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단속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처벌 강화
[주장] 다른 곳에서 영업할 수 있다는 생각 못하게 만들어야
▲ 지난 6일 찾은 강남의 한 안마 시술소 골목. 장안동과 달리 강남의 안마 업소는 경찰의 단속 부담없이 영업을 하고 있다. ⓒ 박상규
서울 장안동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성매매는 현대 문명이 만든 산물이 아니다. 성경에도 성매매는 기록되어 있다. 구약 창세기 38장에는 시아버지 '유다'와 며느리 '다말' 사이에 성매매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유다와 다말이 산 시기가 지금부터 약 3900년 전이니 아주 오래된 일임은 분명하다.
우리는 그 동안 성매매에 종사하는 수많은 여성들이 인권 유린을 당하는 일들을 자주 보아왔다. 지난 2002년 1월 29일 전북 군산시 개복동 화재 참사로 14명의 여성이 희생되었고, 이에 앞서 2000년 9월, 도망가지 못하도록 아예 문을 밖에서 잠그고, 창문은 쇠창살로 만들어 불길을 피할 길 없었던 여성 5명이 군산 대명동 화재참사로 생명을 잃었다.
이들의 참혹한 죽음을 계기로 2004년 9월23일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됐다. 하지만 장안동 특별단속 사례처럼 아직도 우리 사회에선 성매매가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성매매를 두고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다는 논리가 제기되어 왔지만 이는 닭이 먼저냐, 댤걀이 먼저냐 같은 결론 없는 논쟁에 불과하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논쟁에는 경제 개념이 숨어 있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 논리보다 성매매는 여성 인권을 유린하는 범죄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매매를 여성 인권을 유린하는 범죄로 인식하지 않고, 강력한 처벌과 함께 정부와 경찰, 지자체가 근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성매매는 근절되지 않는다.
성매매는 경제 논리가 아니라 범죄라는 차원에서 봐야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겉으로 보기에는 성매매 집결지와 업소는 줄어들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07년 성매매업소실태조사'를 내놓았는데 2002년 성매매집결지는 전국 69곳이었는데 지난 해에는 39곳으로 30곳이 줄어 들었다. 성매매업소는 2738곳에서 1295곳이 줄어든 1443곳이다.
하지만 집결지와 업소는 줄어들어도 오피스텔 따위를 빌려 더욱 음밀하고 음성적인 성매매는 지속되고 있다.
풍선효과처럼 한 곳을 집중 단속하면 다른 곳에서 영업하며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업주들, 끊임없이 성매매 여성을 찾는 남성들. 보여주기식 단속에만 머문다면 우리 경찰은 1-2년 후 또 다시 대대적인 성매매 단속에 들어가는 일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단속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처벌 강화이다. 업주와 함께 건물주까지 강력히 처벌해, 단속을 피하여 다른 곳에서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끊게 해야 한다. 특히 건물주에 대한 처벌 강화는 실효성을 높이는 중요한 방법이다.
성매매특별단속에 걸려도 건물주가 성매매 업종임을 몰랐다는 핑계를 대면 처벌을 하기 힘들다. 성매매가 근절되지 않는 중요한 이유다. 지난 해 성매매 혐의 피의자에서 건물주는 0.5%에 불과했다. 건물주를 처벌하지 않고는 성매매 근절이 매우 힘들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사실이다.
주무부서는 업주와 건물주 처벌 강화 법률을 만들고, 경찰은 전담부서를 만들어 성매매 단속을 꾸준히 해야 근절할 수 있다. 건물주 처벌과 함께 지속적인 단속 없이는 성매매는 근절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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