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미줄에 맺힌 비이슬과 백일홍백일홍 한 송이가 수백송이로 피어나고 있는 중이다. ⓒ 김민수
소낙비가 내렸습니다. 후텁지근하던 날씨가 내린 비에 조금은 시원해집니다. 에어컨도 없이 무더운 여름을 나야 하는 서민들에게는 선풍기가 내뿜는 뜨거운 바람보다 소낙비 한 줄기가 주는 시원함이 더 좋습니다.
이렇게 시원함을 선물로 준 것도 고마운데 비온 뒤 거미줄에 맺힌 비이슬과 한창 피어나기 시작하는 백일홍이 이 세상의 어떤 보석도 흉내낼 수 없는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 비이슬물방울마다 예쁜 꽃 새기고 ⓒ 김민수
▲ 새끼 노린재새끼 노린재도 비이슬을 이고 풀잎에 앉아있다. ⓒ 김민수
▲ 비이슬백일홍의 삶은 백일도 넘지만 이슬의 삶은 하루도 안된다. ⓒ 김민수
비이슬이 남아있는 동안 행복했습니다. 비이슬과 백일홍의 멋진 조화, 그러나 햇살이 비치고 바람이 불자 그 아름답던 물방울들도 하나 둘 자취를 감춥니다. 그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기에 언제보아도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것인가 봅니다. 한번 피어나면 백일동안 피어있다 하여 '백일홍'이라는 이름을 얻은 꽃, 그 꽃 한 송이가 백개는 족히 넘을 것 같은 비이슬마다에 새겨졌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아름답던 비이슬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자신의 삶을 마감했습니다. 자연에 있어서는 삶의 길이가 얼마나 되는가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게 됩니다.
▲ 거미줄과 비이슬물방울에 새겨진 꽃들의 신비로움 ⓒ 김민수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카페<달팽이 목사님의 들꽃교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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