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어린 생명 구한' 의사자 고 최한규씨 현충원에 안장
25일 오후 국립묘지 현충원서 안장식 거행 ... 경성대 재학 중 지난해 9월 사고
▲ 의사자 고 최한규씨. ⓒ 경성대
물에 빠진 두 어린 생명을 구하고 의롭게 죽은 의사자가 국립묘지 현충원에 묻혔다.
부산 경성대는 고 최한규씨를 지난 25일 오후 3시 현충원에 안장했다고 27일 밝혔다. 고 최씨는 경성대 신학과 4학년 재학생이던 지난해 9월 24일 경북 포항시 북구 기계면 성계리 베델기도원 앞 하천에서 한 어린 생명을 구하고 숨졌다.
이날 안장식에는 유가족과 경성대 교수, 부산 대연교회 권혁일 목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안장식에 참석했던 고인의 스승 나동광 경성대 신학대학장은 "아름다운 제자 한규의 몸이 한 줌 가루가 되어 국립묘지 대전 현충원에 묻혔는데, 자식을 먼저 보낸 어머니의 아픔이 두 줄기 눈물로 흘러내렸다"고 말했다.
나 학장은 "어느새 새어 나오던 소리는 통곡으로 변하여 폭포처럼 쏟아졌고, 마지막 흙을 덮을 때 어머니는 아들의 분신이라도 더 보고 싶다는 듯 흙을 붙잡고 주저앉았다"면서 "하늘 문 열리는 환한 빛이 한규가 누운 자리와 그 주위를 비추는 것 같았고, 마지막으로 제자를 보내는 영구차 뒷좌석에 홀로 앉아 있을 때까지 침울했던 먹구름은 물러가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또 나 학장은 "하관식은 의외로 차분하고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소망으로 가득한 분위기속에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다음은 나 학장이 쓴 추모시 "아름다운 제자" 전문이다.
추모시 "아름다운 제자" : 나동광
"거제도 섬에서 꿈처럼 자란 소년 / 스물셋 해오름 부풀어 오를 때 / 고사리 손 잡아주는 친구가 되었다 // 청정한 바다 향기 불어올 때마다 / 고향 향해 달려가고 싶은 마음 간절해도 / 그대는 주어진 길 가기위해 발길을 돌렸다 // 강물을 거슬러 힘차게 노 젓는 길 / 소자가 실족하여 급한 숨 허덕거릴 때 / 심호흡 가다듬을 겨를 없이 뛰어든 그대 숨결 / 아이를 제물로 삼키려던 악마조차 / 손 놓고 어찌할 바 모르던 그 때에 / 늠름한 그대 손발이 생명을 건져냈다 // 아이들의 스승이요 님의 친구 된 제자 / 그대는 생명을 떠받친 든든한 섬 / 섬에서 살아난 새싹들이 나무될 날 곧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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