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11) 매력적
― ‘참으로 매력적’, ‘외장재는 상당히 매력적’ 다듬기
ㄱ. 참으로 매력적
.. 누구보다 뜨거운 사랑과 용기를 가슴에 지닌 낭만적인 고양이였기에 네로와 함께했던 시간은 참으로 매력적이었습니다 .. 《엘케 하이덴라이히/김지영 옮김-검은 고양이 네로》(보물창고,2006) 105쪽
┌ 매력적(魅力的)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이 있는
│ - 매력적 몸매 / 매력적인 여자 / 매력적인 눈매 /
│ 큰 눈에 높직한 코와 뚜렷한 윤곽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 매력(魅力)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
│ - 매력 있는 사람 / 매력에 끌리다 / 매력을 느끼다 / 매력을 잃다 /
│ 그에게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
├ 참으로 매력적이었습니다
│→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 참으로 좋았습니다
│→ 참으로 재미있었습니다
└ …
그리고, ‘매력적’이라는 말을 넣기보다는, ‘즐겁다-좋다-재미있다-신나다-가슴 벅차다’ 같은 낱말을 넣으면, 이야기도 한결 부드럽고 말느낌도 한껏 살아나며 말뜻도 좀더 수월하리라 봅니다.
보기글에 나온 줄거리를 보면, 외국책을 우리 말로 옮긴 분이, 퍽 살가운 이야기를 마음껏 헤아리면서 우리 말로 옮기는 일을 해서 좋거나 즐거웠다고 밝힙니다. 그러면 이런 느낌을 ‘매력적이었다’라 하기보다는 ‘좋았다’나 ‘즐거웠다’라 하면, 있는 그대로 적으면, 자기가 느꼈다는 그 마음 그대로 적어 주면 됩니다.
┌ 매력 있는 사람 → 눈길이 가는 사람 / 끌리는 사람 / 나를 사로잡는 사람
├ 매력을 느끼다 → 좋다고 느끼다 좋은 느낌을 받다
└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 →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
“매력적 몸매”는 “눈길을 끄는 몸매”라든지 “아름다운 몸매”로 다듬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눈길을 사로잡는 (무엇)-마음을 사로잡는 (무엇)”으로 다듬을 수 있고요. “매력적인 여자”나 “매력적인 눈매”도 마찬가지입니다. “눈길을 끄는 여자”나 “눈길을 사로잡는 눈매”로 손질해 줍니다.
“매력 있는 사람”은 “사랑스러운 사람”이나 “무언가 끌리는 사람”으로 풀어내어 봅니다. “매력을 잃다”는 “끌리지 않는다”나 “눈길이 안 간다”로 풀어내어 보고요.
ㄴ. 외장재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 좋지 않은 날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쓰이고 있다. 이런 실용적인 외장재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 《르 꼬르뷔제/황준 옮김-작은 집》(미건사,1994) 24쪽
“좋지 않은 날씨로부터 보호(保護)”하는 일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궂은 날씨에도 집을 지켜 준다”는 소리일지, “비바람에도 끄떡없다”는 이야기일는지 모르겠습니다. ‘실용적(實用的)인’은 ‘쓰기에 좋은’이나 ‘쓸모 많은’이나 ‘쓸 만한’이나 ‘괜찮은’으로 고쳐쓰고, ‘상당(相當)히’는 ‘무척-퍽-매우’ 들로 고쳐 줍니다.
┌ 상당히 매력적이다
│
│→ 무척 마음에 든다
│→ 참 좋다
│→ 퍽 쓸 만하다
│→ 여러모로 괜찮다
└ …
르 꼬르뷔제 님이 쓴 글을 우리 말로 옮기면서 ‘실용적’이니 ‘매력적’이니 하고 적었습니다. 가만히 보면, 건축을 하는 분이 옮기는 글이요, 건축을 하는 분이 읽는 글일 터이니, 이분들은 건축 공부는 부지런히 할지라도, 우리 말 공부를 부지런히 하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화학을 하는 분도 물리를 하는 분도 그렇습니다. 수학이나 철학을 하는 분들이 우리 말 공부를 할까요. 역사나 문학을 하는 분들은 우리 말 공부를 하려나요. 정치와 경제를 배우는 이들은 우리 말을 얼마나 살펴보고 있나요. 영어나 일본말을 배우는 이들은 또 우리 말을 어떻게 살피거나 익히고 있나요.
┌ 이런 쓸 만한 바깥마감재는 무척 마음에 든다
├ 이처럼 괜찮은 바깥마감재는 참 좋다
├ 이와 같은 바깥마감재는 여러모로 쓸 만하다
└ …
세계화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영어를 꼭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 그러면 영어를 배워야 할 테지요. 그런데, 한국사람이 한국땅에서 살아가려면 한국말을 잘 익혀야 합니다. 자기가 나타내려는 뜻을 알맞고 올바르게 나타낼 수 있어야 하며, 자기가 쓴 글을 맞은편이 얄궂게 풀어내지 않도록 잘 추스르거나 다스려야 합니다. 그러자면, 우리들은 영어 배우기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영어 배우기보다도 훨씬 긴 시간과 많은 땀을 한국말 제대로 익히기에 바쳐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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