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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자은행에도 불어닥친 '인간 광우병' 공포

북유럽계 정자 수요자들, 유럽산 정자 수입 금지조치에 당혹

등록|2008.08.13 16:43 수정|2008.08.14 09:02

▲ 인간광우병 관련 규제와 정자은행 문제를 다룬 <워싱턴포스트> 기사. ⓒ <워싱턴포스트>


'인간 광우병(vCJD)'의 공포가 미국 정자은행 이용자들까지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13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정자은행을 찾았다가 당혹스러워하는 미국인들이 늘었는데, 인간 광우병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흥미로운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2년 전 키가 크고 파란 눈을 지닌 덴마크인의 정자로 아이를 낳았던 줄리 피터슨씨는 같은 사람의 정자를 얻기 위해 정자은행을 다시 찾았다가 헛걸음했다. 피터슨씨가 원했던 기증자의 정자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피터슨씨를 당황스럽게 한 것은 그 정자를 다시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2005년 5월 이래 미국 보건 당국이 인간 광우병 전파 가능성을 우려해 유럽산 정자 수입을 사실상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는 유럽에서 광우병이 창궐했던 1990년대 후반 이후 미국이 단계적으로 취한 조치 중 하나다.

인기 만점 북유럽계 정자...기증자 찾아 북유럽으로 가는 이들도

이 신문은 미국 정자은행에 보관돼 있던 북유럽계 정자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정자 수요자들 중 소수이기는 하지만 절박하게 그것을 원하는 이들이 극도로 흥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컨대 피터슨씨도 2년 전의 그 기증자를 찾아 여러 차례 덴마크를 찾아갔다는 것.

이와 관련, 이 신문은 이러한 조치가 취해지기 전에 유럽계 중에서도 특히 북유럽계 정자 기증자의 인기가 높았다고 전했다. 한 정자은행 관계자는 파란 눈, 금발, 큰 키 등 때문에 "(북유럽계 정자의) 수요가 어마어마했고 빠르게 팔려나갔다"고 말했다.

북유럽계 정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그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피터슨씨와 마찬가지로 몇 년 전에 활용했던 기증자의 정자를 찾던 로라씨는 2000달러가 넘는 가격으로 정자를 사라는 제안을 거절했다. 통상 가격은 500달러 미만이다. 로라씨는 "아들에게 형제를 만들어주고 싶었지만 불행히도 그렇게 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정자 재고량이 바닥을 드러냄에 따라 정자은행들이 지난 6월 미국 FDA에 규제를 철폐해 달라는 청원을 한 상태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한, 이 신문은 오염된 외과 수술 장비나 각막처럼 이식된 조직을 통해 인간 광우병에 감염된 사례는 있지만, 정자를 통해 감염된 사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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