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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에 있는 어느 시골학교의 운동회

지난 27일, 익산 용북초교에서 가을 한마당 잔치 열려

등록|2008.09.29 18:51 수정|2008.09.29 18:51

코스모스와 학교 교정맑은 하늘과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용북초교의 교정 ⓒ 오명관


지난 27일 오전 9시 30분. 전북 익산 용안면 법성리에 있는 용북초등학교(교장 이병량)에서 '용북 가을 한마당 잔치'가 열려 전교생 42명(유치원생 포함)과 주민들이 한자리 모여 청명한 하늘 아래에서 하나가 됐다.

이번 행사는 졸업한 지 30년이 된 9회 졸업 동문들이 마련했고, 용북초교장배 게이트볼 대회도 함께 열렸다.

오전 9시 30분쯤 되자, 교문을 통해 마을 어르신들이 들어서고 손자 손녀들의 재롱잔치를 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행사를 알리는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42명의 학생들은 국민건강체조를 통해 물을 풀기 시작했다.

청군, 백군으로 나뉜 학생들은 열띤 응원과 함께 3~4학년생들이 먼저 운동장으로 입장했고 허리에 묶은 풍선을 앞구르기 후 터뜨리는 경기였다.

앞구른 후 터져야 할 풍선이 터지지 않자, 어르신들은 웃으면서 안타까워했고 한 학생은 몇 번이고 터지지 않은 풍선에 화풀이하며 살짝 손으로 터뜨려주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했다.

9회 졸업생들은 공차기와 2인 3각 경기를, 학부모들은 콩주머니를 바구니에 많이 넣기와 줄다리기를, 어르신들은 공굴리기와 게이트볼 대회를 하면서 오전 내내 웃고 떠들며 신나는 시간을 함께했다.

전교생이 고작 42명이다보니 매 경기마다 같은 얼굴들이 나왔지만 지치기는커녕 오히려 즐거워하고 재미있어 하는 등 승부에 대한 집착은 처음부터 없었다.

운동장 한쪽에서는 함께 자리한 모든 분들이 점심식사를 할 수 있도록 졸업 동문들은 분주하게 음식을 준비했고, 모두 한자리에 둘러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하는 시골학교만의 특별한 음식만찬이 펼쳐졌다.

한편, 이 행사는 졸업한 동문들이 학교 졸업 30주년에 맞춰 매회 기수들이 주최하고 내년에는 10회 졸업생들이 준비하게 된다.

또한 5년 전에는 폐교 직전까지 갔던 이 학교를 주민들이 학교를 살려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며 학교의 폐교를 막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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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잔치로 승화된 시골학교의 운동회 ⓒ 오명관


덧붙이는 글 익산시민뉴스, 서울방송 유포터, 판도라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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