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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토공 '통합'에 영호남은 이해 관계 엇갈려

통합기관 혁신도시 유치 놓고 경남-전북 대립

등록|2008.08.07 17:37 수정|2008.08.07 17:37
정부방침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주공과 토공의 통합과 관련, 통합기관의 혁신도시 유치를 놓고 영호남이 세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정부의 조율 등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정부의 혁신도시 조성에서, 주택공사는 경남 진주시에, 토지공사는 전북 전주시.완주군에 이전하기로 돼 있으나 이 두 공기업이 통합될 경우, 어디로 이전할지가 첨예의 관심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 보다 민감한 대응을 하고 있는 곳은 전북이다.

전북의 경우 "정부가 공기업 선진화 차원에서 두 기관의 통합을 기정 사실화 한 상황에서 통합을 전제로 한 기관배치에 전북이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전북도와 전북출신 국회의원들은 지난 6일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계해 '범도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정부의 토공-주공 통합 및 통합기관 입지문제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김완주 도지사와 민주당 강봉균 도당위원장·최규성·장세환·김세웅의원은 이날 서울에서 가진 혁신도시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전북도와 정치권, 도민들이 결연한 의지를 모아 토공-주공 통합여부와 관계없이 전북혁신도시가 차질없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하자"고 결의했다.

전북도가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는 지난 5일 전북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한 최상철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지역의 낙후도를 감안하지 않겠다"고 밝혀 경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전북지역을 결코 배려할 뜻이 없음을 시사한 부분이 한 몫을 했다.

 "양 자치단체간 협의가 안 될 경우 정부 차원에서 '게임의 룰'을 만들어 적용하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정부 입김에 따라 유불리가 결정될 수 있어, 여당세가 강한 경남에 비해 상대적 불이익을 우려하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경남도 역시 경계의 끈을 놓지 않고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경남도는 혁신도시 유치를 위한 대책위를 범 도민적으로 구성해 이달 29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발대식을 갖기로 했다.  경남도는 지역균형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될 경남혁신도시의 진주 유치를 위해 도지사, 도의회, 진주시장, 지역출신국회의원, 언론사 대표, 대학총장 등 지역의 여론 주도층은 물론 지역민들이 대대적으로 참여하는 범도민 추진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이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경남도가 추진하는 대책위의 위원장은 이태일 도의회 의장이 맡고 고문에는 김태호 도지사와 정영석 진주시장, 김재경·최구식 국회의원, 언론사 대표와 대학총장 등이 참여하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까지 마련했다.

또 위원은 도 단위 단체대표들과 상공회의소 대표, 서부 경남 출신 도의원들이 참여하며 진주시의원, 이주민 대표, 진주의 혁신도시지키기진주시민운동 임원 등 100여명으로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경남도는 대책위 구성을 통해 지난해 9월 국가균형발전위에서 발표한 전국 기초자치단체 성장성 분석에서 전주는 성장지역으로 분류됐으나 진주는 정체지역, 인근 서부경남은 낙후지역으로 분류된 만큼 지역간 형평성을 고려한 균형발전정책에 면에서 진주가 적합하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전북의 경우 국가 중점시책으로 추진하는 새만금조성사업이 전북의 수혜지역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낙후된 서부경남에 통합공기업이 이전해야한다는 당위성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공과 토공의 통합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북도의회 김희수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은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통합에 대한 논의를 절대적으로 반대한다"면서 "토지공사가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것을 거듭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에서 "전북혁신도시 건설사업은 행정절차를 마치고, 88%의 토지보상이 이뤄졌으며, 현재 시공측량과 문화재 지표조사가 한창 진행중"이라며 "이러한 시점에서 정부가 토공과 주공의 통폐합을 추진하는 것은 영·호남 지역간 갈등을 부추겨 국가경쟁력 저하와 사회적 손실을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토공은 오는 12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통합반대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등 점차 반발 강도를 높여가고 있어 통합과정에서의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대한주택공사 경남울산지역본부는 건물 외벽에 ‘주공·토공통합공사로 경남에서 새롭게 태어나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상징적으로 내걸고 경남도민들에게 진주혁신도시 부지내 이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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