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유출사고, 게임으로 개발
피해지역 서제민 학생, 실제 방제작업 적용해 프로그램 개발
▲ 서제민 학생태안 앞 바다 기름유출사고를 소재로한 '바다사랑 태안 지킴이' 게임을 개발한 서제민 학생(태안 근흥초 6학년)이 게임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 근흥초등학교
지난해 12월 7일 발생한 충남 태안 앞 바다 기름유출 사고를 소재로 한 게임이 피해지역 학생에 의해 개발됐다.
태안 근흥초등학교(교장 가종훈) 6학년에 재학 중인 서제민 학생에 의해 개발된 이 게임은 ‘바다사랑 태안 지킴이’란 게임명으로 지난달 26일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주관한 제25회 한국정보올림피아드 프로그램 공모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 처음 소개됐다.
금번 서 군이 개발한 ‘바다사랑 태안 지킴이’는 총 5단계로 나뉘어져 있는데 실제 방제작업을 그대로 게임에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게임방식은 만리포 앞 바다를 배경으로 해상에서 떠밀려오는 기름덩어리를 흡착포를 이용해 차례로 제거해 나가는 것으로 사이버상에서 자원봉사자로 직접 참여해 기름을 제거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또한, 아이템을 획득할 시에는 태안과 관련된 문제들이 출제돼 대외적으로 태안을 홍보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서 군의 프로그램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게임형식으로 제작돼 학생들에게 흥미와 재미를 더했으며, 학생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통해서 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깨우쳐주는 창의성이 높은 작품이라 평가했다.
서 군은 게임개발 이유에 대해 “지난해 겨울 일어난 기름유출 사고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그동안 바다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몰랐는데 사고 이후에 깨달았다”며 “다시는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게임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서 군의 가정이 실제 기름유출사고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점도 게임 개발에 큰 동기를 부여했다.
서 군의 지도교사를 맡은 이해우 교사는 “제민이네가 인근 항에서 수산업을 하고 있는데 기름유출 사고 이후 조업을 나가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루는 제민이가 기름피해와 방제작업으로 힘들어하는 아버지를 걱정하며 상담을 해왔다”고 전했다.
한편, 전교생 50여명 남짓한 충남 태안 근흥초등학교는 금번대회에서 서제민 학생 이외에도 임준하 학생(6학년, 남)이 프로그램 경시부분에서 은상을 수상해 이 분야 최고 권위 있는 학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임준하 학생은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먼 훗날 윈도와 같은 전 세계인이 즐겨 쓰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꿈”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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