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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마당'으로 거듭나는 '만옥정 공원'

[창녕문화재를 찾아서⑩] 창녕 만옥정 공원

등록|2008.09.19 20:52 수정|2008.09.19 20:52

창녕객사와 퇴천삼층석탑창녕은 '제2의 경주'라고 불릴만큼 문화재가 많은 지역이다. 그 중 특히 만옥정 공원에는 창녕지역에 흩어져 있던 문화재들을 한 곳에 모아 두었다. ⓒ 박종국


창녕은 ‘제2의 경주’라고 불릴 만큼 역사적인 문화재가 많은 지역이다. 그러나 군민들은 그러한 문화재를 향유할 만한 공간이 드물다. 왜 그럴까. 지자체의 역량 탓일까. 아니면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때문일까. 물론 전자의 문제도 크겠지만, 한 때 7만을 넘나들던 인구가 지금은 채 4만에 근접하고 있을 정도로 군세가 떨어졌다는 데 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그래도 지역에 ‘만옥정 공원’이 있다는 것이다. 창녕읍내에는 ‘문화공원’이 마련돼 있으나 근린생활체육 공원이다. 그에 비해 현재 만옥정 공원은 창녕읍민들의 문화향유공간으로 좋게 활용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만옥정 공원이 군민들의 생활 중심에 밀착되어 있다.

그런 까닭에 만옥정 공원은 단순한 휴식공간이라기보다 창녕지역에 산재해 있던 여러 문화재들을 한데 모아 놓은 문화마당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공원 내에는 신라진흥왕척경비를 비롯해 퇴천3층석탑, 창녕객사, 대원군 척화비, 조선시대 현령공덕비, UN 참전기념비 등이 창녕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으며, 문화재 산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퇴천3층석탑(경남유형문화재 제10호)이 석탑은 퇴천부락의 한 민가에 무너져 있는 것을 1969년 10월에 해체, 수리하여 지금 위치에 옮겨 놓았다. 꼭대기 부분은 떨어져나가 원래 모습은 알 수 없지만, 몸체, 받침돌 등이 균형을 잘 이뤄진 우수한 석탑이다. 통일신라 말기의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 박종국


창녕 객사(경남지방유형문화재 제231호)이 창녕 객사는 조선 후기 관아건축물로 예전에 창녕읍 시장통 안에 있었다. 객사주변에서 싸전 등 오일장이 열렸다. 시장 건물치곤 크고 웅장했다. 이 객사는 타 지방의 관원이나 외국사신이 묶는 숙소로써 임금과 대궐을 상징하는 ‘전패’를 모시는 곳이다. 창녕현 관아의 부속 건물로 300, 400년 전에 지어졌을 거라 추정된다. 창녕읍 시장통에 있을 때도 지금처럼 외부벽체나 내부 칸막이가 없었다. 비 오는 장날에 참으로 유용한 사용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비를 피할 수 있었으니까. 객사는 정면 3칸, 측면 3칸, 맞배집으로 건물 전체에 쇠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높이 2.85m, 둘레 1.5m의 나무기둥 14개로 지붕을 받치고 있다. 그런데 객사의 전형적인 건물 배치는 종묘의 건물을 모델로 하였기 때문에 중앙에 주 건물이 있고, 좌우에 익사가 있는 구조다. 주 건물로 쓰였을 것으로 보이는 이 건물에는 벽체나 창호도 없어 기둥과 지붕 구조만 남아 있다. 또 좌우의 익사도 없어서 원래의 형태를 알 수가 없다. 더구나 지붕도 일반적인 객사에 비해 매우 낮고, 건물의 방위조차 원형과 달라 권위 있던 객사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 박종국


대원군 척화비(경남문화재자료 제218호)洋夷侵犯 非戰則和 主和賣國 서양 오랑캐가 침범하는데, 싸우지 않으면 화친하자는 것이니, 화친을 주장함은 나라를 파는 것이다. 戒吾萬年子孫 丙寅作 辛未立 우리들의 만대 자손에게 경계하노라. 병인년에 짓고 신미년에 세우다. 이 척화비는 원래 창녕읍 교화리에 있던 것을 광복 후 만옥정으로 옮겼다. 화강암 재질이고, 높이 1.23m, 너비 46㎝, 두께 20㎝이다. ⓒ 박종국


신라진흥왕척경비(국보 제33호)창녕 신라진흥왕척경비는 신라 진흥왕22년(561) 당시 세운 순수비로, 국내 현존하는 비석 중 가장 큰 규모로 높이 1.78m, 최대폭 1.75m, 두께 약 0.3m이다. 비는 화강암의 자연암석에 27행의 비문을 새기고 사적기록 및 수가인물의 속부, 인명, 관직, 직위 등 열기로 나누고 해서체로 새겼다. 비문의 내용은 “왕이 점령지를 다스리는 내용과 이에 관련된 사람들이 열거돼 있다. 원래 화왕산 기슭에 있었는데, 그곳으로 소풍갔던 창녕초등학교 어린이가 발견하여 1914년에 현재 장소로 옮겼다. ⓒ 박종국


이 밖에도 야외공연장과 놀이마당, 지압보도가 설치되어 있다. 더욱이 잘 조경된 수목과 잔디밭은 많은 방문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만옥정 야외 공연장만옥정 야외 공연장에서는 매년 '비사벌문화제'가 개최되고 있다. ⓒ 박종국


만옥정 야외공연마당이 곳은 주료 민속놀이경연이나 청소년 춤사위마당으로 각광받고 있다. ⓒ 박종국


수목으로 잘 가꾸어진 휴식공간만옥정 공원은 봄이면 벚꽃이 만발하고, 여름이면 수목으로, 가을에는 단풍화사하고, 겨울에는 눈덮여 고아하다. ⓒ 박종국


그런 까닭에 이제는 창녕지역에 흩어져 있던 문화재에 대한 ‘근접성’을 고려해 볼 때다. 물론 송현동 고분군과 계성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은 창녕 박물관에 전사하고 있다. 그러나 창녕술정리동삼층석탑과 술정리서삼층석탑, 석빙고, 고분, 관룡사, 용선대 등은 그 관리가 제각각이어서 군민들과 내방자들이 ‘비사벌 문화’를 답사하는 데 원활치 못하다는 게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사실 아직도 창녕문화유적을 답사하는 데 안내가 충분치 않다. 그런데도 만옥정 공원이 사람들의 발길이 이끄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바로 그곳에 있는 해당 유적유물에 대한 친근한 만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창녕 유적답사는 만옥정 공원을 정점으로 인근 우포늪과 연계할 수 있는 테마코스로 마련하는 게 좋을 듯하다.   

바람이 있다면 더 이상 답보상태의 문화재 관리보전이 아니라 찾아가고, 도와주며, 무언가 하나라도 더 일깨워 줄 수 있는 문화역량을 펼쳐보여야 한다. 왜 많은 사람들이 만옥정 공원을 쉽게 찾는지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볼 때다.  

만옥정 공원 안내도만옥정 공원 안내도를 참고하면 공원내를 훤히 휘돌아 볼 수 있다. ⓒ 박종국

덧붙이는 글 박종국 기자는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현재 창녕부곡초등학교에서 6학년 아이들과 더불어 지내고 있으며, 다음 블로그 "배꾸마당 밟는 소리"에 알토란 같은 세상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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