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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순 사장, 오늘도 군사작전 펼치듯 출근 '성공'

청원경찰 1백여명 사장 위해 철벽 방어... KBS 사원행동, "내일도 출근 저지"

등록|2008.08.28 11:15 수정|2008.08.28 11:58

▲ KBS 청원경찰이 28일 이병순 사장 출근에 맞춰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직원들을 한쪽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직원들의 뒷편에는 사복을 입은 청원경찰들이 KBS 사원행동 직원들을 막기 위해 뛰어오고 있다. ⓒ 이경태


28일 오전 7시 45분, 이병순 KBS 신임 사장은 청원경찰 십여명의 호위를 받으며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이하 KBS 사원행동)의 저지를 뚫고 출근에 '성공'했다. 단 2분 만이었다.

KBS 사원행동은 이날 오전 7시부터 KBS 본관 1층 주차장 입구에서 이 사장의 출근을 막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주차장 입구 앞에는 "언론장악 청부사장 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이 펼쳐졌고, 10여명의 KBS 사원행동 소속 사원들은 "사수 공영방송"이라고 적힌 손 피켓을 들고 현수막 앞에 섰다.

청원경찰은 오전 7시 35분경 KBS 본관 옆 계단과 주차장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이 모습을 드러낸 지 10분도 지나지 않아 이병순 사장을 태운 승용차와 이원군 KBS 부사장을 태운 승용차가 주차장 앞에 도착했다. 이원군 부사장이 먼저 차에서 내리자 청원경찰들이 '작전'을 개시했다.

▲ 사복을 입은 KBS 청원경찰들이 주차장 입구를 틀어막고 이병순 사장이 엘리베이터를 탈 때까지 방어하고 있다. ⓒ 이경태


계단 옆과 주차장 입구 옆에 있던 청원경찰들이 KBS 사원행동 측 사원들을 껴안고 저지에 나섰다. 사원행동 측 사원들이 청원경찰의 저지를 뚫으려고 격렬히 저항하는 동안 이병순 사장은 청원경찰에 둘러싸인 채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일부 사원들이 저지를 뚫고 주차장으로 달려갔지만 이내 주차장 쪽에서 뛰쳐나온 100여명의 사복 청원경찰에 막혀 이 사장의 얼굴조차 볼 수 없었다. 이들은 이 사장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장실로 올라간 다음에야 철수했다.

김현석 KBS 사원행동 대변인(KBS 기자협회장)은 "단 10명으로 100명이 넘는 청원경찰의 저지를 뚫기 어렵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10여명이 조를 짜서 이병순 사장 출근저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우선 KBS 노조가 '조합원 총회를 위해서는 1/3의 조합원, 1300~1400명의 서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오는 9월 1일부터 조합원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을 계획"이라며 "앞으로의 싸움 중 더 중요한 것은 이병순 사장이 밝혔던 '일부 프로그램 폐지', '사전 기획 검열' 등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다. 더 많은 KBS인들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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