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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러' 처벌 외치는 조중동, 맺힌 게 많네

[지역언론 별곡 248] 최진실 자살 보도와 과잉 커뮤니케이션

등록|2008.10.08 11:09 수정|2008.10.08 11:09

▲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언론은 고 최진실 관련 엄청난 양의 뉴스를 쏟아냈다. ⓒ 언론재단 홈페이지 캡처


수많은 메시지를 더는 피할 재간이 없게 됐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채널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역사학자 대니얼 부어스틴은 "우리 사회가 '과잉 커뮤니케이션병'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미디어 시대에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돼가는 형국이다.

부어스틴은 그의 책 <이미지>에서 "언론은 너무 쓸데없는 말을 많이 떠들고 있다"고 질타했다. 특히 "정보에 환장한 매스미디어 때문에 여론은 이미지의 중요성을 증대시키고 우리 자신에 관한 우리의 생각까지 지배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지금 한국사회에선 그의 주장과 똑같은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 한 인기 연예인의 자살을 놓고 증폭되는 커뮤니케이션이 흡사하다. 문제는 언론이 '과잉 커뮤니케이션'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언론재단이 운영하는 카인즈의 기사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최진실씨가 자살한 시점인 10월 2일부터 10월 7일까지 6일 동안 '최진실' 키워드로 제목과 기사본문을 통합해 검색한 결과 무려 1310건이 검색됐다. 고인에 대한 기사가 하루 평균 200건 넘게 생산됐다.

하루 평균 200건, 쏟아지는 '최진실' 보도의 진실은?

서울 종합일간지가 43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터넷신문 344건, 서울 외 지역의 종합일간지 291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언론의 보도태도는 서로 모순·대립하여 양립하는 두 명제를 놓고 타당성을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듯 엇갈린 주장들을 하고 있으니 이런 이율배반적 모순도 없다. 수용자들로서는 진정한 메시지를 선별하기가 여간 쉽지 않을 듯싶다.

한쪽에서는 "인터넷 악플 때문에 자살했다"며 "즉각 '최진실법'을 만들자"고 외치고 다른 한 쪽에선 "사이버 공간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단편적이고 즉흥적인 법"이라고 반발하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진실 법'을 만들어 이 참에 사이버 모욕죄라는 걸 실현시켜 악플러들을 응징하겠다는 건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나름의 일리가 있어 보이긴 하지만 영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 일단 법을 만들어 누리꾼들을 응징해야겠다는 의지에는 뭔가 맺힌 게 있어 보인다. 촛불시위 때 징그러울 만큼 악플을 겪어본 당사자들이기 때문일까. 주장에 무리수를 두고 있음이 읽혀진다.

고 안재환씨의 자살소식에 이은 것이라 충격이 더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진실씨 자살이후 '인터넷 통제' 여론이 마치 물 만난 듯 꿈틀거리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의 '최진실법' 도입 강행은 그 대표적인 것이다. 그러나 촛불정국에서 보아왔듯이 사이버모욕죄와 '최진실법'이 없어도 이미 사법당국은 충분하고도 과도하게 누리꾼들을 범법자로 만들고 있지 않은가.

이메일에 대한 수만건의 감청 및 누리꾼 신상정보에 대한 영장 없는 확인, 그리고 조·중·동 광고중단운동을 벌인 누리꾼에 대한 출국금지와 영장청구가 수시로 이뤄져 왔다.

이런 상황에서 최씨의 죽음 이후 대한민국은 다시 보수와 진보로 선을 분명히 긋고 있다. 서울 언론도 마찬가지다. 최씨 죽음 앞에 호들갑을 떤 쪽은 포털이나 신문, 방송할 것 없이 모두 마찬가지지만 자칭 '한국을 대표하는 언론'이라는 조·중·동의 흥분 강도는 도를 넘어선 듯하다. 의제설정 행태가 가관이다.

'자살보고 권고 기준'은 어디로...

최씨의 자살소식이 전해지던 날 이들 보수신문들은 인터넷판 판형을 아예 바꿔 최씨의 사망과 관련 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최씨의 죽음과 관련한 악성루머는 이날 주요 화젯거리 중 하나였다. 이들 언론은 일제히 "안재환씨의 자살 이후 사채업자라는 루머로 인해 최씨가 괴로워했다"며 마치 최씨가 '악플' 때문에 자살한 것처럼 몰아갔다.

