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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 그래도 추석은 추석인갑네

전남 여수 교동시장 풍물거리에 가다

등록|2008.09.04 17:25 수정|2008.09.04 17:25

싱싱한 생물 꽃게낙지아주머니가 “보씨요 보씨요.”하면서 꽃게 두 마리를 양손에 들고 활짝 웃는다. ⓒ 조찬현


교동시장의 비릿한 생선내음이 좋다. 여수 교동시장은 입구에서부터 싱싱하고 다양한 생선들이 시선을 붙든다. 새우, 갑오징어, 꽃게, 붕장어. 국내에서 나는 생선들은 죄다 모였다. 팔뚝만한 크기의 붕장어가 한 마리에 8천원~1만원이다.

횟감용 전어는 크기와 선도에 따라 3천원~1만원이다. 싱싱한 전어를 박스에서 정리하던 아주머니는 "어머~! 도다리도 있네. 민도다리" 하면서 도다리를 들어 보인다. 잠시 후 전어를 싸게 줄 테니 가져가라고 한다. 3천원에 가져가라는 횟감용 전어를 살펴보니 15마리나 된다.

추석 대목 재래시장... 없는 게 없네!

채소전배추는 3포기, 5포기 한 포대에 1만원, 커다란 무는 1개에 2천원이다. ⓒ 조찬현


과일전노란 배와 사과 복숭아 등의 과일도 보인다. ⓒ 조찬현


떡집떡집은 송편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 조찬현


배추는 3포기, 5포기 한 포대에 1만원, 커다란 무는 1개에 2천원이다. 상인들은 채소가격을 종잡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추석 대목이라 앞으로 계속 오를 거란다.

리어카에는 튼실한 고등어가 줄줄이 놓여있다. 노란 배와 사과 복숭아 등의 과일도 보인다. 떡집은 송편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추석 대목을 맞이하여 제수용품 생선과 과일 등을 구입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자~! 싸게 드릴께 가져가세요."

상인들은 하나라도 더 팔 욕심에 싸게 줄 테니 사가라고 한다. 양태 생물 6마리에 2만원, 참돔 1마리에 1만원이다. 건어물인 가오리와 농성어 한 바구니에 7~8만원, 서대는 10마리에 2만원, 양태와 굴비는 3마리에 1만원이다. 말만 잘하면 한두 마리 덤으로 더 얻을 수 있다.

"추석대목이라 좀 났죠?"
"묵고 살만해요."

건어물을 파는 아주머니는 대목이라 시장경기가 좀 나아졌다고 말한다.

바지락은 1대접에 3천원, 참고막은 5천원이다. 손질한 바지락도 가격은 마찬가지다. 추석 명절음식에 많이 사용하는 바지락은 국을 끓여 먹으면 시원하고 좋다. 또한 바지락에는 필수아미노산인 메치오닌이 많이 들어 있어 황달과 간장병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바지락과 참고막바지락은 1대접에 3천원, 참고막은 5천원이다. ⓒ 조찬현



"보씨요 보씨요, 꽃게 사씨요!"

채소를 파는 할머니 "고기장시는 금방 판디, 우리 채소는 안 되네. 날 잡아가라 그러네.” ⓒ 조찬현


교동시장은 오전 장이다. 새벽부터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장사를 시작한 상인들은 오후 1시 무렵이면 건너편 서시장으로 자리를 옮겨간다.

교동시장 중간지점. 강대례(79)할머니는 생선장사는 잘 되는데 채소는 잘 안 팔린다며 푸념이다.

"고기장시는 금방 판디, 우리 채소는 안 되네. 날 잡아가라 그러네."

꽃게 생물 2마리에 1만원이다. 꽃게를 양손에 들고 외치는 아주머니는 낙지아주머니 남숙자(60)씨다. 낙지가 철이 아니라 아직 안 나오기 때문에 꽃게를 팔고 있단다. "보씨요 보씨요" 하면서 꽃게 두 마리를 양손에 들고 활짝 웃는다. 

곁에서 장사를 하는 전어아주머니는 낙지아주머니 시집 좀 보내라면 농을 한다.

"서방이 돈은 안 벌어줘 고기장시 한께, 돈 많은 영감한테 시집보내 부씨요."

웃음꽃 피는 재래시장, 훈훈한 정이 가득

전어3천원에 가져가라는 횟감용 전어를 살펴보니 15마리나 된다. 생선의 시세는 시시각각 변한다. ⓒ 조찬현


전어아주머니의 넉살에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 낙지아주머니는 교동시장 초기부터 이 바닥에서 이골이 났다. 새벽 5시에 나와 오후 1시까지 한 장사가 30년이 넘었다.

"원래 낙지장시여. 지금은 낙지가 없은께 꽃게, 오징어 팔아. 국산은 없어, 지금 나온 거는 다 수입한 거여."

낙지아주머니는 장사 수완이 여간 아니다. 주 품목이 아닌 꽃게를 팔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기분 좋게 장사를 한다.

여느 때보다 어렵다는 추석명절. 올해는 재래시장에서 에누리도 하면서 장도 보고 우리 사는 이웃들의 훈훈한 정도 듬뿍 담아가면 어떨까요. 썰렁한 추석이 훈훈해질 수 있도록.

교동시장풍물거리 입구 ⓒ 조찬현


참돔참돔 1마리에 1만원이다. ⓒ 조찬현


건어물서대는 10마리에 2만원이다. 말만 잘하면 한두 마리 덤으로 더 얻을 수 있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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