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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출신' 김정규 사천중 교장 "학교 민주화 계속"

교장공모제 거쳐 1일 취임... 전교조 경남지부장, 민주노총 경남본부 부본부장 지내

등록|2008.09.01 20:07 수정|2008.09.01 20:07

▲ 김정규 사천중학교 교장은 1일 학교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 뉴스사천 허귀용


전교조 출신 교사가 교장이 됐다. 1일 경남 사천중학교 교장으로 취임한 김정규(54) 교장은 그동안 교육 현장에서 '참교육' 실천에 앞장서왔다.

김정규 교장은 교장공모제를 통해 임명되었다. 전국에서 이번에 임명된 교장 가운데 전교조 출신은 3명이다. 전북지역에 2명이 더 있고, 영남권에서는 김 교장이 유일하다. 경남에서는 지난해 9월 1일자로 교장공모제를 거쳐 임명된 이영주 남해 설천중 교장에 이어 두 번째다.

사천중은 교장공모제를 벌였는데, 5명이 신청해 겨루었다.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3명의 후보가 사천중 학교운영위원 앞에서 경영계획서를 발표하면서 면접을 치룬 끝에 김 교장이 뽑혔다.

경상대를 나온 김정규 교장은 하일중·진서고·삼가고·삼천포공고·진주고·명신고·남해중 등지에서 수학을 가르쳤다. 명신고와 남해중 교사로 있으면서 학교운영위원도 지냈다.

'참교육' 활동을 왕성하게 했던 그는 전교조 간부도 맡았다. 전교조 진주지회장(1996, 1998~1999년), 전교조 경남지부 국공립위원장(2000년)을 거쳐 전교조 경남지부장(2001~2004년)이 그의 경력이다. 그는 2006년 2월 민주노총 경남본부 부본부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이번에 교장이 되면서 전교조 조합원 자격은 자동적으로 잃게 되었다.

그가 전교조 경남지부장으로 있을 때 경남은 조합원 가입률이 전국 최고에 이를 정도였고, 경남도교육청과 두 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는 전교조 지부장으로 있으면서 교육청과 단체교섭을 통해 '농어촌 학교에 교과전담교사 우선 배치'와 '저소득층 급식비 지원', '화장실 청소 용역화', '예산결산서 공개' 등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1일 사천중에서 열린 취임식에는 조재규·김길수·박종훈 경남도교육위원이 참석하기도 했다. 이날 취임식은 학교 운동장이 아닌 학생들이 직접 촬영을 해서 교내 TV방송을 통해 생중계로 조촐하게 진행됐다.

김 교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우리 역사 속에서 이순신 장군과 김구 선생 같은 분이 큰 사람이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거나 못 따거나 참가한 모든 선수가 큰사람이다"며 "학생들이 가진 특기를 잘 살린다면 큰 사람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김정규 교장이 신진몽 사천중 학생회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 뉴스사천 허귀용


"학생과 교사들이 자율성을 찾아내야"

김정규 교장은 1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포부를 밝혔다. 일부 시민들이 전교조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우리는 계속해서 참교육을 하겠다고 이야기했다"면서 "학교를 민주화하고 혁신하기 위해 차근차근 바꾸어 왔으며, 그런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육 현장에는 여러 문제들이 있는데, 학생 인권이나 학부모의 교육권 문제, 교사들의 교권문제를 잘 지켜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학생과 교사들이 자율성을 찾아내야 하는데, 지금까지 기계적․형식적인데서 벗어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교조 활동이 저의 의식과 삶을 한두 단계 끌어올리는 단초가 되었다"면서 "희생과 헌신, 그리고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교육행정과 교육과정, 교육방법 등 많은 공부와 연구를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전교조 활동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보람은 훌륭한 선생님들을 많이 만난 것이며, 참교육실천대회 등에서 창의적인 수업과 다양한 교육활동을 하는 많은 선생님들을 만났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그런 분들과 의미있는 대화와 토론을 나누는 행운도 누리게 되었는데, 교장이 되어 검증된 능력을 갖춘 교사들을 초빙해 학교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학교 경영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교육의 본질 추구에 역점을 둘 것"이라며 "학력을 신장하고 인성을 다듬는 것이야말로 교육의 본질인데, 맞춤형 수준별수업, 개성과 적성을 살리는 방과후학교, 홈페이지를 활용한 문답교실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거나 신설하여 학력향상에 먼저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생 휴게실 등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대폭 확대하고, 학사달력을 만들고, 화장실에 화장지를 비치하는 등 학생복지예산을 대폭 늘릴 것"이라며 "모든 학습준비물은 학교 예산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무회의도 바뀐다. 그는 "교무회의를 일방적으로 지시 명령하는 회의체계에서 벗어나 학교 문제를 토론하는 마당으로 만들 것"이라며 "최소 월 1회 이상 전체 교직원이 모여서 학교 현안 문제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겠다"고 피력했다.

김 교장은 "참신하고 발전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교사에겐 인센티브를 줄 생각"이라며 "나아가 학교의 모든 행정과 정보는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제시했다.

사천중을 전국의 가장 우수한 학교로 만들 포부도 제시했다. 사천중에 걸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한 그는 "선진학교 방문 등을 통해 자료를 모아서 사천중의 실정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토론과 토의를 통해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원마련도 제시했다. 그는 "학교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기업체와 동문회, 출향인사를 대상으로 재원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역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지역화 교재 만들기, 사천사랑 체험학습의 날 등을 운영하여 지역화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역사회 연계할동도 중요하다. 그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을 학교급식으로 연결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민의 교육활동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며, 동문과 함께 하는 교육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민을 위한 학교 시설 개방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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