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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변호사>, 우이경-변혁 커플을 지지한다

시청자 게시판에 인기 투표중, 1위는 우이경-한민국 커플

등록|2008.08.29 13:40 수정|2008.08.29 13:40
"너까지 거기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어."

올림픽에서 최민호 선수가 그 멋진 꽃미남을 그야말로 딱지치기 하듯 남자답게 멀리 집어 던지고서, 정작 승리가 확정되자 수줍은 사춘기 소녀처럼 흘러나오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나 역시 흐르는 눈물을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아마도 내 눈에서 다시 그런 눈물을 흘리는 날은 없을 것이라 여겼는데, 지난 27일 또 다른 한 남자의 뜨거운 가슴이 내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그 남자의 이름은 바로 MBC 드라마 <대한민국 변호사>의 주인공 변혁(류수영분)이었다.

사실 <뉴 하트>, <온 에어>, <일지매> 등 수목 드라마에 한창 빠져 살다가 그 후속 드라마들이 내 취향과 그다지 맞지 않아 한동안 수목 드라마 자체를 잊고 살았다. 가끔 시간 있을 때 보는 정도였다. 그러다 <대한민국 변호사>에서 가슴 아픈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

바로 변혁이 과거 자신의 연인이었던 우이경(이수경분)에게 자신이 6년 전 아무 말 없이 곁을 떠나야 했던 이유를 말하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그 이유를 말하는 상황까지도 변혁이 참으로 애처롭게 느껴지는 것이다.

대한민국 변호사 커플 인기 투표당신은 누구를 지지합니까? ⓒ iMBC



우이경이 변혁에게 6년 전 자신을 떠날 때 자신에게 준다고 했던 아파트 소유권을 인정하라며 자신의 핸드폰에 녹음을 하게 한다. 그러자 변혁은 아파트 대신 아파트 값을 주며 안되겠냐고 묻고 우이경은 술을 먹고 있던 변혁을 보며 그 얘기를 듣고 화를 내며 가버린다. 그리고 우이경은 깜박 잊고 핸드폰을 안 가지고 간다. 그러나 여전히 녹음 중이던 우이경의 핸드폰에는 변혁이 우이경이 가고 난 후 혼잣말로 자신이 떠나야 했던 이유를 말하던 변혁의 목소리가 담긴다.

"아버지 병원비도 갚고, 동생들 학비도 다 대주어야 하고."

한 마디로 엄청난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그 지옥 같은 상황에 자신이 정말 사랑하는 여자를 결코 데리고 갈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애절하지 않은가! 이 장면을 계기로 <대한민국 변호사>라는 드라마에 좀 더 관심이 생겨 인터넷 등을 뒤져 내용을 찾아보고 급기야 드라마 홈페이지까지 찾아가는 좀처럼 하지 않는 일까지 하게 되었다.

그렇게 내용을 종합해본 결과 한민국(이성재분)이 원래 이애리(한은정)와 부부 사이였는데 이혼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우이경이 한민국 변호사가 되고 변혁이 이애리 변호사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민국과 우이경이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었다.

으악! 이러면 안 되는 것이지 않은가. 어쩐지 이러면 우이경과 변혁보다 우이경과 한민국이 사랑의 결실을 맺을 확률이 높아 보였다. 그래도 변혁이 자신이 떠나야 했던 이유를 녹음한 핸드폰이 있는지라 일말의 희망이 생겼다.

그리고 처음으로 지난 28일 <대한민국 변호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았다. 왜냐고? 우이경이 변혁의 목소리가 담긴 핸드폰 녹음 내용을 들어야 하는 장면을 꼭 봐야 했기 때문이었다. 거의 끝나갈 시간이 다 되도록 우이경은 핸드폰에 녹음된 소리를 들을 생각조차 안 하다가 드라마가 끝나갈 무렵 드디어 듣기 시작한다. 그런데 변혁이 우이경을 떠나간 그 중요한 목소리가 녹음된 순간 우이경은 다른 일을 하러 가고, 엉뚱하게도 한민국이 그 녹음 내용을 듣게 된다. 게다가 그로 인해 전투력이 상승한 한민국이 우이경과 키스에 이르기까지 한다.

그저 드라마일 뿐인데 그 순간 내 마음은 그야말로 미쳐버릴 것 같았다. 변혁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아, 그렇지! 사전 제작 드라마는 시청자들 반응을 보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니, 변혁과 우이경을 이어달라고 하는 시청자 반응이 많으면 그렇게 될 거야. 내가 가서 힘을 보태자.

대한민국 변호사 커플 인기 투표여성들이 더 많이 참여했다. 여성들은 새로운 사랑을 더 바라는 것일까? ⓒ iMBC



어떻게 힘을 보태야 할까 고민을 하던 순간, 드라마 홈페이지에는 그야말로 내 마음에 쏙 드는 설문 조사를 하고 있었다. 과연 <대한민국 변호사>에서 어떤 커플이 가장 잘 어울리냐는 것이었다.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망설일 것도 없었다. 곧바로 변혁과 우이경 커플에 투표를 했다. 변혁의 그 쓰라린 마음을 아는 시청자들이라면 분명 변혁과 우이경의 압도적 승리이리라.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4209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2548명 61%라는 압도적 지지로 한민국와 우이경 커플이 1위를 달리고 있지 않은가. 우이경과 변혁은 900명으로 21%에 그쳐 있었다. 가슴이 아팠다. 어째서 시청자들은 변혁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이냐고!

다시 생각해보았다. 자신과 결혼하면 경제적 어려움이 보이고 고생할 것이 확실했기에 사랑하던 여자 곁을 떠난 남자, 그 남자가 잘못한 것일까. 자신의 상황을 솔직히 말하고 함께 극복하자고 말하고 그 여자를 잡는 것이 옳았던 일일까.

그래서 이리 부탁해 본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그리 행동한 변혁이 옳다고 생각하신다면 <대한민국 변호사>홈페이지에 가서 변혁과 우이경 커플에 투표 좀 해달라고. 물론 한민국과 우이경 커플에 투표할 생각이라면 안 가도 된다.

이거 참, 드라마에 너무 심하게 빠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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