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도함(왼쪽)과 광개토대왕함(오른쪽). ⓒ 노형근
‘독도는 대한민국, 독도는 동해바다.’
14일 광복절 63돌 맞이 전야음악제가 전국 17개 도시에서 다채롭게 열린 가운데 강원도에서는 도청광장(춘천)과 동해항중앙부두(동해)에서 열렸다.
이날 식전행사는 동해항 중앙부두 독도함 앞 무대에서 진행됐으며, 본행사는 1만4천톤급 독도함 선상에서 대대적으로 펼쳐졌다.
이날 콘서트는 식전행사와 본행사로 나눠 진행됐다. 식전행사는 저녁 5시 15분부터 7시 15분까지 중앙부두에서 열렸고, 본행사는 저녁 7시 30분부터 밤 9시까지 독도함 선상 특별무대에서 열렸다. 주관방송사인 SBS는 올림픽 생중계로 밤 11시 5분부터 15일 새벽 12시 25분까지 녹화 방송했다.
정부의 당초 계획은 전국적으로 동시에 열리는 광복절 63주년 건국 60주년 맞이 전야음악제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생방송하기로 했다. KBS와 MBC에 협조를 부탁했지만, 올림픽 생중계로 난색을 표했다. SBS에도 부탁했지만 거절당했고, 결국 전국 네트워크 생방송은 불발이 됐다. 결국 SBS는 녹화중계를 제안해 독도함 콘서트가 방송을 타게 됐다.
▲ 독도함 콘서트 식전행사 하기 전 이모저모. ⓒ 노형근
이날에는 아침부터 게릴라 폭우가 쏟아졌다. 이러다 제대로 콘서트가 열릴지 염려를 하며 동해항으로 향했다. 다행히 오후 3시경 그쳤고, 저녁에는 보름달도 또렷이 보였다.
▲ 무더운 날씨, '독도'에 '사명'받친 박순길 어르신이 독도마크가 새겨진 풍선을 일일이 막대기에 꽃으며 어린이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 ⓒ 노형근
같은 날 오후 4시 30분 중앙부두에는 최종리허설이 한창이고 행사준비도 끝마친 상태다. 하나 둘 시민과 관광객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입구에서는 '코리아독도녹색운동연합중앙회' 단체가 독도서명운동과 독도모금운동을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독도마크가 새겨진 풍선을 나눠주기도 했다.
풍선에 바람 넣어 막대기에 꽃아 아이들에게 풍선을 나눠주는 일은 '코리아독도녹색운동연합중앙회' 공동대표인 박순길(72) 할아버지가 맡았다.
비와 땀으로 범벅이면서도 어린이에게 풍선을 나눠주는 박 할아버지와 잠시 얘기를 나눴다.
"14일 오후 2시부터 일하고 있지. 아마 다음날 새벽 12시는 되야 끝날 거야. 하지만 힘든 건 하나도 없네. 아이들에게 풍선을 나눠주니 흐뭇해져서 절로 웃음이 나오는 걸..."
박 할아버지의 독도 진념은 어느덧 7년째라고 한다.
"7년 전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에서 '투명사회운동본부'를 발족했지. 강원도내에서 법적으로 피해를 입은 서민들을 돕고 정부에 자문역할을 하고 그랬지. 그러면서 자연적으로 독도에 대해 홍보를 하게 됐고 같은 해 30명의 회원과 함께 '코리아독도녹색운동연합중앙회'를 발족했어. 올 4월에는 독도수호 차원에서 배를 타고 독도를 순항하니, 독도근처에 어슬렁거리던 일본순항이 도망간 적이 있지. 그리고 7월에는 언론기자들과 함께 문화탐방도 함께 갔었지."
박 할아버지는 국민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이 있다고 한다.
"독도는 한국의 뿌리, 한민족 뿌리라 누가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알 것이다. 중요한 건 실천일 테다. '독도에 가서 풀 한 포기라도 심고 와야지'하는 태도를 가져야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관광지에 가면 돌맹이 하나라도 가져가고 싶어한다. 환경파괴가 닥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것이다."
