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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미디어의 힘>, 블로그 서적의 한계?

등록|2008.08.19 08:47 수정|2008.08.19 08:47
블로그를 운영하는 독자라면 관심가질 만한 책. <1인 미디어의 힘>이라는 매력적인 제목에 빌게이츠의 미소가 더해져 관심을 유발시킨다. 
제목이나 표지만 보면 번역서 같지만 한국저자들이 쓴 토종 우리책이다. 미디어 관련 분야 종사자 정완진, 김양하, 이석근, 민승기가 공저했고 매일경제신문사가 출판했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뉴미디어 시대가 열린다 / 미디어 에코시스템에 주목하라 / 미디어 에코시스템으로 미래를 열어라 / 넥스트 미디어가 도래한다 등  다소 전문적인 용어들을 전면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뉴미디어시대를 이야기 하는 1장은 언론이나 관련 도서를 통해 접해 온 평이한 내용이기에 쉽고 빠르게 읽힌다. 뉴미디어와 전통미디어를 비교하며 전통미디어가 처한 위기를 언급하는 것 역시 새로운 발언은 아니다. 매일경제,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이 어떻게 인터넷유통채널과 케이블방송사업에 진입했는지를 보여주며 뉴미디어시대에 대처하는 기존언론들의 전략 사례를 정리해보인다.

1인미디어의 힘매일경제신문사 펴냄 ⓒ 김민영


2장과 3장의 테마인 '미디어에코시스템'이란 사용자를 중심으로 서비스 통합자와 콘텐츠 사업자, 전송사업자, 시스템사업자가 포진된 형태를 갖추는 것을 말한다. 매우 복잡해 보이는 이 구조는 사용자중심의 사고를 강조한다.

사업자 입장에선 미디어에코시스템을 통해 사용자들의 사고를 파악할 수 있고 신규사업영역에 대한 탐색까지 가능한 구조다. 고객과의 접접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한 알 수 있다.

기존의 가치사슬 구조와 미디어에코시스템을 비교하면 이해는 보다 간단해진다. 가치사슬 구조가 사업자 중심으로 산업을 구분했다면 미디어에코시스템은 사용자 중심으로 구분한다. 사업간 상호연관 관계 역시 미디어에코시스템에서 더욱 용이해진다. 공저자들은 한 목소리로 미디어 산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미디어에코시스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직도 미디어에코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독자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예를 들어 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SN으로 메신저와 이메일, 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것에서 확장해 게임기기 영역까지 진출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는 현재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을 위협할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애플 역시 비슷한 사례다. PC를 제조하던 시스템 사업자인 애플은 MP3단말기인 아이팟을 출시하면서 아이튠스를 통해 음악포털 서비스를 제공하며 큰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처럼 사용자 중심의 사고로 사업영역을 확장시키는 미디어에코시스템은 각분야에 걸쳐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책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보여주며 미디어에코시스템의 미래를 진단한다. 관련 종사자나 전공자라면 흥미롭게 읽어 볼 만한 내용이다. 단, 자신의 블로그의 히트수를 올리는 방법이나 인기블로거가 되는 비결이 알고 싶어 이 책을 선택한 독자라면 조금 머리가 아플 수도 있다. 그만큼 전문적인 시각으로 미디어산업전반을 진단한 책이다.

책은 4장에 이르러서야 1인미디어에 대한 구체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넥스트미디어가 도래했다"는 진단과 함께 1인미디어의 형태와 그 문제점을 파악한다. 그러나, 그 분량이 6페이지에 그치고 있어 다소 아쉬움을 준다. 또한, 1인미디어의 형태를 블로그/미니홈피/댓글로 구분짓고 1인미디어의 문제점을 도덕적해이/정보의 편식으로 지목한 것은 평이한 수준에 그치고 만다.

주목할 만한 장은 마지막에 실려있는 <사업자 관점의 넥스트 미디어>이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이 일어나고 있는 넥스트미디어 시대에 대한 전망과 틈새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개인, 소규모기업 시장에 대한 예측은 날카롭다. 특히, 전문블로거와 일반기업들을 연결시켜주는 마켓플레이스와 현실세계와 한층 그 거리를 좁혀가고 있는 사이버공간에 대한 설명은 흥미롭다.

블로그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면서 1인미디어의 영역이 날로 확장되고 있다. 출판사들 역시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블로그와 관련한 서적들을 연이어 출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나온 말이 저 책에서 나오는 경우가 흔한 것이 사실이다. 관련 서적 다섯권 정도만 읽어보면 이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책 역시 그런 점에서 아쉬움을 더한다.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미디어 산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는 공저자들의 목표는 학술지 발표 전문에 머물고 말았다는 인상이다.

보다 풍부한 국내외 블로그 사례를 발췌하지 못한 점, 미디어에코시스템이나 넥스트미디어등의 전문용어를 보다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쓰지 못했다는 점은 블로그 관련 서적의 한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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