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각구름 떠 있는 한강윈드서핑 교육에 참가한 아들을 기다리며 바라본 한강 ⓒ 정은숙
"하늘엔 조각구름 떠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있고…."
노래로 듣는 건 좋아해도 한강 근처에 살지 않아서 인지 오랫동안 나고 자란 서울에서 한강의 좋은 점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살았었다. 그런데 이번 방학 한강에서 진행된 청소년윈드셔핑 무료교육에 참여하면서 내가 사는 도시에 한강이 있다는 게 행복한 일이라 느끼게 되었다.
둔하고 무식한 엄마인 나는 서핑 배우는 곳이 없다고 무관심하게 대꾸하고 말았는데 관광업체에서 선전하는 해외리조트 사진에 하얀 파도를 가르며 서핑을 하는 광고가 나와 아이는 그때마다 해외여행을 가자고 떼를 썼다.
엄마에게 터무니없이 조르는 동생이 안 됐는지 누나인 딸아이가 인터넷 정보를 여기저기 검색하고 결국 이번 방학에 조금이나마 소원성취를 해주게 되었다.
바닷가에서 파도를 가르는 서핑은 아니지만 서울시한강사업본부에서 주관하고 해양소년단에서 주최하여 한강에서 실시된 '청소년을 위한 무료 윈드서핑 교육'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지난 7월 29일부터 9월 11일까지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에서 기별 50명씩 모집하여 3일간 교육 및 체험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이다. 학교와 학원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넓게 펼쳐진 푸른 한강을 바라보며 다양한 수상스포츠를 체험함으로써 건강한 신체와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한강 사랑의 정신을 깨닫게 하고, 또래집단과 함께 조별 활동을 통해 우정과 친선을 도모하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정신 그리고 한강의 역동성을 심어준다는 취지에서 진행된 윈드서핑 교육은 인터넷을 통하여 접수를 받았다.
▲ 윈드서핑 세일링청소년 무료 윈드서핑 교육에 참가하여 서핑을 하고 있는 아이 ⓒ 정은숙
이론교육과 실기교육 체험으로 3일간 이루어졌는데 첫째 날 한 시간 정도 이론교육을 받고 한강에서 보드에 올라 중심잡기 연습을하고 직접 서핑을 타고 세일링에 나섰다. 둘째 날에는 서핑과 바나나 보트를 태워주는 레저 프로그램이 포함되었고 셋째 날에는 단체로 요트를 타는 일정까지 진행되었다. 참가소감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고 수료증까지 받았다.
▲ 한강에서 수상체험 교육한강에서 수상체험 교육 ⓒ 정은숙
처음 해보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겁도 없이 보드에 올라 중심을 잡고 빠지면 빠지는 대로 물 속에서 처음 만나 아이들과 까르르 웃고 떠들고 직접 윈드서핑을 하러 한강에 나섰을 때는 잡지에서 보던 그 장면이 연상되었다.
8월 8일부터 10일까지 참석하여 30도를 웃도는 뙤약볕 속에 아이의 안전을 위해 천막밑에 지키고 앉아 있느라 난 고생이 되긴 하였지만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며 ‘아!대한민국’ 노래 가사 같은 우리나라가 고마웠다.
이론교육 내내 엄마에게 짜증을 내면서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않던 어떤 아이도 물 속에 들어가자 표정이 밝아지면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열심히 물장난을 친다. 복지관에서 선생님을 따라 단체로 참가한 아이들 등 윈드서핑 체험에 참여한 아이들은 같은 학교도 아니면서 물 속에서 웃으며 서로 어울리고 하나 되는 모습을 보니 스포츠를 통한 연대가 아이들 개인에게도 좋지만 바람직한 성인을 키워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었다.
겨울방학에도 한강에서 멋진 체험프로그램이 개설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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