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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호프집 골든벨' 사건의 진실은?

[추적취재] '대통령과의 대화' 뒤 일부 지인들 술값만 계산

등록|2008.09.11 18:28 수정|2008.09.11 18:28

이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이명박 대통령이 9일 밤 KBS에서 열린 ' 대통령과의 대화-질문있습니다!'에 출연해 국민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보희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9일 밤 '대통령과의 대화-질문 있습니다' 방송이 끝난 뒤 자정께 서울 여의도의 한 호프집에서 참모진들과 맥주를 마시면서 다른 손님들의 술값까지 전부 계산했다는 'MB 골든벨' 보도는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인터넷신문 <데일리안>은 "MB '오늘은 제가 맥주 쏩니다' 골든벨"이라는 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여의도의 한 주점에서 '골든벨'을 울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 대통령이 테이블마다 '반갑습니다'라고 일일이 악수를 청했고, 의전비서진들은 '이 자리 맥주 값은 대통령님이 쏘십니다'라며, 대통령이 골든벨을 울렸음을 알렸다"며 "시민들에게 한턱 크게 쏜 것"이라고 썼다. '골든벨'은 그 술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술값을 계산할 때 쓰는 말이다.

이 기사가 나간 뒤 <연합뉴스> 등도 방송 뒤 '대통령의 호프 뒤풀이'라고 보도하며 "특히 이 대통령 일행은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당시 호프집에 있었던 손님들의 맥줏값을 대신 낸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

하지만 한 시민이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에 "이 기사는 뻥"이라며 "나도 당시 그 호프집에 있었고 그 광경을 목격했지만 술값은 전부 우리가 냈다"고 폭로하며 논란이 일었다.

이 시민은 그때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자신이 술값을 낸 증거라며, 호프집 술값 영수증도 첨부했다. 영수증에는 10일 새벽 2시 15분에 처리됐음이 드러나 있다. <데일리안>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9일 밤 자정께 호프집에 들러 참모진들과 한 시간 가량 맥주잔을 기울인 뒤 10일 새벽 1시께 호프집을 나갔다.

▲ ⓒ 조은미

대통령의 호프 뒤풀이를 취재한 <데일리안> 김승섭 기자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 호프 뒤풀이 자리에 실제 있었고 직접 본 것"이라며, "종업원이 각 테이블에 있던 계산서를 일괄적으로 계산했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계산한 술값을 종업원에게 확인한 결과, 50만원은 조금 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마이뉴스>의 확인 결과,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호프 뒤풀이에서 크게 한 턱 쏘며 골든벨을 울린 게 아니라, 아는 이들을 만나 술값을 대신 계산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 자리에 동석했던 청와대 관계자는 "기사에서 골든벨을 울렸다고 하는데 전체를 모두 계산한 것은 아니었다"며 "불교방송 관계자 등 평소 알고 지낸 분들이 있어서 의전 비서가 '저희가 계산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10개 테이블 정도만 따로 계산했다"고 밝혔다.

결국, 대통령이 '대통령과의 대화' 방송 뒤 호프 뒤풀이를 갔다가 울렸다는 골든벨은 그 호프집에 있었던 모든 시민들에게 크게 한턱 쏜 것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과 안면이 있던 인사들의 술값만 대신 내준 해프닝에 불과했던 것이다.

당시 대통령이 들른 것으로 알려진 여의도 호프집은 처음엔 대통령의 방문 사실조차도 극구 부인했으나, 결국 대통령의 방문 사실을 확인해줬다. 하지만 대통령이 다른 손님들의 술값을 계산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선 "대답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일체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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