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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없애야 말 된다 (95) 의욕적

― ‘의욕적으로 이루어 놓은’, ‘의욕적인 야망’ 다듬기

등록|2008.08.24 14:02 수정|2008.08.24 14:02

ㄱ. 의욕적으로 이루어 놓은

.. 비록 우리들이, 인간이 정교한 계획을 세워 능란하게 그리고 의욕적으로 이루어 놓은 제 업적에 경탄한다 해도 ..  《칼 야스퍼스/김종호,최동희 옮김-원자탄과 인류의 미래 (상)》(사상사,1963) 8쪽

 “인간(人間)이 정교(精巧)한 계획(計劃)을 세워”는 “사람들이 빈틈없이 계획을 세워”나 “사람들이 빈틈 하나 없는 생각을 세워”로 손봅니다. ‘능란(能爛)하게’는 ‘익숙하게’나 ‘훌륭히’나 ‘잘’로 다듬고, “제 업적(業績)에”는 “제가 한 일에”로 다듬으며, ‘경탄(驚歎)한다’는 ‘놀란다’로 다듬어 줍니다.

 ┌ 의욕적(意欲的) : 무엇을 하고자 하는 욕망이 넘쳐 있는
 │   - 의욕적 계획 / 의욕적 자세 / 의욕적으로 일하다
 ├ 의욕(意欲)
 │  (1) 무엇을 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마음이나 욕망
 │   - 의욕이 생기다 / 의욕을 잃다 / 삶에 대한 의욕을 가지다
 │  (2) = 의지(意志)
 │
 ├ 의욕적으로 이루어놓은
 │→ 힘있게 이루어 놓은
 │→ 야무지게 이루어 놓은
 │→ 힘껏 이루어 놓은
 │→ 애써 이루어 놓은
 └ …

 ‘의지(意志)’와 같은 말이라고 하는 ‘의욕’은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리킵니다. 이 한자말에 ‘-적’을 붙여 “의욕적 계획”처럼 적으면,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세운 계획”이 될 수 있고, “하고자 하는 마음이 넘치는 계획”이 될 수 있습니다.

 ┌ 의욕적 자세 → 의욕이 넘치는 매무새 / 힘이 넘치는 모습 / 힘찬 모습
 └ 의욕적으로 일하다 → 의욕이 넘쳐 일하다 / 힘껏 일하다 / 야무지게 일하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넘치면서 무엇인가를 붙잡는 모습이 어떠한가 헤아려 봅니다. 이럴 때에는 흔히 “힘이 넘칩”니다. 곁에서 보기에도 “힘이며 기쁨이며 즐거움이며 가득하”기 마련입니다.

 힘껏 일하는 모습은 아무래도 ‘야무지게’ 또는 ‘야물딱지게’ 일하는 모습이곤 합니다. ‘굳세’기도 하고 ‘단단하’기도 하며 ‘믿음직스럽’기도 합니다.

 ┌ 능란하게 그리고 의욕적으로 이루어 놓은
 │
 │→ 훌륭하면서 즐겁게 이루어 놓은
 │→ 솜씨 좋고 기쁘게 이루어 놓은
 └ …

 어떤 일을 힘껏 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즐겁게’ 받아들입니다. 일이 고되거나 벅차다고 해도, 끝까지 ‘기쁜’ 마음으로 온힘을 다하곤 합니다. 외려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더욱 ‘보람’을 느끼면서 ‘애쓸’ 수 있습니다.


ㄴ. 의욕적인 야망

.. 의욕적인 야망이 어느덧 잠자기 시작했고, 언제나 펄펄 끓던 나의 가슴과 독기어린 불을 담고 있던 두 시선은 더 이상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향하지 않았다 ..  《유재순-下品의 일본인》(청맥,1994) 10쪽

 ‘야망(野望)’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국어사전 풀이를 보면, “크게 무엇을 이루어 보겠다는 희망”이라고 나옵니다. 그러면, 토박이말 ‘꿈’은 이 ‘야망’과 얼마나 다를까 헤아려 봅니다. 또는, ‘부푼 꿈’이나 ‘큰꿈’이라고 할 때, 또 ‘푸른 꿈’과 ‘무지개 꿈’이라고 할 때와는 어떻게 다를까 곱씹어 봅니다.

 “잠자기 시작(始作)했고”는 “잠들어 버렸고”로 다듬습니다. “나의 가슴”은 “내 가슴”으로 손보고, ‘시선(視線)’은 ‘눈길’로 다듬으며, ‘더 이상(以上)’은 ‘더는’으로 손봅니다. “불꽃을 향(向)하지 않았다”는 “불꽃을 보지 않았다”로 풀어냅니다.

 ┌ 의욕적인 야망 (x)
 ├ 펄펄 끓던 내 가슴 (o)
 │
 │→ 넘치던 꿈
 │→ 샘솟던 꿈
 │→ 당찬 꿈
 │→ 야무진 꿈
 │→ 부푼 꿈
 └ …

 보기글 앞머리에는 “의욕적인 야망”이라고 적었으나, 가운데 짬에는 “펄펄 끓던 나의 가슴”이라고 적습니다. 앞뒤 글월을 찬찬히 생각합니다. 우리들이 “펄펄 끓이는 가슴”이란, 다름아닌 “의욕적인 야망”을 가리키지 않겠느냐고, “펄펄 끓듯한 꿈”이 바로 “의욕적인 야망”과 같지 않겠느냐고.

 ┌ 타오르는 꿈
 ├ 넘실대는 꿈
 ├ 출렁이는 꿈
 ├ 꿈틀거리는 꿈
 └ …

 이룰 수 있으면 그지없이 반갑지만, 이루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힘껏 애쓰고 땀을 쏟았다면 싱긋 웃으면서 돌아설 수 있습니다. 이룬 꿈도 아름답고, 이루지 못한 꿈도 아름답습니다. 좀더 야무지게 다독여 보려고 했으나 엉성궂고 만 말씀씀이도 아름답고, 좀더 마음을 쏟아서 살뜰히 풀어낸 말씀씀이도 아름답습니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http://hbooks.cyworld.com (우리 말과 헌책방)
http://cafe.naver.com/ingol (인천 골목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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