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 글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
[서평]고종석의 <도시의 기억>
내가 처음 성인이 되어서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그것은 우리나라를 구석구석 알고 싶었다. 대학다니면서 주말마다 지도를 들고 전국을 다녔는데, 나중에 외국나기기 전에 우리의 산과 들을 실컷 보고 싶었고, 내마음속에 좋은 추억으로 , 내머리속에 냉철한 기억으로 남기고 싶었다. 그 당시 고향을 벗어나 서울에 처음 올라와 대학을 다닌지라 모든 게 신선하고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서울근교까지 정복하고(?) 전남 땅끝마을부터 제주도, 강원도에 첫발을 내딛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를 알지 못하면서 외국의 어디가 좋았네하며 떠들기는 싫었기 때문이었을 게다.
그런데, 낯선 곳에서 무엇보다 먹고 자는 일을 해결하는 일이 우선이라서, 일단은 그 고장의 대학가로 가서 싸고 양질의 식사를 했었고, 중소도시는 택시를 타고 운전사아저씨께 물어보거나 기사식당으로 갔었다. 그렇게 나의 젊은 시절의 낯선 곳에 대한 여행은 오랫동안 머물수 있는 시간의 되돌림과 기댈 수 있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고종석의 [도시의 기억]책을 손쉽게 집어든 이유는 지금까지 그의 글솜씨 명성에 힘입은 바 크다. 아니 지금까지 그의 글을 읽어왔던 낯설지 않은 글 냄새였을지도 모른다. 그가 이번에 스무권의 책을 내었다고 하는데, 나 역시 저자의 대표적 몇권을 가지고 있다.
먼저 그는 아주 정확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국어의 풍경들]이라는 책은 여전히 쇄를 계속하고 있고, 그의 글은 균형잡힌 시각에서 정확한 분석을 토대로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를 보여주고 있다. 기자생활을 하면서도 기사의 언어로만으로 다룰 수 없었던 또다른 개인적인 선악, 가치, 진실을 다룬 소설가이기도 했는데, 그는 [기자들], [제망매]를 통해 소설가로서,[감염된 언어]를 통해 언어학도로, [자유의 무늬], [신성동맹과 함께 살아가기]로 정치평론 저널리스트로 날카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학생들의 논술교과서로 쓰는 [코드훔치기]는 몇년째 꾸준히 베스트셀러로 애독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책은 다른 책보다 재미있으면서도 읽는데 조금 오래걸렸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저자가 소개한 도시에 기억이 나에게는 기억의 언저리가 빈약할 뿐만아니라, 그의 인문사적 역사적 지적인 설명에 못미쳤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여행한 도시 하나하나를 지도를 짚어가며 역사책도 들쳐보며 읽어나갔다.
그가 소개한 도시의 기억은1992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파리에 근거지를 두고 유럽의 여러 도시를 취재차 둘러봤던 경험이 이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의 기자들'이라는 기자연수프로그램참가 경험을 통해 스페인,북아프리카,유고,헝가리, 체코,오스트리아,이탈리아,프랑스,독일,벨기에,네덜란드등 유럽의 여러 도시를 소개한다. 그 도시속에서 그 도시만의 독특한 역사적 흔적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인문학적, 철학적, 역사적, 철학적 한 획을 긋었던 인물과 유물들을 만나는 일은 이 책을 읽는 또다른 재미로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책 후반의 미국여행에 대한 감회는 유럽여행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모양이다. 아마도 세계의 여러도시가 비슷해지는 가운데에서도 그 도시만의 영혼의 흔적을 찾는 맛이 떨어졌을까.
사람마다 여행의 기억은 가는 곳마다 머물렀던 공간에 대한 기억으로 소중하게 다가온다. 어디 그뿐이랴, 시간의 간격속에 다시 찾는 기억도 새로울 수 밖에 없다. 아직은 부모님을
모시고 일본밖에 다녀온 나로서는 유럽의 여러도시에 대한 저자의 소개는 무엇보다 동경으로 다가온다. 그래도 아직은 내 아이들에게 우리의 산천을 먼저 보여주고 싶다. 가까운 휴일에 나는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우리 땅 여기저기를 밟아보면서, 나의 젊은 시절의 기억을 도란도란 얘기해주면서 말이다. 그리고 언젠가 유럽으로 가는 행운이 찾아오면 저자의 소중한 기억들을 우리 아이들과 같이 가슴속에 담아오고 싶어진다. 이번 책을 통해 예전의 여행 기억을 상기시켜 주었고, 또다른 여행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주어서, 고종석님의 글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덧붙여 책에 소개된 도시와 연결된 주요 인물과 내용을 간략히 요약해본다.