<동아일보>는 3일자 1면 기사 "악플이 진실을 죽였다"에서 "4월 말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을 발표했을 때도 '라면 수프만 먹어도 광우병에 걸린다'는 등의 근거 없는 발언들이 인터넷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면서 대규모 시위를 촉발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도 최근 인터넷상 허위 사실 유포행위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법무부는 검찰과 경찰,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사이버 모욕죄' 신설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래서일까. 서울의 주요 신문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항간에 도는 루머를 연이어 소개한 뒤 "'악플러'를 처벌해야 한다"는 주문을 되뇌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2일 '최진실이 사용한 압박붕대는 무엇?'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가 누리꾼들 비난이 쏟아지자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조선일보> 역시 오열하는 연예인을 클로즈업한 사진을 일렬로 배치하며 독자의 눈길을 끄는 데 주력했다.

연예인의 자살이 이어지자 지난 2004년 한국자살예방협회, 한국기자협회, 보건복지부는 '자살보도 권고 기준'을 발표한 바 있다.

"언론은 자살에 대한 보도에서 매우 신중해야 한다." "자살이 언론의 정당한 보도 대상이지만, 언론은 자살 보도가 청소년을 비롯한 공중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충분한 예민성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언론은 충분하지 않은 정보로 자살 동기를 판단하는 보도를 하거나, 자살 동기를 단정적으로 보도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번 최진실씨 사망관련 보도에서 이러한 기준은 안중에도 없다. '인터넷'과 '악플러'에 일차적 책임을 전가하면서 호들갑을 떠는 국내 주류언론의 보도태도에서 묻어난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정부가 신문발전기금으로 인터넷 신문에 직접 지원해오던 예산을 내년에는 전액 삭감했다는 소식은 예사롭지 않다. 이 정부와 보수신문들이 한 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는 '인터넷 통제의 필요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사이버 모욕죄, 누가 다시 끌어올리나

천정배 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낸 국정감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신문발전위원회(신발위)는 "2009년 신문발전기금 운용계획안 수립시, 신문산업 및 인터넷신문진흥 사업 등 신문사에 대한 직접 지원을 중단하고 우선지원대상 신문사 중심의 기금지원 사업을 전면 폐지"한다고 밝혔다.

신발위 계획에 따르면 18개 인터넷 신문사(<오마이뉴스><프레시안><데일리서프라이즈><민중의소리><민중언론참세상><뉴데일리><데일리안><이데일리><폴리뉴스><파이미디어><제주의소리><충북넷><인천뉴스><미디어제주><디트뉴스24><코메디닷컴><한국재경신문><헬로우디디>)가 수혜 중인 기금은 내년엔 전면 중단된다. 정부는 인터넷신문진흥 기금으로 올해 13억원, 지난해 9억4600만 원의 예산을 집행한 바 있다.

천정배 의원 등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인터넷 언론에 대한 지원 중단은 촛불에서 보인 인터넷 언론의 의제 설정력, 여론 주도력을 두려워한 현 정권의 치졸한 비판 언론 길들이기이자, 여론의 다양성과 미디어의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신문법 위반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촛불 보도에 대한 보복성 사업비 삭감"이라는 비판이 나올 만도 하다.

정부여당이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는 인터넷 상 모욕죄 신설과 제한적 본인 확인제 확대의 핵심은 형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현행 법체계 내에서 악성 댓글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여당과 보수신문은 현행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실효성이 없거나, 다른 악용 가능성이 다분한 법을 새로이 만들어 일어날 문제보다, 유명 연예인 자살과 그 뒤에 숨은 일부 악플러의 악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진실씨의 자살을 계기로 정부여당은 이미 지난 7월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사이버모욕죄를 다시 끌어올렸다. 이에 대한 서울신문들의 주장은 두 부류다. 이번에도 보수와 진보매체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히려 당사자인 인터넷 매체들보다 더 큰 소리를 내고 있으니 주객이 전도된 양상이다.

<경향><한겨레> "최진실 죽음, 정치적 이용 말라"

