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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걸친 선암사 길

보수공사는 적당이, 입장료는 꼬박꼬박

등록|2008.08.28 11:56 수정|2008.08.28 11:56
태고종과 조계종의 갈등으로 인해 순천 선암사에 대한 사실상의 모든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순천시가, 선암사의 권리를 지나치게 간섭만하고 보수와 유지에는 소극적이어서 향후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 선암사 심검당은 공기가 정해지지 않았을까? ⓒ 윤병하


선암사 심검당 보수 공사는 당초 설정한 공사기간(2007.8.27 ∼2008.8.12)이 훨씬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보수공사 설계로 인해 지금까지 공사 자체가 중단되었다가, 선암사측의 강력한 항의로 3일 전에 재공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사게시판에는 공사기간이 테이프로 붙혀져 있어서 일반인들은 시청에서 확인해야만 알 수 있었다. 또 선암사 진입로는, 한 때 건교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상위에 들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여기저기 파헤쳐져 있다.

배수로가 어디?배수로도 없는 선암사 산책로가 아름다운 길 100선(?)에서 빠진 것은 당연할 듯 ⓒ 윤병하


장마철이 지나면 매년 반복되는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근본적인 배수로 설치에 대해선 검토조차도 해 오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적지 않는 파장이 예견됐다. 더군다나 보수를 했다는 구간마저도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흙길은 사라지고, 그곳에서 임시로 근무하는 청원공무원들이 근처 주변에서 파온 자갈과 흙들로 보수를 해서, 주변의 미관마저도 크게 훼손시키고 있었다.

산책길 보수공사아름다운 길이 보수공사로 인해 더덕더덕 누더길로 바뀌어도 괜찮을까? ⓒ 윤병하


순천시 연향동에 사는 박 아무개(46)씨는 모처럼 유치원생인 아들과 함께 선암사 길을 걷다가 돌에 걸려 다리를 삐었다고 하면서 순천시가 입장료는 꼬박꼬박 받아서 도대체 무엇에 쓰는지 모르겠다고 순천시 행정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공사장 진입로 같은 산책로한 때 아름다운 흙길이었던 선암사 진입로가 흙길인지 자갈길인지 모르게 돼있다 . ⓒ 윤병하


한편, 기존 선암사 산책로 보수는 제대로 되어있지 않는 반면에, 순천시에서 기존 산책로 옆에 새로 건립한 야생차체험관 산책로는 잘 정비되어 있어서 완전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야생차 체험관 산책로선암사 산책로 옆에 잘 정비된 야생차체험관 산책로. 순천시에서 직접 운영해서 일까? ⓒ 윤병하


이에 대해 순천시 선암사 관리를 맡고 있는 문화재계 계장은 지금까지 진입로 공사에 대한 임시적 조치만을 해 왔을 뿐, 전반적인 검토를 해 보지는 못했다고 말하면서 차후에 전반적인 검토를 거쳐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순천시의 답변에 대해 선암사 총무스님은 이것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선암사측에서 이미 수차례에 걸쳐서 순천시에 개선을 요구 해왔던 사항이라고 말하면서 순천시의 부적절한 변명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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