일본: 오사카- 역사학자 김석형선생과의 에피소드, 한국인에 일본인의 시각.
나라- 사슴공원, 동대사의 웅장함
교토- 철학의 거리, 금각사(미시마유키오)
스페인: 말라가- 해안, 피카소의 생가
세비야- 보마르세, 스페인광장
알헤시라스- 아랍어의 어원이야기
그라나다- 알람브라궁전
아랑후에스- 정원, 협주곡, 호아킨로드리고
코르도바- 세계지적 메트로폴리스, 이슬람
포르투갈: 리스본- 소박함, 파두박물관
북아프리카(모로코): 탕헤르- 마그레브
크로아티아: 자그레바- 경제중심지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 정치중심지
헝가리: 부다페스트- 동방의 파리, 루카치,아르놀트하우저,만하임
오스트리아: 빈-파리와 라이벌, 보수, 신성로마제국, 합스부르크가
체코: 프라하- 빈보다 서쪽에 위치, 밀란쿤데라
독일: 라이프니치- 고전적도시, 음악가 바흐,슈만,바그너
드레스덴- 옛 동독 폭격지역
베를린- 훔볼트대학(피히테,헤겔,마르크스), 윤이상
이탈리아: 로마- 소매치기, 트레비분수 많은 유적
밀라노- 경제적 수도
토리노- 안토니오 그람시, 카보우르 백작, 유벤투스FC
프랑스: 파리- 세차례 방문
콩피에뉴- 잔다르크 동상
퐁텐블로- 화가 밀레
디에프- 노르망디 항구, 홍세화씨
스트라스부르- 독,블 경계지역, 유럽의회
벨기에: 브뤼헤 , 브뤼셀
네덜란드: 헤이그- 실질적 수도
로테르담- 에라스무스
암스트레담- 렘블란트, 데카르트
스위스: 제네바- 루소,칼벵, 소쉬르
미국: 워싱턴-
보스턴- 미국문화의 원류
세인트루이스- 서부의 관문
잭슨- 흑인민권운동지
댈러스
앨버커키- 다문화성(원주민,스페인문화)
샌프란시스코
그런데, 낯선 곳에서 무엇보다 먹고 자는 일을 해결하는 일이 우선이라서, 일단은 그 고장의 대학가로 가서 싸고 양질의 식사를 했었고, 중소도시는 택시를 타고 운전사아저씨께 물어보거나 기사식당으로 갔었다. 그렇게 나의 젊은 시절의 낯선 곳에 대한 여행은 오랫동안 머물수 있는 시간의 되돌림과 기댈 수 있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먼저 그는 아주 정확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국어의 풍경들]이라는 책은 여전히 쇄를 계속하고 있고, 그의 글은 균형잡힌 시각에서 정확한 분석을 토대로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를 보여주고 있다. 기자생활을 하면서도 기사의 언어로만으로 다룰 수 없었던 또다른 개인적인 선악, 가치, 진실을 다룬 소설가이기도 했는데, 그는 [기자들], [제망매]를 통해 소설가로서,[감염된 언어]를 통해 언어학도로, [자유의 무늬], [신성동맹과 함께 살아가기]로 정치평론 저널리스트로 날카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학생들의 논술교과서로 쓰는 [코드훔치기]는 몇년째 꾸준히 베스트셀러로 애독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책은 다른 책보다 재미있으면서도 읽는데 조금 오래걸렸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저자가 소개한 도시에 기억이 나에게는 기억의 언저리가 빈약할 뿐만아니라, 그의 인문사적 역사적 지적인 설명에 못미쳤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여행한 도시 하나하나를 지도를 짚어가며 역사책도 들쳐보며 읽어나갔다.
