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동영상] 공부, 봉사, 노는 것도 확실하게

이일여고생들의 생기발랄하고 활기찬 축제 현장 속으로

등록|2008.09.13 11:15 수정|2008.09.13 11:15
play

이일여고생들의 발랄한 축제 ⓒ 오명관


눈물이 많고 감수성이 예민한 여고시절.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고독을 느끼고 잘생긴 남학생이 지날갈 때면 괜스레 얼굴 붉히고 수줍어하던 그 여고시절.

여러분의 고등학교 때는 어땠나요?

지난 11일과 12일 이틀동안 익산 이일여자고등학교(이하 이일여고)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준비하고 마련한 재미있는 '이일축제'가 있어 찾아가 봤습니다.

통행로에 들어서자, 사진들이 쭉 걸려 있더군요. 전교생들의 얼굴이 담긴 사진이 해맑은 모습들이었고 간간히 교사들의 얼굴도 보이더군요.

또한 집에서는 아무것도 안할 것 같은 학생들이 스스로 먹거리를 준비하고 판매하는 모습에서 얼핏 사업가(?) 기질도 보이더군요.

영상을 찍고 있는 본 기자에게도 "한 번 사드세요" "맛있어요"라고 외치던 학생들. "시식 한 번 해보실래요?"라며 주린배를 유혹(?)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사먹기 위해서는 카운터에 가서 티켓을 구입해야 하는데 푸짐하게 주는 부침개, 떡복이, 순대 등이 1500원.

얼마나 판매가 됐을까? 카운터에 가보니 제법 많이 모아졌습니다.

카운터 학생이 들어보이는 돈다발. "이거 혼자 다 가져가는거에요?"라고 농담으로 묻자, "아니요"라며 손사래를 치는 그 학생은 "이 수익금 전액은 어려운 친구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서민영 총학생회 부회장은 "이 모든 축제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거에요"라며 "교실로 가면 더 재미있는 것이 있어요"라고 스스로 대견스러워 했습니다.

당연히 교실로 가봤죠.

앗. 이거 혹시 도박? 카드놀이에 빠져있는 학생들. '이걸 학교에서 허락한 것인가?'의심을 가지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이곳은 보드카페랍니다.

친구들끼리 옹기종기 앉아 다양한 카드놀이를 하며 친구에게 '뿅망치'로 머리를 강타하거나 책상을 치며 협박(?)을 하는 등 모두 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더군요.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잠시나마 머리를 식히고 즐기는 모습을 보노라니 '아~ 나는 왜 고등학교 때 이런 축제도 못했을까'라는 생각에 부럽더구요.

다른 교실에는 발디딜틈도 없이 많은 학생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는데 알뜰시장으로 교사들이 기증한 참고서나 책이 단돈 1000원에 판매되는 곳이었습니다. 역시 학생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사들이 추천한 책이다보니 학생들은 좋은 책을 가져가기 위해 이곳 저곳을 찾아보고 책을 구입한 한 학생은 "만족하게 구입했습니다"라며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더군요.

'이일주막'이라는 문구. 혹시 학생 스스로 만든 축제라고해서 교사들 몰래 술을 파는 곳???

이런, 말만 주막이지. 음료수와 과자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학생들은 주문하고 판매하는 등 마치 패스트푸드점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한 학생은 주막이라고 해서 그랬을까? 아니면 몰래 술 한잔했나?^^;;;

카메라 앞에서 막간을 이용해 춤을 선보이더군요. 너무나 귀엽고 이쁜 모습으로, 이게 바로 고교생들만이 가지고 있는 발랄함이라고 할까요? 멋졌습니다.

이렇게 학교를 다 돌아보고 학생들의 끼와 재능이 펼쳐지는 곳. 익산 솜리예술회관으로 갔습니다.

오후 6시 30분이 되자, 학생들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이 되어 촬영한 그들만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아 상영을 했습니다.

학교 생활에서의 에피소드를 담은 이야기, CF를 페러디한 영상과 어느 슬픈 버스 기사의 이야기를 그린 영상 등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영상으로 큰 호응과 함께 공감대를 이뤄가더군요.

7시부터는 끼와 재능을 펼치는 '이일가요제'

먼저 비보이댄스로 유명한 '스타일밸런스'의 화려한 댄스에 목이 아프도록 소리를 질러대거나 이곳 저곳에서 휴대폰으로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학생 등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습니다.

이어 방송국 공개홀에 있는 듯한 무대의 조명 속에 이일여고 학생들의 화려한 노래와 댄스실력이 대단했습니다.

참. 이 가요제를 위해 학생들이 직접 스텝으로 참여해 무대도 꾸미고 조명도 맞추기도 했고 객석 중간 중간에 있는 카메라 촬영도 역시 학생들이 도맡아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본 기자는 이들 학생들보다는 좀 더 좋은 영상을 찍기 위해 이곳 저곳을 누비며 찍는 수고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문계다보니 이러한 축제를 마련하기란 무척 어렸울텐데...

이에 이재호 교장은 단 한마디로 말합니다. "입시를 뛰어넘는 축제를 통해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끼를 표출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 "축제 뿐만 아니라 봉사정신도 키워주기 위해 지난 여름방학 기간 동안 캄보디아를 비롯 동남아시아를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으며 무료로 집을 지어 저소득층에게 제공하는 헤비타트 운동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라며 "이일여고는 공부 잘하는 학생은 물론 감성을 심어주는 축제 그리고 봉사활동을 통한 이웃을 생각하게 하는 학생으로 키우기 위해 중점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정지희 총학생회장은 "짧은 기간에 축제를 준비하는데 어려움도 많았지만 학교의 배려로 자율학습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머리를 맞대고 만든 축제였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서 너무 좋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11월 중순경에 수능이 끝나는 3학년까지 참여하는 축제를 또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기대가 되더군요.

독자 여러분도 학생들의 축제를 참여하고 추억 속에 한 번 빠져 보실래요?
덧붙이는 글 익산시민뉴스, 서울방송 유포터, 판도라tv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