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친구 나민혜와 결혼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더 이상 김문수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그녀는 유학을 서두르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김문수를 걱정하고 있었다. 왠지 김문수는 나민혜와 잘 될 것 같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자기가 보기에 김문수의 교양이나 가치관은 나민혜의 것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나민혜의 허영심과 세속적 성향을 알고 있었다. 조순호는 착한 남자일수록 여자를 잘 못 보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떻든 둘이 결혼을 한다니 잘 되기를 바랄 따름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조순호의 진정이기도 했다.
며칠 전 나민혜는 일본에 갔고 얼마 후면 김문수가 따라가리라고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김문수가 떠나기 전 한 번만이라도 그를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그럴 수가 없게 돼 버린 일이었다. 그녀는 잠자리에 들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그녀는 두 손을 포개 가슴에 얹어 놓고 잠이 드는 습관이 생기게 되었다.
조순호를 찾아간 김문수
그런데 그런 김문수가 찾아왔다. 웬 청년이 와서 김문수라고 이름을 밝히더니 조순호 씨를 만나고 싶다며 대문간에 서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다.
사실 김문수는 그 사이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지냈다. 먼저 그는 자신의 진로를 놓고 심각하게 고뇌했다. 그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며 지내는 자신의 삶이 한심하고 부끄러웠다. 그는 정화처럼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이 부럽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는 조순호에 대한 미련 때문에 선뜻 삶의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조순호가 자신을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그는 조순호의 순수성을 의심해 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조순호 가정은 유복한 기독교 집안이었고, 교회 장로인 그녀의 아버지는 대지주라고 소문이 나 있었다. 아무리 조순호가 자기를 좋게 여긴다고 해도, 그녀의 부모가 반대할 것임은 뻔했다. 기독교 집안은 신자끼리만 결혼한다고 했다. 그들은 신자가 아닌 사람을 이방인으로 간주한다는 것이었다. 부모도 직업도 없는 데다 기독교 신자도 아닌 가난한 시골 청년을 그녀의 집안에서 용납할 리가 없었다.
나민혜는 한동안 김문수에게 간이라도 빼 줄 듯 대하더니 일본에 가기 며칠 전,
“제가 일본에 갔다 올 테니까 기다려 주세요.”
라고 밑도 끝도 없는 말을 남기고는 떠나 버렸다.
김문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는 나민혜의 정서가 불안한 탓이라고 여겼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는 나민혜의 말과 행동을 일시적이고 즉흥적인 것이라고 간주해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렸다.
김문수는 자신이 방황하고 있는 것은 조순호 때문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되든 안 되든 그녀를 만나 자기 마음을 전한 다음, 결과에 따라 자신의 진로를 정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가 조순호의 집에 찾아간 것은 저녁 무렵이었다. 그는 생각보다 긴 시간을 대문간에 서서 기다려야 했다. 이윽고 조순호가 대문간으로 나왔다. 조순호는 무슨 일로 왔느냐고 차분한 어조로 물었다. 김문수는 당혹스러웠다.
“조순호 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왔습니다.”
조순호는 머뭇거렸다. 그러더니 할 말이 있으면 여기서 하라고 말했다. 김문수는 낭패감을 느꼈다. 아무리 갑자기 찾아온 남자라고 해도 빈말로나마 집 안에 들이는 것이 도리일 텐데 조순호가 의외로 냉랭하게 나왔기 때문이었다.
“저어, 다름이 아니라....”
조순호는 빤히 김문수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말씀해 보세요.”
“저는 그동안 조순호 씨를 깊이 생각하면서 지냈습니다.”
조순호는 다음 말을 기다린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김문수는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뿐입니다. 조순호 씨를 생각하면서 지냈다는 것, 그 의미를 아시리라 믿습니다.”
조순호는 무표정한 얼굴로 다시 김문수를 보았다. 그러더니 그녀는 조용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김문수 씨, 취직은 하셨나요?”
김문수는 순진하기는 하지만 두뇌 회전이 빠른 젊은이였다. 그래서 그는 조순호의 답변이 의외로 야비한 것에 영문도 모른 채 당황하면서도 그것은 명백한 거절이라고 생각 들었다. 하지만 이럴 때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불쾌한 기색을 보이는 것은 자존심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할 뿐더러 조순호에 대한 예의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다정히 웃었다.
“역시 조순호 씨는 대범하시군요. 이럴 경우 다른 여자들 같으면 상대가 맘에 들든 안 들든 일단 감동부터 하는 법인데...”
김문수는 지체하지 않고 돌아섰다. 그것은 그의 성격이기도 했지만, 짧은 순간 아주 예리하고도 아픈 계산이 김문수의 머리를 스쳤기 때문이기도 했다. 김문수는 그 자리에서 더 이상 말을 했다가는 조순호를 영원히 놓치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김문수의 뒤를 조순호가 따라오고 있는 것이었다. 김문수는 뒤를 돌아보았다. 조순호는 흠칫 놀라 발을 멈췄다.
“저 앞까지 바래다 드리려고요.”
김문수는 조순호가 집 가까이 있는 가게 같은 데에 볼 일이라도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조순호와 헤어진 김문수는 두 시간 정도 걸어서 집에 돌아왔다. 그는 역시 조순호는 자기 의사를 분명히 할 줄 아는 매력 있는 여성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것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허전함과 자조감으로 범상치 않은 괴로움을 겪은 다음에야 나온 판단이었다.
덧붙이는 글
제국주의에 도전힌 매혹적인 한국인의 삶과 사랑을 그리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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