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7)
― '무반성 상태의 현실', '무방비 상태의 소년' 다듬기
ㄱ. 무반성 상태의 현실
.. 無反省 상태의 現實은 思考를 통해서 反省으로 바뀌고, 또 반성은 무반성적인 것에로 돌아간다 .. <김우창-궁핍한 시대의 詩人>(민음사,1977) 325쪽
"思考를 통(通)해서"는 "생각을 하는 가운데"나 "생각을 하다 보면"으로 다듬습니다. '反省'은 '뉘우침'으로 손질합니다. "무반성적(無反省的)인 것에로"는 "뉘우침 없는 것으로"로 다듬어 보는데, 글쎄, 그다지 내키지 않습니다. 어딘가 어울리지 않습니다.
┌ 상태(狀態) : 사물ㆍ현상이 놓여 있는 모양이나 형편
│ - 무방비 상태 / 정신 상태 / 건강 상태가 좋다
│
├ 無反省 상태의 現實
│→ 반성이 없는 현실
│→ 뉘우침 없는 현실
│→ 뉘우치지 않는 현실
└ …
보기글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반성이 없는 현실은 생각을 하면서 반성으로 바뀌고, 또 반성은 반성이 없는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일까요. 이와 같은 이야기는 무엇을 뜻할까요.
아무것도 아닌 말을 놓고 장난을 하는 셈은 아닌지요. 무언가 깊은 뜻을 담았다고 하면서 억지스러운 말을 지어내는 셈은 아닌가요. 말을 꼬면 생각이 꼬입니다. 생각이 꼬여 있어서 말이 꼬여 나올 수 있습니다. 살갑게 드러내려는 말이 꼬일 리 없고, 이웃들하고 너른 뜻을 나누려고 하는 마음이 꼬일 리 없습니다.
ㄴ. 무방비 상태의 어린 소년
.. "너희가 무방비 상태의 어린 소년들이어서, 우리 반군들은 돕고 보호하려는 거야. 너희 중 누구도 죽으면 안 된다” .. <벤슨 뎅,알폰시온 뎅,벤자민 아작/조유진 옮김-잃어버린 소년들>(현암사,2008) 183쪽
"보호(保護)하려는 거야"는 "지켜 주려고 해"나 "보살피려고 해"로 손질합니다. '중(中)'은 '가운데'로 고쳐씁니다.
┌ 무방비(無防備) : 아무런 방비가 없음
│ - 무방비 상태에 있다
│
├ 무방비 상태의 어린 소년들
│→ 무방비로 있는 어린 소년들
│→ 맨몸뚱이 어린이들
│→ 힘없는 아이들
│→ 제 몸을 지킬 수 없는 아이들
│→ 제 몸을 지킬 무기도 없는 아이들
└ …
천 리 길은 한달음에 걸을 수 없고, 밥그릇은 한 숟갈에 비울 수 없습니다. 사람들 한삶이란 저마다 주어진 목숨을 하루이틀 살아내면서 보내게 되어 있지, 한꺼번에 기나긴 삶을 쑥 보내 버릴 수 없습니다.
┌ 무방비로 놓인 어린아이들
├ 방비할 수 없는 어린아이들
├ 방비가 없는 어린아이들
└ …
우리가 날마다 쓰는 말과 글을 익히는 일도 천 리 길을 걷는 마음으로 추슬러야 하지 않겠느냐 싶습니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쓰게 되는 말이 아닙니다. 학교를 오래 다닌다고 잘 쓸 수 있는 글이 아닙니다. 책을 읽는다고 하여 더 나아지지 않는 말이나 글이 아닙니다. 차근차근 배우고, 하나하나 익히면서, 조금씩 꼴을 갖추어 가는 말씀씀이와 글씀씀이라고 느낍니다.
┌ 제 몸을 지킬 힘이 없는 아이들
├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아이들
├ 그대로 두면 죽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
├ 힘이 없는 아이들
├ 여린 아이들
└ …
그냥저냥 쓴다고 해도 그럭저럭 뜻을 알아차릴 수 있는 말이나 글은 될 테지만, 속마음을 살포시 주고받을 수 있는 말이나 글은 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겉스치듯 주고받는 이야기는 되어도, 속을 깊이 훑으면서 나누는 이야기는 되기 힘들다고 봅니다.
