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제비 날아갈 때까지 철거공사 미루었지요"
부산 감초탕~천주교아파트 사이 도로개설공사, 서구청 등 특별한 배려에 제비가족 살려
▲ 부산 감초탕~천주교APT 사이 도로개설공사를 진행하며 철거대상에 들어가 있었던 주택의 처마 밑에 있던 제비둥지다. 아기 제비가 날아갈 때까지 철거공사가 미루어져 제비를 살릴 수 있었다. ⓒ 습지와새들의친구
"작지만 따뜻한 마음과 배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큰 희망입니다. 고맙습니다."
PH종합건설은 부산 감초탕~천주교APT 사이 도로개설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업체는 최근 부산시 서구 아미동2가 일대에서 주택철거공사를 벌였다.
한 주민이 철거 대상에 들어가 있는 한 주택의 처마 밑에 제비집이 있고, 그 둥지 안에 아기 제비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주민은 지난 8일 환경단체인 '습지와새들의친구'에 전화를 걸어 "도로공사로 집이 철거되면서 아직 둥지를 떠나지 못한 제비가족이 죽게 되니 어떻게 살릴 방법이 없겠느냐"고 문의했다.
이 단체는 곧바로 부산 서구청에 "3, 4일 안에 아기제비가 둥지를 떠나니 그때까지 공사를 기다려 줄 수 있으면 가장 좋겠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부산 서구청은 건설업체에 이같은 사실을 전하고, 업체도 받아들였다. 부산 서구청 환경위생과 조은경씨는 아기 제비가 언제 둥지를 떠나는지를 살폈다. 아기 제비는 지난 12일 두 마리가 날아가고, 다음 날 남아 있던 1마리가 둥지를 떠났다.
조씨는 지난 14일 빈 둥지가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건설업체는 주택 철거작업에 들어갔던 것. 조씨가 그동안 찍어 놓았던 사진을 '습지와새들의친구'한테 보내왔으며, 이 단체는 27일 관련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려놓으면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이 단체는 "며칠 후면 날 수 있다고 설명해 주셔서 아기 제비들을 살릴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위기에 처한 제비가족을 안타까이 여겨 전화를 주신 주민과 민원 접수 후 매일 현장을 나가 제비 둥지를 살피며 제비를 살리고자 애쓴 공무원한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