'최진실 법'은 정략적 발상...<경향신문> 6일자 사설. ⓒ 경향신문

악성 댓글보다 나쁜, 죽음...<한겨레신문> 6일자 사설. ⓒ 한겨레신문


<경향신문>은 6일 사설 ''최진실 법'은 정략적 발상이다'에서 우려와 함께 반대의사를 밝혔다. "반의사불벌죄가 도입되면 인터넷은 그 순간 검찰·경찰의 수사 대상이 되는 것"이라며 "인터넷에서 익명에 기대어 악성 댓글을 다는 행위는 명백한 폭력이지만 이에 대한 규제를 빌미로 정치적 의도가 의심스러운 법규를 새로 만드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한겨레>도 이날 사설 ''악성 댓글'보다 나쁜, 죽음 팔아먹기'에서 "인터넷 공간에서 자체적인 검증과 정화 시스템을 마련하고 규제 방안을 정하되, 정부 권력 등 외부의 개입은 최소화해야 한다"며 "권력이 극히 소수인'악플러' 문제를 인터넷 전체의 문제인 양 호도해, 인터넷 공간의 본질인 개방성과 자율성, 자유로운 의사소통까지 훼손하려 들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씨의 죽음을 정치적 목적에 동원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반면, 조·중·동은 이들 신문과는 달랐다. 이 참에 뭔가 빨리 서둘러야 한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6일 사설 ''사이버 모욕죄', 여·야 머리 맞대고 논의해야'에서 "사이버 폭력이 주는 충격이 보통 언어폭력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강화된 처벌 규정이 필요하다"며 "어떤 형태로든 사이버 폭력을 규제하고 응징해야 한다는 국민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다"며 자신했다.

<동아일보>도 이날 사설 '사이버 인격살인은 표현의 자유 아닌 범죄다'에서 "여야는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면서도 허위사실 유포와 사이버 인격살인을 효과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법제도를 합리적인 논의를 통해 찾아내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중앙일보>는 이에 앞선 4일 사설에서 '최진실 법'을 만들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중앙>은 사설 '사이버 폭력 막을 '최진실 법' 만들어야'에서 "욕설과 비방, 악성 루머가 난무하는 인터넷 문화를 시급히 뜯어고쳐야 한다"며 "악플러들이 무책임한 익명의 그늘에 숨을 유혹을 느끼지 않도록 실명 확인의 범위는 앞으로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우리는 본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사설은 또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사이버 모욕죄의 신설도 검토해볼 만하다"며 "사이버 폭력을 규제하는 통합적인 법, '최진실 법'을 만들 때가 되었다"고 말미에서 강조했다.

'사이버 모욕죄' 논의해야...<조선일보> 6일자 사설. ⓒ 조선일보


 

'최진실 법' 만들어야...<중앙일보> 4일자 사설. ⓒ 중앙일보



'사이버 모욕죄'에 미온적인 지상파 방송들... 왜?

지상파 방송사들도 사이버 모욕죄 등 한나라당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움직임에 대해 미온적으로 보도해 비판을 받기는 마찬가지.

민언련은 6일 '방송3사 '사이버 모욕죄' 보도, 단순전달·정치공방·양비론'이란 논평을 내고 "최진실씨 사망사건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사이버 모욕죄' 등을 포함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에 대해 방송3사는 여당의 '사이버 모욕죄' 추진, 경찰의 대대적인 악플 단속을 단순 보도하거나 정치권 공방으로 다뤘다"고 비난했다.

특히 "MBC가 양비론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는 민언련은 "KBS 또한 '상습적이고 악질적인 이른바 악플러에 대해서는 형법상 모욕죄나 협박죄, 명예훼손죄 등을 적용해 처벌할 방침'이라는 경찰의 입장을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또 "SBS 역시 5일 '최진실법' 공방 치열'에서 한나라당과 야당의 입장을 단순전달하며 '공방'으로 다뤘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촛불정국 당시 '광우병 괴담'에 대한 비난이나 현재의 '악플러' 들에 대한 비난이 모두 그 내용과 대책 면에서 대동소이하지만 주류 언론들의 보도태도 또한 정부 또는 여당의 편에 섬으로써 시민사회단체와 누리꾼들의 분노는 임계치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이하 미디어행동)과 인권단체연석회의는 6일 성명을 내어 "'최진실 법'은 고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며 "불행하고 슬픈 최진실씨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자들이 진정 파렴치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관련 법률의 조기도입을 요구하는 일부 언론에 대해서도 "최진실씨 사건에서는 인터넷 이전에 고 안재환씨 사건에서부터 선정적으로 보도한 당신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모든 책임을 인터넷에 떠안기려는 시류에 편승하다가는 표현의 자유에 대해 이성을 잃은 규제를 불러 모든 언론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역신문들  "'사이버 모욕죄' 신설, 언로 장악하려는 불순한 의도"

사회적 합의가 우선...<국제신문> 6일자 사설. ⓒ 국제신문

이 같은 상황에서 오히려 지역신문들의 사설과 칼럼이 차분하고도 이성적인 상관조정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차별성이 돋보인다.


