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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의 자취를 따라 나선 내연산 폭포

포항의 명물... 옛길 따라 걸으며 역사를 알아 간다

등록|2008.09.01 14:16 수정|2008.09.01 14:29
포항에서 가장 알려진 유명한 곳 하면 보경사와 내연산 폭포일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길을 따라 보경사와 내연산 폭포만 보고 오면 별 다른 감흥과 의미를 찾지 못한다. 지난달 30일, 이번엔 역사적으로 기록된 사실과 미리 알아보고, 겸재 정선이 그린 그림에 표현된 폭포를 보며 옛길을 걸었다. 그렇게 폭포를 감상하니 더욱 새로운 곳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연산 폭포는 겸재 정선의 그림에 나온다.

이번에 새롭게 더욱 알게 된 사실인데 내연산의 폭포는, 조선시대 실경산수화로 알려진 겸재 정선이 그린 내연산 폭포도 그림에 이미 표현되어 나온다.

내연산 삼용추도견재 정선이 그린 내연산 삼용추도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의 자료에서 인용 ⓒ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


내연산 폭포도겸재 정선이 그린 내연산 폭포도 ⓒ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 인터넷 그림


정선이 58세인 청하 현감시절 이미 이곳을 찾아 내연산 삼용추도, 고사의 송란도, 내연산 폭포도 등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학소대는 이미 표현에 하늘을 찌르는 듯한 바위가 사면으로 깍였는데 라고 소개할 정도니 당시에도 그런 풍광은 이미 잘 알려진 듯 한다.

그냥 보면 자연의 묘미 없어

그냥 우리가 알려진 일반 등산로나 도보길로 가면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으나 겸재의 그림을 감상하면서 그 당시를 떠올리며 옛길을 찾아 나서면 새롭게 보인다.

가장 먼저 만난 것은 내연산 대왕신지위, 고모당신지위 라고 쓰여진 비석이 있는 곳인데 아직도 금줄로 쳐져 있다. 이곳이 계곡 첫 머리로 이제 옛길이 시작된다.

폭포 첫 관문내연산 폭포로 가는 첫 들머리 고모당신위 ⓒ 김환대


가는 길 바위마다 조선시대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역사적 인물인 관찰사명 부터 일반인들까지 다양한 이름이 보인다.

만나 폭포는 저마다 장관이다.

옛길을 오르면서 압바우를 지나 완만한 계곡을 기우 처음 만나 병풍암은 장관이다. 바위를 돌아 떡 하니 만난 거대한 폭포는 쏟아지는 물줄기 만큼 장관인데 쌍생폭포라 한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도보 길에 보현암이 나오고 선일대 쪽으로 물길을 따라 가면 삼보폭이라는 작은 두 갈래 폭포를 만난다.

쌍생폭포가장 먼저 만난 폭포이다. ⓒ 김환대


선일대는 신선이 숨어 살았다는 곳이다. 주변은 몰랐는데 영화 난부군의 촬영 장소였다고도 한다. 폭포가 시원하다. 폭포 옆줄기를 타고 용이 절벽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믿겨지는 패인 길이 있다. 전설적인 이야기지만, 실제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용이 지나간 흔적용이 당시 하늘로 올라갓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전해지는 흔적이다. ⓒ 김환대


두번째로 만나 폭포두번째 폭포 ⓒ 김환대


여기도 많은 바위에 각자들이 새겨져 있다. 이제 연산 폭포로 오르는 구름다리가 나타난다. 구름 다리를 오르기 전 오른쪽 바위면에는 추사 김정희의 아버지 순사 김노경의 이름도 각자되어 있었다. 주변 경관을 보니 마치 금강산을 연상케 한다.

추사 아버지 이름이 보인다.추사 김정희의 아버지 이름도 새겨져 있다. ⓒ 김환대


연산폭포와 비하대

연산폭포를 이제 만나니 이 폭포는 과히 장관이다. 12폭포 중 일곱 번째 폭포인 연산 폭포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인데 미처 몰랐던 사실이 여기에도 있었다.

연산 폭포 중간지점 쯤 왼쪽 바위에 깊은 물 웅덩이가 있고 그 곳에 겸재 정선이 다녀가 겸제 정선의 이름인 정선 갑인추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어 갑인년 가을에 이곳을 다녀가 그림으로 남긴 듯 하다.

연산폭포장관을 이루는 연산폭포 ⓒ 김환대


물 웅덩이 바위 안에 겸재의 흔적연산 폭포 바위에 겸재 정선이 다녀간 각자가 새겨져 있다. ⓒ 김환대


연산폭포를 둘러보고 비하대에 오르면 겸재 정선이 그린 고사송란도의 나무와 같은 소나무가 바위 위에 정말 비스듬히 위태롭게 서 있다.

비하대에서 바라본 풍경비하대에 오르면 주변 풍광이 아름답다. ⓒ 김환대


이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떨어져 죽었는지 그들을 기리는 비도 서있다. 이 곳에 오르니 그야 말로 장관이다. 정말 정선이 다녀가 이 빼어난 전경을 그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지나쳐 모르던 사실을 설명도 듣고 직접 확인하니 역시 눈이 새롭게 보인다. 보는 안목도 길러졌다. 자연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한번 해 보고 숲의 생명력과 자연의 신비감도 다시 한 번 느끼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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