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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 과연 튼튼할까?

[장목수의 목조주택이야기 1]

등록|2008.08.30 14:33 수정|2008.09.01 09:23

▲ 논산 등화동에 짓기 시작한 조감도 ⓒ 장승현


"목조주택 과연 튼튼할까?"

목조주택을 짓다 보면 제일 많이 듣는 말이다. 처음에 집을 짓는 걸 보면 성냥개비로 여치집을 짓듯 나무를 가지고 장난하는 듯해 대부분 건축주들이 불안해 한다.

나도 7년 전  대전에서 15년 정도 살다 고향인 연기군 서면 고복리에다 집을 짓자 동네 사람들이 하는 말이 "저 애가 여기서도 어렵게 살더니  대전서두 어렵게 살았나 고향 들어와서 짓는다는 것이 겨우 성냥개비루 판자집이나 짓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사실 경량목구조는 처음에 집을 짓는 걸 보면 참으로 허술해 보인다. 투바이 퍼(2인치, 4인치)의 각재로 모든 기둥을 만들어 집을 형성하다 보니 모르는 사람이 볼 때는 집이 약해 보이는 게 당연하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건축 형태는 분단국가라 그런지 벽돌이나 콘크리트 등 벙커 수준의 벽으로 집을 지어야 튼튼하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전쟁을 겪은 민족의 슬픈 생활 습관인지도 모른다.

▲ 투바이퍼 경량목구조의 벽체 세우기 ⓒ 장승현



목조주택을 이야기할 때 보통 한옥과 경량목구조를 많이 비교한다. 한옥은 기둥과 보의 구조로 보통 기둥과 기둥 사이를 보가 가로질러 지나가는데 이 기둥과 보가 경량목구조에 비해 굵고 튼튼해 보인다.

그러나 과연 이런 방식의 집이 튼튼할까?

한옥은 매년 비가 새서 기와장을 걷어내고 수리를 해야 한다. 또한 지붕에 흙과 기와를 버티지 못해 창호 인방이나 문틀이 힘을 받아 휘어지곤 한다.

▲ ▲ 벽체에 OSB 합판 붙이기 ⓒ 장승현


그러나 경량목구조는 16인치 간격으로 기둥이 서고 합판과 사이딩 등 마감재료 때문에 한옥의 기둥과 보 구조보다 더 튼튼하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식 목조주택은 집의 수명이 보통 100년에서 200년으로 보고 있다. 보통 시멘트, 철, 나무를 봤을 때 제일 먼저 부식되는 게 철이다. 그리고 시멘트는 30년 정도면 수명을 다한다. 그런데 목조는, 부석사 무량수전 같은 건물은 1000년을 이야기하는 것 아닌가?  물론 그동안 많은 수리는 해왔겠지만 말이다.

▲ 2층 장선을 깔고 바닥을 만든 후 2층 벽체를 세웠다 ⓒ 장승현



목조주택의 튼튼함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시되는 게 지붕 구조이다. 한옥이 서까래와 기둥과 보의 구조라면 목조주택은 서까래와 트러스, 벽체 등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서까래를 걸 때 제일 신경써야 하는 일이 적설하중이다. 경량목구조에서는 집이 튼튼하냐고 할 때는 우선 고려되어야 할 게 눈이 쌓였을 때 버틸 수 있는 지붕구조를 말한다.

▲ 2층 장선을 깔고 바닥을 만든 후 2층 벽체를 세웠다 ⓒ 장승현


그래서 경량목구조 건축에서는 적설하중을 버틸 수 있는 집을 설계해야 한다. 내림벽을 통해 기초까지 받는 적설하중을 고려하면 알래스카 등 눈이 많이 쌓이는 곳에서도 튼튼하게 버틸 수 있는 건축 구조가 경량목구조인 것이다.

또한 제일 중요한 건 지진이다. 일본의 지진 속에서도 가장 튼튼하게 잘 버틸 수 있는 게 경량목구조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세종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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