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서른? 그것만으로도 행복하겠네!
[포토에세이] 이슬 (10) 당신은, 몇 번째 가을을 맞이하고 계신지요?
▲ 해바라기와 이슬가을꽃 해바라기 꽃잎에 맺힌 이슬방울들 ⓒ 김민수
▲ 낙엽에 맺힌 이슬낙엽이 하나 둘 떨어지고 있습니다. ⓒ 김민수
▲ 낙엽과 이슬낙엽의 색깔에 따라 이슬의 색깔도 다르게 피어납니다. ⓒ 김민수
요즘은 나이가 들면서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것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지금 내 삶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고, 내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의 염려와 지나간 날의 근심을 오늘로 가져오지 않으니 성인군자는 아니지만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넉넉해 짐을 느낍니다.
▲ 낙엽과 이슬이슬 속에도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 김민수
이슬방울, 어디에 맺히는가에 따라 그 모습이 다르게 보입니다. 떨어진 낙엽 위에 맺혀 가을 색으로 물들어버린 이슬방울, 혹은 꽃잎에 앉아서 짧은 순간이라도 밝게 빛나는 이슬방울을 바라보면서 우리의 삶이 이슬방울의 삶과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게 됩니다. 하늘 혹은 나무나 산, 강을 품고 있는 이슬방울을 보면 품 넓은 사람을 보는 듯하고, 작은 바람에도 툭 떨어지는 이슬방울을 보면 작은 고난에도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연약한 사람을 보는 듯 합니다. 아침 햇살에 이내 말라버리는 이슬방울을 보면 인생의 짧음을 보게 되고, 그 이슬방울들이 모여 바다에 이른다는 생각을 하면 짧은 우리네 인생도 그리 무상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 해바라기와 이슬작은 것의 아름다움을 보는 일은 참 즐거운 일입니다. ⓒ 김민수
가을, 우리 주변에 다양하게 펼쳐진 상황들 중에서는 나를 힘들게 하는 것도 있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도 있습니다. 물론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을 외면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만 바라보다 내 곁에 있는 행복한 것들을 죄다 놓친다면 그것 또한 지혜로운 삶은 아닐 것입니다. 가을을 맞이하면 그저 쓸쓸하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이번 가을은 그저 덤덤하게 받아들입니다. 이제사 비로소 인생의 가을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나 봅니다. 내 삶의 가을을 제대로 살아보고 싶습니다. 당신은, 몇 번째 가을을 맞이하시는지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카페<달팽이 목사님의 들꽃교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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