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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민족주의로 한일고대사를 바라보자

[서평] <한일고대사 유적답사기>

등록|2008.09.02 11:53 수정|2008.09.02 11:53

▲ 한일고대사에 대한 참신한 시각을 보여주는 한일고대사유적답사기 ⓒ 삼인

한일고대사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것은 너무 오랜 시간이 흐른 탓도 있고 일제에 의해 많은 부분의 역사가 왜곡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일본이 현재까지도 역사 왜곡을 자행하고 있기 때문에 한일 고대사가 언제나 정확하게 밝혀질 지는 요원하기만 한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한일고대사유적답사기>(홍성화 지음)라는 책은 역사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눈으로 보고, 역사책과 학자들의 의견뿐 아니라 주민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옛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 고대 한일 관계의 진실을 엿보고자 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한국과 일본 곳곳에 남아 있는 두 나라 고대사의 흔적을 다니며 먼저 역사의 질문을 찾는 여행을 하면서 지은이는 비로소 스스로의 모순된 역사의식을 마주했고, 사실과 이성을 바탕으로 일본인들의 역사 왜곡을 비판할 수 있었다 데에 그 의의가 있다.

<한일고대유적답사기>는 우리나라의 영산강에서 일본의 교토까지 역사의 질문을 찾는 여행이 그 주제이다. 그 속에서 일본의 역사 왜곡 찾아내고 그 진실을 규명해 보고 있다.

예를 들면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삼한정벌론과 백제가 일본에 조공했다는 기술이 왜 허구인지를 저자는 명백한 근거를 들어 반박한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저자는 삼한정벌론이 마치 조선시대 임진왜란 뒤에 왜군을 혼내주었다는 사명대사 이야기처럼, 상처 난 자존심을 회복하고 왕조의 위세를 세우려고 만들어낸 ‘설화’가 아닐까라고 말하고 있다.

조공에 관련된 부분도 당시 일본에 정착한 많은 이들이 천황과 일본의 신하라는 지위를 다지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재해석하고 있다. 이 밖에 영산강 유역에 있는 일본식 무덤에 대해서도 나름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우리나라 사학계의 잘못된 점까지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의 진실, 고구려의 상징인 삼족오가 고구려의 것만은 아니었다는 이야기, 백제의 왕인 박사가 사실은 일본의 사서에만 나오고 유독 일제시대에 이르러 부각되었다는 점 등을 조명하고 있다.

이책은 이외에도 한일 고대사의 여러 수수께끼를 저자가 답사를 통해 얻은 정확한 근거들을 토대로 저술하며 독자들의 의문을 하나둘 풀어주고 있다. 그리고 끝으로 지은이는 사실과 이성을 바탕으로 한 열린 민족주의를 당부하며 책을 마무리 하고 있다.

이처럼 <한일고대사유적답사기>는 한일고대사에 대한 참신하면서도 정확한 시각을 선보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이는 물론이고 우리 사학계도 한번쯤은 되짚어 볼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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