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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권우의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등록|2008.09.23 09:39 수정|2008.09.23 09:39

▲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 그린비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 걸까?'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면 기본 질문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중요시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논술준비를 한다는 이유로 허겁지겁 읽는 것이 고작이니 오죽하랴. 이보다 더 기본적인 질문에도 마찬가지다. 바로 '책은 왜 읽어야 할까?'라는 물음이다. 책은 왜 읽어야 하는 걸까? 다들 중요하다고 하는데 책을 읽는 사람은 얼마 없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때에 "책에 눈멀어 책만 읽으며 살아가려는 한심한 영혼"을 자처하는 도서평론가 이권우가 입을 열었다.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로 그 질문에 정면으로 맞선 것이다. 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 이권우는 독서의 효능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던 것과 좀 다르다. 솔직하다고 할까? 이권우는 '공자'를 빗대 책읽기가 변신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한다. 무슨 변신인가? 사회신분의 상승과 존재론적 변신이다.

혁명을 꿈꾸는가? 그럼 책을 읽어라

공자는 가난했다. 책 살 돈도 없었다. 그럼에도 공자는 책을 찾아 읽었고 '성공'했다. 그가 책을 읽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 세상 누구도 공자라는 사람은 몰랐을 것이다. 또한 공자 자신도 태어난 그대로 살아야했을 것이다.

이권우는 책읽기가 창의력과 상상력이 중요시되는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말도 하고 있다. 그는 코폴라와 박찬욱 감독을 예로 든다. 그 감독들은 원작을 새로이 만드는 업적을 세웠는데 이권우는 이것이 "창조적이고 비판적인 독서능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에게 책이 없었다면 어떠했을까? 새로운 시대를 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권우는 '책은 우리의 미래다'라고 말한다.

책을 읽어 새로운 것을 꿈꾸는 것은 또 어떨까? 책읽기는 일종의 '혁명'을 꿈꿀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준다. 그 한 예로 이권우는 혁명전선에 뛰어든 체 게바라를 예로 든다. 이권우는 "변신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 다른 세상을 상상하고픈가. 그렇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라고 말하는데 그 말이 꽤나 타당하게 들려온다. 뻔한 말 같지만, 좀 더 솔직하게, 그리고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말했기 때문이리라. 이것을 본다면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 에 대한 물음을 제법 그럴듯하게 대꾸한 셈이다.

그렇다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라는 질문은 어떨까? 이권우는 왕도가 없지만 방법은 있다고 말한다. 그 방법이란 무엇인가? 빨리 읽지 않는 것이다. 왜 그런가? "천천히 읽어야 분석이 되고, 게으르게 읽어야 상상이 되고, 느릇하게 읽어야 비판할 거리가 보이"기 때문이란다.

맞는 말이다. 급하게 읽고 난 뒤에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안타까운 것도 없다. 오히려 그건 독서를 한 것이 아니라 '독서하는 척'에 불과하다. 분석과 상상, 그리고 비판이 있어야만 책의 내용이 온건히 마음 속에 와닿을 것이다. 이권우는 '토론'도 언급한다. 혼자만 읽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이야기를 해보라는 말이다.

한 권이라도 뼛속 깊이 이해해야 진정한 책읽기

이권우는 깊이 읽는 것의 중요성도 말하고 있다. 깊이 읽는다는 건 무슨 말일까? 대표적인 것이 전작 읽기다. 예컨대 한 작가의 책이 나올 때마다 읽어보며서 계속 변화하는 것, 또는 일정하게 말하는 것을 찾아보는 식이다. 이렇게 할 경우 자신도 모르게 '깊이'있게 읽을 수 있다. 좀 더 비판적이면서 분석적인 시선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고 그것이 곧 '힘'이 될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같은 주제를 다룬 책을 두루 읽는 것도 있다. 그 또한 힘이 된다.

이 외에도 이권우가 소개하고 제안하는 방법들이 많은데 그걸 일일이 다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 방법이라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직접 실천해봐야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부터 그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어렵기도 하고 번거롭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질문하지 않고 그저 따라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한 권을 읽더라도 뼛속까지 이해할 것처럼 읽어야 의미가 있지 않을까?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는 그것을 위한 디딤돌로 손색이 없으니 고민하고 있다면 서슴지 말고 도움을 구해보자. 책읽기의 달인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책읽는 것이 더 즐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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