그가 소개한 도시의 기억은1992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파리에 근거지를 두고 유럽의 여러 도시를 취재차 둘러봤던 경험이 이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의 기자들'이라는 기자연수프로그램참가 경험을 통해 스페인,북아프리카,유고,헝가리, 체코,오스트리아,이탈리아,프랑스,독일,벨기에,네덜란드등 유럽의 여러 도시를 소개한다. 그 도시속에서 그 도시만의 독특한 역사적 흔적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인문학적, 철학적, 역사적, 철학적 한 획을 긋었던 인물과 유물들을 만나는 일은 이 책을 읽는 또다른 재미로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책 후반의 미국여행에 대한 감회는 유럽여행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모양이다. 아마도 세계의 여러도시가 비슷해지는 가운데에서도 그 도시만의 영혼의 흔적을 찾는 맛이 떨어졌을까.
사람마다 여행의 기억은 가는 곳마다 머물렀던 공간에 대한 기억으로 소중하게 다가온다. 어디 그뿐이랴, 시간의 간격속에 다시 찾는 기억도 새로울 수 밖에 없다. 아직은 부모님을
모시고 일본밖에 다녀온 나로서는 유럽의 여러도시에 대한 저자의 소개는 무엇보다 동경으로 다가온다. 그래도 아직은 내 아이들에게 우리의 산천을 먼저 보여주고 싶다. 가까운 휴일에 나는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우리 땅 여기저기를 밟아보면서, 나의 젊은 시절의 기억을 도란도란 얘기해주면서 말이다. 그리고 언젠가 유럽으로 가는 행운이 찾아오면 저자의 소중한 기억들을 우리 아이들과 같이 가슴속에 담아오고 싶어진다. 이번 책을 통해 예전의 여행 기억을 상기시켜 주었고, 또다른 여행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주어서, 고종석님의 글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덧붙여 책에 소개된 도시와 연결된 주요 인물과 내용을 간략히 요약해본다.
일본: 오사카- 역사학자 김석형선생과의 에피소드, 한국인에 일본인의 시각.
나라- 사슴공원, 동대사의 웅장함
교토- 철학의 거리, 금각사(미시마유키오)
스페인: 말라가- 해안, 피카소의 생가
세비야- 보마르세, 스페인광장
알헤시라스- 아랍어의 어원이야기
그라나다- 알람브라궁전
아랑후에스- 정원, 협주곡, 호아킨로드리고
코르도바- 세계지적 메트로폴리스, 이슬람
포르투갈: 리스본- 소박함, 파두박물관
북아프리카(모로코): 탕헤르- 마그레브
크로아티아: 자그레바- 경제중심지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 정치중심지
헝가리: 부다페스트- 동방의 파리, 루카치,아르놀트하우저,만하임
오스트리아: 빈-파리와 라이벌, 보수, 신성로마제국, 합스부르크가
체코: 프라하- 빈보다 서쪽에 위치, 밀란쿤데라
독일: 라이프니치- 고전적도시, 음악가 바흐,슈만,바그너
드레스덴- 옛 동독 폭격지역
베를린- 훔볼트대학(피히테,헤겔,마르크스), 윤이상
이탈리아: 로마- 소매치기, 트레비분수 많은 유적
밀라노- 경제적 수도
토리노- 안토니오 그람시, 카보우르 백작, 유벤투스FC
프랑스: 파리- 세차례 방문
콩피에뉴- 잔다르크 동상
퐁텐블로- 화가 밀레
디에프- 노르망디 항구, 홍세화씨
스트라스부르- 독,블 경계지역, 유럽의회
벨기에: 브뤼헤 , 브뤼셀
네덜란드: 헤이그- 실질적 수도
로테르담- 에라스무스
암스트레담- 렘블란트, 데카르트
스위스: 제네바- 루소,칼벵, 소쉬르
미국: 워싱턴-
보스턴- 미국문화의 원류
세인트루이스- 서부의 관문
잭슨- 흑인민권운동지
댈러스
앨버커키- 다문화성(원주민,스페인문화)
샌프란시스코
덧붙이는 글
예스24, 알라딘에도 송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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