▲ 량현량하 쌍둥이 형제(왼쪽 위), 이은걸 마술사(가운데 위), 연예인 병사들에게 사인받고 있는 팬들(오른쪽 위), 연예인 병사들에게 사인받기 위해 줄서있는 팬들(왼쪽 아래), 한 아이가 연에인 병사에게 사인을 받았다(가운데 아래), 성시경 가수가 사인장으로 가는 모습(왼쪽 아래). ⓒ 노형근
이날 식전행사는 해군 군악대의 연주와 연예병사들의 공연이 주를 이뤘다. 해군 의장쇼, 사물놀이·무용·비보이 어울림 '바다의 혼불' 퍼포먼스, 일병 노유민(가수) 노래공연, 상병 랑현랑햐(가수) 노래공연, 이등병 성시경(가수) 노래공연, 병장 이루마(피아니스트) 피아노공연, 상병 이은걸(마술사) 마술공연, 금림무용단 춤공연, 해군 군악대 연주 등으로 진행됐다.
식전행사를 마친 후 본행사에 앞서 막간의 시간을 이용 연예사병들의 팬 사인회가 열렸다. 사인회가 열리기 전부터 사인을 받으려는 학생과 시민들의 줄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도 양극화가 나타났다. 성시경에게 대부분 몰리고 다른 연예사병에게 사인을 받으려 오는 사람들은 일부였다.
사인을 해주는 이은걸에게 독도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은걸씨는 "마술은 트릭입니다. 하지만 독도는 진짜입니다. 마술처럼 잠시잠깐 '우~'하고 끝낼 문제가 아닙니다.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쌍둥이 가수 량현량햐가 맞장구 쳤다. "독도는 우리나라 땅입니다. 그런데 일본의 말대로라면 일본은 분쟁지역입니다. 오히려 자기네 땅이라고 합니다. 독도가 우리나라 땅이 되도록 일본에서 빨리 인정해야 합니다."
연예인 사병 팬 사인회에는 팬들이 부쩍거리는 데 비해, 바로 옆 독도 사진 전시회에는 관리자 외에는 드나드는 사람이 없었다.
본행사는 독도함 위에서 열렸다. 1만4천톤급의 독도함에는 독도 관련 단체와 정부초청인 815명, 인터넷 티켓 신청자 815명, 군 장병 및 가족 300명, 취재기자단 및 행사진행요원 등 2천명이 승선했다. 나머지 3천명의 시민과 관광객은 중앙부두에서 스크린을 통해 관람했다.
저녁 6시 30분경부터 독도함 A출입구와 B출입구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식전행사 끝나야지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라고 여러 차례 말해도 관람하는 사람보다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더 많았다. 저녁 7시에는 행사담당자 간의 엇박자가 일어났다. 식전행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독도함 무대에서 "곧 있으면 방송합니다. 밑에 얼른 들어보내 주세요"라고 종용했다.
위에서는 빨리 들어오라고 외치고 아래서는 군악대가 연주하고 있고, 그래도 관객들은 우왕좌왕하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기다렸고 식전행사가 모두 끝난 7시 15분 서로 밀지도 않고 천천히 들어가 압박사고 같은 안전사고를 예방했다.
▲ 본행사 이모저모왼쪽부터 위 아래 방향(팝페라가수 임형주, 독도는 우리땅 대형 깃발, 해군 병장 피아니스트 이루마와 가수 인순이, 독도함 위에서 본 콘서트 정경, 그룹 원더걸스, 행사후 폭주터트리기, MC 이휘재와 정지영, 한승수 국무총리). ⓒ 노형근
본행사 시작 몇 분 뒤 자리가 남아 선착순 승선기회를 준다는 말에 청소년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일부 청소년은 통제 선으로 만들어 놓은 천막을 뚫고 들어가려다 헌병대에 제지를 받기도 하였다.
본행사에는 한승수 국무총리 등 사회저명인사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본행사에 앞서 7시 30분 한 총리의 정부인사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방송 시간 여건상 생략되었다.
오프닝 무대로 해군군악대 팡파르와 광개토 사물놀이패의 농악 사물놀이 그리고 POP합창단의 나라사랑 합창으로 문을 열었다.
