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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낙의 수다처럼 자꾸만 쏟아져 나오는 바지락

전남 여수 율촌 바닷가에서 바지락 잡는 아낙네들

등록|2008.10.01 08:31 수정|2008.10.01 08:31

S라인 물골코스모스와 S라인 물골이 아름답다. ⓒ 조찬현


가을빛이 곱다. 갯벌이 드러난 바닷가에 물골은 S라인이다.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둑 너머 바다 수면 위로 미끄러져 가는 통통배 목선은 한 폭의 그림인양 아름답다.

전남 여수 율촌의 바닷가. 바다 갯벌에서 아낙네들의 수런거림이 들려온다. 아낙네들은 바닷물이 나자 물길을 따라가며 바지락을 캔다. 갯바닥을 호미로 긁으면 아낙의 수다처럼 바지락은 자꾸만 쏟아져 나온다. 구부정한 허리, 어정쩡하게 굽힌 다리가 힘겨워 보이는데도 아랑곳 않고 손놀림은 바쁘기만 하다. 

캐낸 바지락을 망태기에 담아 바닷물에 몇 번 헹궈내어 고무대야에 담는다. 쌓여가는 바지락의 수확에 기분이 좋은지 아낙네들은 노래를 흥얼거린다. 고무대야에는 바지락이 그득하다. 가을햇살이 따사롭다.

통통배바다 수면위로 미끄러져 가는 통통배 목선은 한 폭의 그림인양 아름답다. ⓒ 조찬현


아낙네바지락 캐는 아낙네들 ⓒ 조찬현


바지락을 실어 나르기 위해 어부가 배를 기다란 장대로 밀며 물길을 거슬러 오른다. 대나무 막대기를 이용해 왼편과 오른편의 갯벌위에 대고 힘껏 밀어댄다. 바지락이 넘쳐날수록 아낙네들의 말수는 줄어든다. 고단함이 바지락의 무게만큼이나 쌓인 모양이다.

대나무에 묶인 줄을 풀어 당기자 바지락이 가득 담긴 고무대야가 바다 위를 둥둥 떠간다. 어부는 아낙네들이 캐어낸 바지락을 배위에 옮겨 싣고 있다. 바다가 매립되면서 지금은 옛 이야기가 되었지만 여수 율촌 마을은 한때 바지락 주산지로 명성이 자자했던 곳이다.

아낙네들이 떠나고 바다생물들의 숨소리만이 가득한 갯벌. 이따금씩 괭이갈매기의 앙칼진 울음소리가 정적을 깨뜨린다. 시리도록 푸른 가을하늘에는 흰 구름이 떠있다. 갈매기 한 마리가 가을하늘에서 원을 그리며 선회비행을 한다.

어부바지락을 실어 나르기 위해 어부가 배를 기다란 장대로 밀며 물길을 거슬러 오른다. ⓒ 조찬현


바지락 캐는 아낙네여수 율촌 마을은 한때 바지락 주산지로 명성이 자자했던 곳이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여수미디어코리아,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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