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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쇠고기 팔아 돈만 벌면답니까?"

울산 시민·사회단체, 에이미트 미국산 쇠고기 유통에 항의... 불매운동 벌여

등록|2008.09.04 14:17 수정|2008.09.04 14:17

▲ '촛불문화제' 카페 회원들과 '민노당울산시당'에서 울산 울주군 온산읍 덕신리 '에이미트' 수입육 직판장에서 '미국산 광우병 위험 쇠고기 판매'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 김규범


지난 3일, '민주노동당울산시당'과 '울산여성회' 그리고 다음카페 '촛불문화제' 회원 등 10여명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읍 덕신리에 이날 개업한 육류 직수입 업체 '에이미트'사 직판장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불매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도 시민들의 여론을 의식 해 판매를 유보한 가운데, 직판점을 통해 시중에 미국산 쇠고기를 본격 유통시키고 있는 '에이미트'사에 대한 불만을 피켓에 담아 항의했다.

이에 약 93㎡ 정도 크기의 매장을 임대 해 사업을 시작했다는 백아무개 '에이미트' 직판점주는 "불법 판매도 아닌데 불매운동을 벌이니 황당하다"며 당혹스러워 했다. 또 피켓 내용 중 "사장님, 광우병 쇠고기 팔아 돈만 벌면답니까?"란 글귀가 거슬린다며 "돈 많으면 미쳤다고 이 장사 하겠냐"고 강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어 "울산지역의 특성상 이런 일은 이미 예상했다"면서 "생각보다 손님이 많이 찾는 편"이라고 밝혔다.  

시위에 참가한 울산여성회원은 "이 지역의 'Y 어린이 음악학원'과 'J 교회' 등이 단체급식을 하고 있어, 큰 손님들이 다녀 갈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며 "결국 건강권을 자의적으로 행사 할 수 없는 소외 계층의 피해가 예상 돼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워 했다.

▲ '울산여성회' 회원들이 2인1조 릴레이로 에이미트 직판점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 김규범


▲ 9월 3일 오픈 한 에이미트 울주 직판점에서 미국산 수입 쇠고기가 판매되고 있다. ⓒ 김규범


한편, 지역 주민들의 시위 동참도 눈에 띄었다.

이 지역에 산다는 부부는 불매운동 참여자 10여명의 점심을 사 주면서 "땡볕에 고생하는거 보니 그냥 갈 수 없었다. 주위 사람들의 눈치도 있고 해서 마음으로 응원하겠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또 H사에 다닌다는 한 주민은 오후 4시경 "야근이라 한 숨 자고 미국산 광우병 위험 쇠고기 불매 운동에 동참하러 나왔다"며 즉석에서 합류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 본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덕신리 C아파트에 산다는 30대 주부는 "좋은 상권인 울산 시내는 시민들의 여론이 두려워 진출하지 못 하면서 덕신지역은 촌사람들 사는 동네로 얕잡아 보고 차린 거 아니냐"며 판매 업체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인 반면, 지역주민이라고 밝힌 50대 여성은 "돈 없는 서민이 이런거라도 먹어야 되는 거 아니냐"며 반대 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직판점 바로 옆 '해림 자동차 부분 정비'를 찾은 차주들 간 '미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에 대한 논쟁이 벌어져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6시까지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인 한 관계자는 "30일간 집회 신고를 해 놨다"며 "광우병 청정지역 만들기에 동조하는 더 많은 시민·사회 단체들과 연계 해 덕신 지역을 광우병 위험으로 부터 지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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