이날 사회는 이휘재와 정지영이 맡았고, 인기 가수들이 대거 출연했다. SG 워너비는 <라라라>,를 불렸고 서인영은 <신데렐라>를 열창했다. 팝페라가수 임형주씨가 <투나잇(Tonight)>을 부른데 이어 해군군악대 성악병과 함께<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 곡도 불렸다.
임형주씨는 무대 아래로 내려가기 전 "독도는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땅입니다. 여러분이 지켜주셔야 합니다. 독도 파이팅!"을 외쳐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 뒤를 이어 '독도를 지키는 사람들'이란 제목의 영상을 내보냈다. 영상에는 반크를 중심으로 한 독도라이더를 소개와 더불어 역사 속으로 거슬려 올라가 독도의 정체성을 알리기도 하였다.
영상 후에 식전행사 때처럼 해군의장대의 의장쇼가 펼쳐졌다. 그 후 독도 명예군수라 칭하는 가수 정광래씨가 33명의 어린이로 구성된 '노래패 예쁜 아이들'과 함께 <독도는 우리 땅>을 힘차게 불렸다. 이 무렵 '독도는 우리땅' 대형 깃발이 관객들에 의해 무대 쪽으로 파도 치듯 넘실거렸다.
사회자 정지영씨는 즉석에서 제안을 하기도 했다. "독도수비대에게 위문편지 쓰면 어떨까요?" 그러자 이휘재씨가 받아쳐 독도우편번호를 상기시켜 주었다. "여러분 독도우편번호는요, 799-805이에요."
계속해서 정수라가 나와 <우리둘이>와 <환희>를 노래했으며, 노브레인이 <소리쳐라 대한민국>을 불렸다. 곧 이어 '노브레인 독도에 가다' 영상이 나왔다. 노브레인이 독도에서 대한민국 자존심을 지켜주는 해군, 경찰, 공무원, 주민들에게 위문공연을 하고 돌아오는 내용이다.
또한 원더걸스가 <쏘 핫(So Hot)>을 불렸고, 식전행사에 나온 성시경과 이루마가 반짝 출연했다. 육군 이병인 성시경은 "나이 들어 군인이 되어보니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휘재가 "제일보고 싶은 사람이 엄마 아니겠냐?"고 묻자 성시경은 "군 입대 후 어머니 편지를 받은 뒤 화장실에서 눈시울을 붉혔다"라고 말해 관중들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가수 인순이는 <거위의 꿈>을 노래했고, 해군 병장 이루마 피아니스트는 피아노연주를 했다. 특히 인순이의 특유의 손동작과 이루마의 피아노연주가 감미롭게 어우려졌다. 이후 이루마는 무대를 내려갔고 인순이는 <열정>을 열창했다.
하이라이트인 테너 임웅균과 홍익대·협성대 합창단의 <홀로아리랑>은 모든 관중들이 함께 불렀다. 또 <내 나라 내 겨레>는 전국 주요도시에서 다같이 합창하면서 막을 내렸다.
독도함을 탑승한 시민에게 소감을 물었다. 강원도 동해시 천곡동에 사는 장선미(20)씨는 "우리나라에서, 아시아에서도 일본의 이지스함을 능가하는 제일 큰 배 독도함을 타게 되어 무척 뿌듯합니다. '독도지킴이' 독도함, 앞으로도 외딴섬 독도의 벗이 되어주길 빕니다"고 감회를 밝혔다.
또 다른 관광객은 "가수들의 독도함 콘서트도 좋았지만, 뭐니 해도 독도영상이 최고"였다며 "광복절 63년을 뜻깊은 날에 독도를 새삼 새롭게 받아들이는 좋은 계기"였음을 말했다.
태극기를 휘날리며 다가오는 어린아이들에게도 물었다. 아이들은 "가까이서 SG 워너비를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노브레인은 몸소 독도로 가서 우리나라 땅임을 확인시켜 줘서 고마워요"라며 웃음보를 터트렸다.
독도함 콘서트에 참가한 출연진 및 VIP, 시민, 관광객 5천명은 구호를 외치며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오른손 들고) 대한의 힘! 독도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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