부산의 <국제신문>은 6일 사설 ''최진실 법'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다'에서 "인터넷 공간의 악성댓글이나 인격모독 등의 행위는 현행 형법상 모욕죄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처벌이 가능하다"며 "여기에 '사이버 모욕죄' 신설은 통제수단을 배가하는 것임이 분명하다"고 못을 박았다.

사설은 또 "고소·고발 없이도 수사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은 '인터넷 공간의 표현의 자유 신장' 주장과 거리가 멀다"며 "오히려 표현의 자유에 바탕한 다양한 여론 형성을 막음으로써 인터넷 공간을 크게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최진실 법'이란 명칭을 붙이겠다는 발상도 불순한 의도가 엿보인다"는 이 사설은 "경찰 조사결과 고 최진실씨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겨준 '사채설'의 진원지는 증권가 '찌라시'였음이 밝혀졌다"며 "최씨의 사망이 인터넷 여론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고인에 대한 국민적인 애도를 사이버 여론 통제에 악용하려는 정부와 여당의 잔꾀에 다름 아니다"고 거듭 경고했다.

사이버 모욕죄는 졸렬...<경남도민일보> 7일자 사설. ⓒ 경남도민일보


<경남도민일보>도 7일 사설 '사이버 모욕죄는 졸렬 입법'에서 정부와 한나라당이 최진실씨의 충격적인 죽음을 빌미로 사이버 모욕죄 입법에 팔 걷어붙이고 나선 형태를 비난했다.

사설은 "이번에 도마에 오른 인터넷상의 악성 댓글에 대해서는 사이버 모욕죄의 신설 없이도 기존 형법의 명예훼손죄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만으로도 처벌 가능하다는 것이 법조계 다수 의견이다"며 "반의사불벌죄 성격의 사이버 모욕죄를 입법할 때, 악성 댓글을 예방하는 효과보다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라는 국민기본권을 침해하거나, 정부가 인터넷에서의 건전한 비판을 막고 감시와 통제를 과잉 남발할 소지가 커 부정적 요소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사이버 모욕죄 신설은 각종 정책에서 여론의 비판과 궁지에 몰린 이명박 정부가 법치를 앞세운 강압 통치를 강화하고 언로를 장악하려는 불순한 의도에서 내세운 반민주적 법안이란 의심을 받아 마땅하다는 논리다.

"사이버 공간 자정기능은 자율과 책임에 의해 스스로 발휘되는 것"

대구·경북의 <매일신문>은 7일 '단편적이고 즉흥적인 '최진실 법''이란 칼럼에서 "한국의 인터넷은 그 기능상 부정적인 사례가 여러 가지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소통 장애의 나라를 소통의 강국으로 변모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했으며 그래서 그동안 세계 사람들의 질시를 받아 온 것도 사실"이라며 "인터넷이 지닌 긍정적인 힘을 더욱 촉발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최진실 법' 도입 중단하라<광주드림> 6일자 사설. ⓒ 광주드림


광주·전남의 <광주드림>은 6일 사설 '최진실 법 도입 중단하라'에서 "올 봄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의 주역이 바로 네티즌이란 점 때문에 이번 기회에 인터넷 여론을 확실하게 통제하고 장악해보고자 하는 얄팍한 술수임이 너무도 명백하다"며 "사이버 모욕죄의 경우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반민주 악법"이라고 규정했다.

사설은 또 "무엇보다 현행 형법과 정보통신망법 등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인터넷상의 모욕죄를 처벌할 수 있음에도 굳이 사이버모욕죄를 신설하려는 의도가 불순하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사이버 공간의 자정기능은 자율과 책임에 의해 스스로 발휘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논리다.

제주의 <제민일보>도 5일 '모욕죄'란 칼럼에서 "모욕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상 게시물의 공연성 요건을 충족해야 하나 공연성 범위를 정하는게 쉽지 않아 범죄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손쉬운 처벌 규정을 만들어 인터넷을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 구성원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악플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야 할 인터넷 문화를 위해 더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사설은 점잖게 타일렀다.

이처럼 한 연예인의 죽음을 놓고 언론이 전달하는 정보의 가치기준이 다르다. 때문에 올바른 정보를 얻기 위해선 모든 관점을 제거하고 남은 순수한 사실관계)에서 다시 자신의 가치관으로 의미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역지사지의 마음이다. 아무리 다양한 관점을 접하더라도 마음에 선입견이 있으면 한 쪽의 주장만 들리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선샤인뉴스(sun4i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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