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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국진 안양시의회 의장 출당 조치

중앙당 윤리위원회 "의총 결의 무시한 의장 당선 탈당 징계" 당연

등록|2008.09.03 17:51 수정|2008.09.03 17:51

▲ 3일 안양시의회 임시회를 주재하는 김국진 의장 ⓒ 최병렬



경기도 안양시의회 제5대 후반기 의장으로 당선된 김국진 의장이 경기도당의 출당 권유에 반발, 한나라당 중앙당 윤리위원회에 재심을 요구했으나 결국 강제 출당조치됐다.

한나라당 중앙당 윤리위원회(위원장 최병국)는 지난 2일 경기도 안양시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당선된 김국진(한나라당·45) 의장이 제출한 '강제출당은 부당하다'는 이의신청을 윤리위 규정 제20조 3항에 따라 기각함에 따라 김 의장은 이날 자동으로 출당 조치됐다.

한나라당 윤리위원회 관계자는 "2일 열린 윤리위원회에는 위원장을 포함 9명 가운데 일부는 위임장 제출을 하였고 과반수 이상의 위원이 참석해 논의한 결과 만장일치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면서 "결정문 통보는 3일 우편으로 본인에게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기도당 윤리위원회는 7월 21일 자당 소속 김 의장에 대해 '탈당권유' 징계를 의결하고 결정문을 7월 23일 오후 1시 본인에게 내용증명으로 전달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당을 떠나라'는 '탈당권유' 징계 결정에 불복, 지난 7월 말 중앙당에 이의신청을 제출했다.

한나라당이 김국진 안양시의회 의장을 출당조치한 이유는 지난 6월 30일 무기명 투표로 치러진 안양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제적의원 24명 가운데 13표를 얻어 당선됐으나 한나라당 안양시의회 교섭단체 의총에서 결정된 당론을 무시했다는 것이 주 이유다.

안양시의회 교섭단체는 한나라당 15명, 민주당 9명이다. 한나라당은 의총 당론으로 의장에 천진철 의원을 내정했으나, 일명 '교황선출방식' 의장 선거결과 반란표 발생으로 김국진 의장이 11표를 얻은 천진철 의원을 2표차로 누르고 당선되는 이변이 발생했기 때문.

▲ 신임 의장 당선과 함께 바꿔 달은 안양시의회 의정방침 ⓒ 최병렬



김국진 의장, 무소속 직무 수행 순탄치 않을듯

경기도당 윤리위원회에 탈당 권유에도 그동안 특유의 뚝심으로 버티면서 나름대로 후반기 의정 활동의 지표도 제시하는 등 분주한 행보를 보여왔던 김국진 의장은 이번 강제 출당조치 결정으로 무소속 신분이 되었으나 의장직에 충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국진 의장은 지난 8월 5일 인터뷰에서 "당적에 연연하지 않고 63만 안양시민과 안양시의회 발전을 위해 앞으로 2년 동안 황소처럼 묵묵히 열심히 뛰도록 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안양시의회 후반기 의정방침을 '희망과 믿음을 주는 안양시의회'로 공표한 바 있다.

그러나 후반기 의회 운영은 여전히 적지않은 파국이 예상되고 있다.

3일 오전 열린 제155회 안양시의회(임시회) 시정질문에 나선 김웅준(한나라당·55) 의원이 질의에 앞서 김 의장을 향해 "무소속 신분으로서 의정 활동에 충실해 달라"는 사실을 발언하는 등 여전히 한나라당 의원들 내부안에서 감정의 골이 깊음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의회운영위원장인 김웅준 의원은 이날 발언에서 "시의회가 앞으로 상임위 위주로 운영될 것"임을 강조하며 신임 의장의 의회운영에 협조할 의사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쳐 후반기 의회는 의장의 직무를 둘러싸고 여전히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사퇴 촉구 한나라당 시의원들의 기자회견(왼쪽)과 민주당 시의원들과 일본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 김국진 의장(오른쪽) ⓒ 최병렬



한나라당, 선출하고 제명... 물의 빚은 사과 아직 없어


한편 한나라당 안양시의회 교섭단체는 의총 결의를 무시하고 의장에 당선된 김국진 의원에 대한 징계에 나서 7월 2일 열린 긴급의원 총회에서 김 의원을 교섭단체에서 제명키로 의결하고 중앙당과 경기도당 윤리위원회에 출당조치를 건의하는 초강수를 결의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안양시의회 교섭단체 천진철 대표의원은 "당원으로서 최소한 책임과 의무, 신의를 저버린채 수차에 걸친 의원 총회를 통하여 당론으로 결정된 의장 후보를 배제하고 민주당 후보들과 비밀리에 결탁하여 의장에 당선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과 한나라당 일부 이탈표가 뭉쳐 김국진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하는 이변이 연출되자 이에 반발한 한나라당은 4개 상임위 위원장과 간사 전원을 싹쓸이하며 앙갚음(?) 하는 등 그동안 안양시의회는 후반기 의장 선거를 둘러싸고 진통을 겪어왔다.

김국진 의장의 탈당을 건의했던 안양시의회 한나라당 교섭단체(대표의원 천진철)는 경기도당 윤리위 징계 조치 후 "사안이 마무리되면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어 조만간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지난 7월 24일 안양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국진 의장을 향해 대시민 사과와 의장직 사퇴를 촉구하며 "김 의장의 직무수행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밝혔으나 이번 사태를 빚은 책임과 사과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태에 대해 안양시민단체협의회는 7월 21일 안양시의회를 향해 "당리당략과 시민의 뜻을 무시한 채 보인 비민주적 행태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지역언론들도 "한나라당 의원들이 자충수를 둔 결과에 책임지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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