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고대사에 대한 참신한 시각을 보여주는 한일고대사유적답사기 ⓒ 삼인
이런 시점에서 <한일고대사유적답사기>(홍성화 지음)라는 책은 역사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눈으로 보고, 역사책과 학자들의 의견뿐 아니라 주민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옛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 고대 한일 관계의 진실을 엿보고자 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한국과 일본 곳곳에 남아 있는 두 나라 고대사의 흔적을 다니며 먼저 역사의 질문을 찾는 여행을 하면서 지은이는 비로소 스스로의 모순된 역사의식을 마주했고, 사실과 이성을 바탕으로 일본인들의 역사 왜곡을 비판할 수 있었다 데에 그 의의가 있다.
<한일고대유적답사기>는 우리나라의 영산강에서 일본의 교토까지 역사의 질문을 찾는 여행이 그 주제이다. 그 속에서 일본의 역사 왜곡 찾아내고 그 진실을 규명해 보고 있다.
예를 들면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삼한정벌론과 백제가 일본에 조공했다는 기술이 왜 허구인지를 저자는 명백한 근거를 들어 반박한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저자는 삼한정벌론이 마치 조선시대 임진왜란 뒤에 왜군을 혼내주었다는 사명대사 이야기처럼, 상처 난 자존심을 회복하고 왕조의 위세를 세우려고 만들어낸 ‘설화’가 아닐까라고 말하고 있다.
조공에 관련된 부분도 당시 일본에 정착한 많은 이들이 천황과 일본의 신하라는 지위를 다지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재해석하고 있다. 이 밖에 영산강 유역에 있는 일본식 무덤에 대해서도 나름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우리나라 사학계의 잘못된 점까지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의 진실, 고구려의 상징인 삼족오가 고구려의 것만은 아니었다는 이야기, 백제의 왕인 박사가 사실은 일본의 사서에만 나오고 유독 일제시대에 이르러 부각되었다는 점 등을 조명하고 있다.
이책은 이외에도 한일 고대사의 여러 수수께끼를 저자가 답사를 통해 얻은 정확한 근거들을 토대로 저술하며 독자들의 의문을 하나둘 풀어주고 있다. 그리고 끝으로 지은이는 사실과 이성을 바탕으로 한 열린 민족주의를 당부하며 책을 마무리 하고 있다.
이처럼 <한일고대사유적답사기>는 한일고대사에 대한 참신하면서도 정확한 시각을 선보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이는 물론이고 우리 사학계도 한번쯤은 되짚어 볼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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