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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억대 군포시금고 운영 '농협' 재지정

시중 금융기관들 제안서 제출 포기… 공개경쟁입찰 도입? 의미 실종

등록|2008.10.07 15:37 수정|2008.10.07 15:37

▲ 군포 시금고로 재지정된 농헙 군포시지부 ⓒ 최병렬


연간 3천억원에 달하는 군포시 예산을 오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관리할 군포시 금고 금융기관으로 제안서를 단독으로 제출해 응찰한 농협이 재지정됐다. 이에 조례 제정을 통해 첫 경쟁 입찰을 실시한 본래의 의미가 실종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군포시가 내년부터 시금고 업무를 취급할 시금고 지정과 관련 조례 개정을 통해 공개경쟁입찰 방식을 도입하고 관련 계획 공고와 설명회까지 개최했으나 정작 제안서를 제출한 금융기관은 '농협' 단 한곳으로 결국 수의계약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군포시는 6일 "군포시는 금년 12월로 3년 약정기간이 마무리되는 차기 시금고로 ‘농협 군포시지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군포시에 따르면 지난 8월 29일 시 금고 선정을 공고한 후 9월 19일까지 유치 희망 제안서를 접수 받았으나 농협 군포시지부 한 곳만이 단독으로 응찰해 9월 22일 금고 지정 계획을 재공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10월 1일 마감 결과 추가 응찰자가 없었다.

군포시 관계자는 "공개경쟁 방식으로 시 금고를 선정하려 했으나 공모에 농협 한곳만 참여해 지난 6일 금고 지정심의회를 열어 적격심사를 실시해 농협을 차기 시금고로 선정 의결했다"며 "이달 안에 금고 운영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9월 4일 '군포시금고 지정 신청안내 설명회'에 참석했던 농협을 제외한 타 금융기관들은 "금고 선정 조건이 좀 더 객관적이지 못하고 농협에 유리하게 책정돼 농협으로 정해지는 수순의 결과가 뻔해 제안서 제출을 포기했다"면서 냉소적인 반응이다.

▲ 시금고 경쟁 금융기관들이 없어 재공고에 나선 군포시 ⓒ 최병렬


"경쟁입찰인데 단수금고 체제로 시금고 지정 참여에 별 의미가 없다."
"이미 농협이 정해진 것과 다름없다. 평가 배점이 말해주지 않느냐!"

이는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지방재정법'에서 금고의 목적 및 성격에 따라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기금 이 세 가지 금고를 따로 정하도록 되어 있으나 군포시는 복수금고를 외면하고 단일금고를 채택해 경쟁입찰 체계 도입의 취지를 후퇴시킨 점도 한몫 하고 있다.

또한 시금고 지정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에 있어 주민 이용 편의성에서 '지방세입금 수납처리능력'을 9점이나 배정해 25점으로, 금고업무 관리능력에서 'OCR센터 운영계획' 3점을 추가하며 18점으로 높게 배정하는 등 기존 금융기관이 유리하도록 적용하고 있다.

이와관련 A금융기관의 한 직원은 "군포시가 시금고 입찰에 경쟁입찰로 도입했으나 일반회계, 특별회계, 기금을 한 금융기관이 모두 담당하는 단수금고 체제로 정해 기득권을 가진 기존 은행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며 "경쟁의 의미를 포기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군포시는 수의계약으로 시금고 운용관리를 맡아오던 농협중앙회와의 계약기간이 금년말로 종료됨에 따라 지난 8월 29일 홈페이지에 '군포시 금고 지정계획 공고'를 발표하고 차기 시금고를 취급할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설명회 개최 등 경쟁입찰에 나섰다.

군포시금고는 일반회계 2596억원, 특별회계 및 기금 608억원으로 총 3204억원 규모다.

▲ 군포시와 안양시의 평가배점방식 비교표 ⓒ 최병렬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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