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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의 특별한 금메달

[베이징 올림픽] 온갖 반대 뚫고 올림픽 출전해 금메달 따낸 리오넬 메시

등록|2008.08.23 17:56 수정|2008.08.23 18:17
아르헨티나가 자랑하는 '리틀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21)가 그토록 원했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23일 중국 베이징 올림픽주경기장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나이지리아를 1-0으로 누르고 우승하며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아르헨티나가 금메달을 따낸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메시는 개막식 하루 전까지만 해도 올림픽 출전조차 불투명했다. 아마 이번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 중 메시처럼 출전 여부를 놓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선수는 아마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 베이징올림픽 축구 금메달을 따낸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 베이징올림픽조직위

스페인 명문구단 FC 바르셀로나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메시는 연령제한에 걸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원했지만 곧 구단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고 말았다.

물론 FC 바르셀로나의 입장도 일리는 일었다. 엄청난 연봉을 주고 데리고 있는 핵심 선수를 그것도 유럽프로축구의 시즌이 개막되는 8월에 체력적 부담은 물론이고 부상의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올림픽에 내주고 싶은 구단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국을 위해 꼭 금메달을 따고 싶었던 메시는 구단의 뜻을 거부하고 올림픽 출전을 강행했고 FC 바르셀로나 역시 이를 막기 위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까지 하면서 사건은 구단과 선수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며 일파만파로 커지기 시작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국제축구연맹(FIFA)은 '각 구단들은 23세 이하의 선수들을 올림픽에 차출해줘야 한다'며 선수의 편을 들어줬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는 "구단에게는 국가대표팀 경기일정에 포함되지 않은 올림픽에 선수를 내보내줄 의무가 없다"며 FC 바르셀로나의 손을 들어줬다.

그럼에도 메시는 스포츠중재재판소의 재판결과까지 거부하며 올림픽 출전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았고 결국 FC 바르셀로나는 올림픽 개막식 하루 전인 지난 7일 울며 겨자 먹기로 "매우 이례적이지만 메시가 올림픽에 출전해 행복하다면 허락할 것"이라며 '항복'을 선언했다.

사실상 최종결정권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메시가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FC 바르셀로나에서 메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난 것이었다.

이러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모든 축구팬들의 응원을 받은 메시는 올림픽무대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준결승에서 호나우지뉴가 버티고 있는 '필생의 라이벌' 브라질을 물리치는 등 승승장구하며 '축구가 전부'인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큰 행복을 선사했다.

이처럼 온갖 반대와 어려움을 무릅쓰고 올림픽에 출전해 조국을 위해 금메달을 따온 메시는 자신이 왜 불과 21살의 나이에 아르헨티나의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지를 몸소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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