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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에는 책임 묻지도 마라"

진동규 유성구청장 '밴뎅이 처신' 구설수

등록|2008.08.14 19:34 수정|2008.08.14 19:34

▲ 진동규 대전 유성구청장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의견 수렴은 여기서 해라. (대신)도로가 건설된 후에는 유성구청에 책임을 묻지 말라. 책임지지도 않겠다."


14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구즉동주민자치센터 2층 강당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주최로 1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행정도시~대덕테크노밸리간 도로확장공사 사전환경성검토 주민설명회' 자리에서 진동규 유성구청장이 남긴 발언요지다.

이날 진 구청장은 당초 오전 10시 설명회가 시작되자마자 인사말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진 구청장은 다른 행사에 참석했다가 예정시간을 넘긴 10시 40분 경 행사장에 도착했다.

당시 설명회 자리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관계자의 설명이 끝나고 주민들의 질문을 받고 있던 때였다.

진 구청장이 들어서자 사회자는 질의응답을 중단하고 진 구청장의 인사말을 먼저 듣겠다고 안내했다.

이에 한 주민이 나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이고 구청장의 인사말보다 의견수렴이 더 중요한 만큼 의견 수렴을 먼저 끝내고 구청장의 인사말을 듣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진 구청장은 주민 제안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진 구청장은 주민 발언이 끝나자마자 마이크를 잡고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유성구 주민을 대신해서 발언을 하러 온 것이지 인사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의견이 중요하면 여기서 하라"며 "도로가 건설된 후에는 유성구청에 책임을 묻지 말고, (문제를 제기해도) 책임지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진 구청장은 이같은 발언을 끝으로 곧장 퇴장했다. 진 구청장이 행사장에 도착한 후 퇴장까지 모두 5분이 소요되지 않았다.

현장 주민들 "속 좁은 구청장...의전 안 챙겼다고 보복성 발언하다니"

이에 대해 현장에 있던 한 주민은 "주민 의견수렴이 끝난 뒤에 구청장의 인사말을 듣겠다는 주민 의견에 도로건설에 문제가 생겨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식으로 속 좁게 감정적으로 대응한 구청장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유성구에 건설되는 도로에 무슨 일이 있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구청장의 발언을 듣고 정말 구청장이 한 말이 맞는지 다른 사람에게 몇 번씩 확인했다"며 "주민들이 구청장에 대한 의전을 제대로 챙기지 않은 것에 대한 보복성 발언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기반시설국 관계자는 진 구청장의 급작스런 퇴장 경위 등에 대해 "이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꺼렸다. 

한편 행정도시~대덕태크노밸리간 도로확장공사는 충남 연기군 금남면 황룡리 행정도시 부근에서 대전 대덕구 문평리까지 9.9km에 구간에 4차선 도로를 신설(사업비 2500억원)하는 공사로 현재 기본설계단계로 2013년 준공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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