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아쉽지만 이제는 탈을 벗어야 할 시간

[2008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축제 마지막날(5일)의 현장

등록|2008.10.05 18:31 수정|2008.10.05 18:31

▲  웨이팡시 예술단의 첫 경극 ⓒ 하가영


열흘째를 맞이하는 2008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마지막날, 12시 30분부터 탈춤공연장에서 중국 산동성 웨이팡시 예술단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공연은 경극과 노래, 무용 등이 번갈아 진행되었다. 중국어로 진행되는 동시에 우리에게 생소한 경극이 지루하게 느껴질까 우려해서인지, 한 경극이 막을 내릴 때마다 흥미로운 요소를 보여주었다.

▲  우리 귀에 익숙한 중국 노래를 부르는 가수 ⓒ 하가영


첫 번째 경극 후 나온 가수는 영화 '첨밈밀'의 삽입곡 등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 두 곡을 남자 치고는 고운 음색으로 불러냈다.

▲  중국 전통 악기 꾸정을 연주하는 모습 ⓒ 하가영


중국 전통의 악기인 꾸정은 우리나라의 가야금과 비슷한 악기로, 가야금보다는 훨씬 청아한 음색이 특징이다. 빨간 치파오를 입고 나온 연주자는 예사롭지 않은 손놀림으로 악기를 연주해 나갔는데, 그 낭랑하고 아름다운 음색은 스피커를 통해 공연장 전체에 울려퍼졌다.

▲  다리를 뒤로 젖혀올리는 무용가 ⓒ 하가영


다음엔 남녀 한쌍이 파트너를 이루어 무용을 선보였는데, 역시 중국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의 기교가 뛰어난 무대였다.

▲  마지막 경극 '우무이잉과슈아이'의 주인공 ⓒ 하가영


마지막 경극인 '우무이잉과슈아이'는 앞선 경극들보다 훨씬 화려했다. '홍니앙'과 '우찌아포', '쭈앙위엔메이', '콩청지' 등의 경극들은 삼국지와 양귀비 등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내용이라고는 하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 데다가 대사의 음색 또한 섬찟하여 우리 정서엔 잘 맞지 않는 듯했다.

▲  공연 도중 공연장을 빠져나가는 사람들 ⓒ 하가영


그래서인지, 첫 경극 후부터 도중에 공연장을 빠져나가는 관객들이 매우 많았다. 그로 인해 공연장 내의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하고 소란스러워 공연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한 상황에는 한번 입장권을 끊으면 하루종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한몫을 했다. 축제의 성숙과 더불어 시민들의 관람문화 또한 성숙되어야 할 때이다.

▲  싱가라자 탈춤공연의 시작 ⓒ 하가영


중국 공연이 끝나고 약 10분 뒤 인도네시아 싱가라자 탈춤공연단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인도네시아의 탈은 매우 사실적으로 인물을 표현했다. 대사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중국의 경극과는 달리, 충분히 대강의 내용인지가 가능했으며 흥미로운 공연이었다.

▲  관객들과 악수하는 인도네시아 배우 ⓒ 하가영


관객들과 악수를 하거나 장난을 치는 등 우리나라의 탈놀이와 같이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여 흥을 더 돋구었다. 그리고 지루하지 않은 전개와 재미있는 춤사위들이 관객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으며, 간혹 간단한 한국어를 사용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  대기실이 아닌 연주단 뒤로 퇴장하는 배우들 ⓒ 하가영


특이한 점은 다른 공연들과는 달리 대기실로 가지않고 연주단 뒤에서 탈을 바꿔썼으며, 연주자와 배우 모두가 맨발이었다. 게다가 배우들이 직접 대사를 하지 않고, 우리나라 '변사'와 같은 역할의 악기연주자가 모든 대사를 도맡아 했다.

▲  악기 연주자들의 모습 ⓒ 하가영


공연 내내 뒤에서 연주단의 연주가 이어졌는데, 악기들은 피리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인도네시아 특유의 타악기들이었다. 마림바와 비슷한 것, 북과 비슷한 것 등 각종 타악기들이 어우러져 매우 경쾌하고 깨끗한 음색을 자아냈다.

▲  축제장을 찾은 식신원정대 ⓒ 하가영


인도네시아의 공연이 끝나고 강령탈춤이 시작될 즈음, 탈춤공연장 바로 앞 공터에서는 MBC drama에서 방영하는 '식신원정대' 녹화가 한창이었다. 정준하와 손호영 등 인기연예인들의 갑작스런 등장에 탈춤공연장 앞은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인기방송의 촬영장소가 된 것에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인지도를 새삼 실감하는 한편, 갑작스런 촬영으로 인해 축제를 즐기는 이들에게 피해가 가진 않았을까 우려됐다.

▲  주막을 꽉 메운 사람들 ⓒ 하가영


▲  2008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포스터 ⓒ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축제폐막일이니만큼, 강변축제장은 축제의 마지막을 만끽하려는 사람들로 그 어느때보다 북적댔다. 가족, 친구, 연인, 또는 지인들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이들은, 이런저런 축제구경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려 주막으로 향했다. 아이들에게 고등어를 발라주기도 하고, 술잔을 기울이기도 하며 사람들은 추억을 쌓아가고 있었다.

주막들은 예년의 축제에 비해 매우 잘 정돈되어 있었다. 주막별로 번호를 매겨 깔끔하게 늘어서 있었으며, 늘어난 외국관광객들을 위한 외국어 메뉴판도 마련되어 있었다.

10일간의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이제 막을 내리는 2008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눈 깜짝할 새 끝나버린 축제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성대하고 즐거운 축제였으니, 내년 또한 올해보다 더욱 유익하고 즐거운 축제가 되길 바라며 아듀 2008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