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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오기 복원? 낙동강 운하 계획 철회부터

10월 중국서 들어오는 희귀 조류 따오기... 환경연합 "서식지 파괴하고 복원 가능한가?"

등록|2008.08.27 21:45 수정|2008.08.27 21:45

▲ 경남 창녕군 우포늪 인근 둔터마을에 조성 중인 ‘따오기 증식·복원센터’ 조감도. ⓒ 경남도청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따오기 1쌍이 중국(산시성 양시엔)에서 오는 10월 경남 창녕 우포늪(소벌)으로 들어올 예정인 가운데, 환경단체가 "따오기 복원에 성공하려면 낙동강운하 계획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환경부·경남도·창녕군 등은 따오기 입식 준비에 분주하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 방한기간인 지난 25일 환경부와 중국 임업국간 따오기 도입 양해각서(MOU)가 체결되었다.

따오기는 경남 창원 일원에서 열리는 람사르총회(10월 28일~11월 4일) 이전까지 들어올 예정이다. 창녕군 우포늪 인근 둔터마을에는 65억원을 들여 '따오기 증식·복원센터'가 건립 중에 있다.

따오기는 검역 등의 과정을 거쳐 비행기로 수송할 예정이다. 따오기가 우포늪 복원센터에 도착하면 적응기간을 갖기 위해 센터 내 검역동에서 한 달을 지내게 된다. 이 때 중국 측 전문가 2명이 함께 입국한다.

복원센터에는 검역동과 번식게이지 1채 등이 들어서는데, 8월 말 현재 5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이곳에는 그물망 울타리와 인공사육장, 야생적응 훈련장, 인공부화장, 연구·관리동, 방문자센터 등도 갖춘다.

따오기는 우리나라에서 1979년 1월 경기도 문산 판문점 근처에서 마지막으로 관찰된 뒤 발견된 적이 없는 희귀조류다. 따오기 복원은 쉽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경우 중국에서 1쌍을 받아 증식에 나섰지만 실패해 두 차례 더 도입해 겨우 성공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포늪 생태계 복원 없이는 따오기 없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 신석규·임영대·최재은)은 27일 따오기 입식과 관련한 논평을 내고 몇 가지 우려를 나타냈다.

먼저 따오기 복원 사업에 들어가는 엄청난 예산부터 걱정했다. 이 단체는 "65억원을 들여 종 복원센터와 야생적응시설을 지을 계획이며, 사육사와 중국인 전문가의 인건비, 운영비도 해마다 수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문제는 이번에는 무상기증이지만 다음에는 대가를 치르고 도입하여야 한다"면서 "복원에 실패하게 되면 따오기를 중국에서 새로 들여와야 하고, 복원에 성공하더라도 근친교배를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종을 들여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주변 환경 파괴도 걱정거리다. 이 단체는 "사업이 결정되었다면 성공을 거두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따오기가 살 서식조건이 맞아야 한다"면서 "경상남도는 100여 마리로 증식에 성공하면 우포늪에 방사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지금 우포늪은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주변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환경의 변화로 사라졌던 따오기가 과연 우포늪에 정착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라며 "따오기복원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포늪 자연 생태계의 복원이 우선되어야 하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김태호 경남지사가 '낙동강 운하' 추진 입장을 내놓았는데, 마찬진환경운동연합은 따오기 복원의 성공을 위해서는 운하 계획이 철회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단체는 "경남도는 우포늪에 따오기를 복원하겠다면서 낙동강운하를 추진하고, 정식명칭은 뱃길복원사업이라지만 운하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운하가 우포늪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고, 특히 홍수위의 상승으로 우포늪 생태계가 교란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현재 우포늪은 깊은 곳이 60㎝ 정도이다"며 "하지만 낙동강운하는 수위를 두 배 가까이 상승시켜 습지식물과 철새들에게는 엄청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고 덧붙였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경상남도는 앞뒤가 맞지 않는 사업계획을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따오기를 복원하겠다면서 각종 시설물들로 따오기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고, 서식지의 생태계 복원이 아니라 아예 망치는 사업을 함께 계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우포늪의 생태계 복원 없이는 따오기가 없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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