바로 지금 어떠하다는 소리인지, 바로 그곳은 어떤 모습이라는 소리인지, 바로 나와 우리는 어떤 생각이라는 소리인지, 남김없이 알려주고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이도록 써야 할 말과 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無反省 상태의 現實은 思考를 통해서 反省으로 바뀌고, 또 반성은 무반성적인 것에로 돌아간다 .. <김우창-궁핍한 시대의 詩人>(민음사,1977) 325쪽
┌ 상태(狀態) : 사물ㆍ현상이 놓여 있는 모양이나 형편
│ - 무방비 상태 / 정신 상태 / 건강 상태가 좋다
│
├ 無反省 상태의 現實
│→ 반성이 없는 현실
│→ 뉘우침 없는 현실
│→ 뉘우치지 않는 현실
└ …
보기글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반성이 없는 현실은 생각을 하면서 반성으로 바뀌고, 또 반성은 반성이 없는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일까요. 이와 같은 이야기는 무엇을 뜻할까요.
아무것도 아닌 말을 놓고 장난을 하는 셈은 아닌지요. 무언가 깊은 뜻을 담았다고 하면서 억지스러운 말을 지어내는 셈은 아닌가요. 말을 꼬면 생각이 꼬입니다. 생각이 꼬여 있어서 말이 꼬여 나올 수 있습니다. 살갑게 드러내려는 말이 꼬일 리 없고, 이웃들하고 너른 뜻을 나누려고 하는 마음이 꼬일 리 없습니다.
ㄴ. 무방비 상태의 어린 소년
.. "너희가 무방비 상태의 어린 소년들이어서, 우리 반군들은 돕고 보호하려는 거야. 너희 중 누구도 죽으면 안 된다” .. <벤슨 뎅,알폰시온 뎅,벤자민 아작/조유진 옮김-잃어버린 소년들>(현암사,2008) 183쪽
"보호(保護)하려는 거야"는 "지켜 주려고 해"나 "보살피려고 해"로 손질합니다. '중(中)'은 '가운데'로 고쳐씁니다.
┌ 무방비(無防備) : 아무런 방비가 없음
│ - 무방비 상태에 있다
│
├ 무방비 상태의 어린 소년들
│→ 무방비로 있는 어린 소년들
│→ 맨몸뚱이 어린이들
│→ 힘없는 아이들
│→ 제 몸을 지킬 수 없는 아이들
│→ 제 몸을 지킬 무기도 없는 아이들
└ …
천 리 길은 한달음에 걸을 수 없고, 밥그릇은 한 숟갈에 비울 수 없습니다. 사람들 한삶이란 저마다 주어진 목숨을 하루이틀 살아내면서 보내게 되어 있지, 한꺼번에 기나긴 삶을 쑥 보내 버릴 수 없습니다.
┌ 무방비로 놓인 어린아이들
├ 방비할 수 없는 어린아이들
├ 방비가 없는 어린아이들
└ …
우리가 날마다 쓰는 말과 글을 익히는 일도 천 리 길을 걷는 마음으로 추슬러야 하지 않겠느냐 싶습니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쓰게 되는 말이 아닙니다. 학교를 오래 다닌다고 잘 쓸 수 있는 글이 아닙니다. 책을 읽는다고 하여 더 나아지지 않는 말이나 글이 아닙니다. 차근차근 배우고, 하나하나 익히면서, 조금씩 꼴을 갖추어 가는 말씀씀이와 글씀씀이라고 느낍니다.
┌ 제 몸을 지킬 힘이 없는 아이들
├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아이들
├ 그대로 두면 죽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
├ 힘이 없는 아이들
├ 여린 아이들
└ …
그냥저냥 쓴다고 해도 그럭저럭 뜻을 알아차릴 수 있는 말이나 글은 될 테지만, 속마음을 살포시 주고받을 수 있는 말이나 글은 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겉스치듯 주고받는 이야기는 되어도, 속을 깊이 훑으면서 나누는 이야기는 되기 힘들다고 봅니다.
바로 지금 어떠하다는 소리인지, 바로 그곳은 어떤 모습이라는 소리인지, 바로 나와 우리는 어떤 생각이라는 소리인지, 남김없이 알려주고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이도록 써야 할 말과 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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