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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된 정보와 평판이 좋은식품도 불량식품으로 만든다

마이클 E. 오크스의 〈불량음식〉을 읽고서

등록|2008.10.09 11:31 수정|2008.10.09 11:31

책 겉그림마이클 E. 오크스의 〈불량음식〉 ⓒ 열대림


어렸을 때 시금치는 철분이 많이 든 채소라며 너도나도 좋아했다. 그런데 결석이 생기기 쉬운 체질에게는 불량 음식이 된다고 한다. 우유도 영양이 풍부하여 어렸을 때 많이 먹었다. 하지만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겐 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모든 음식에는 우량과 불량의 양면이 있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우량적인 면이 더 활발하게 작용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불량적인 면이 더 강화될 수 있다. 그런데도 그 양면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기보다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평판에 치우치는 경향이 짙다.

마이클 E. 오크스의〈불량음식〉은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상식처럼 지니고 있는 음식의 오류와 맹신을 고발하는 책이다. 이른바 갖가지 음식이 지닌 영양소의 장단점보다도 그저 여기 저기 알려져 있는 식품의 평판에 치우쳐 있는 그 단면들에 대해 균형을 잡아주는 책이다.

일례로 지방은 우리 몸에 유해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방이 비만과 심장병과 각종 암을 유발한다고 믿는 까닭이다. 하지만 지방은 모든 세포막을 구성할 뿐만 아니라 중요한 생리물질을 생산하고, 신체기관의 유해요인을 차단하고, 신경계의 전달체계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이 책에서 밝힌다.

소금은 또 어떠한가? 보통 사람들은 소금의 섭취, 이른바 나트륨의 섭취가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고 믿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단다. 소금은 40%의 나트륨과 60%의 염화물로 구성되는데, 나트륨은 인체의 체액농도를 조절하고, 산과 염기의 균형을 유지해 주는 등 우리 몸이 제 기능을 다하도록 수십 억 개의 전기신호를 일으키는데 관여한다고 한다.

사과도 건강에 매우 좋은 식품으로 알고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다른 식품에 비해 풍부하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식품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탄생하기도 전부터 재배되었고, 그것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머릿속에 박혀 있기 때문이란다.

아이스크림도 일반적인 평판과는 달리 고지방 식품들 대다수에 비해 건강에 좋은 식품이며, 몇 종류는 비타민과 미네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영양성분에서 우량식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미국인들에게 천대받고 있는 감자도 마찬가지다. 감자는 일곱 가지 비타민과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는 우량식품이라고 한다.

“연구자들의 신념 또는 정치적 견해에 따라 맞춰지며, 만들어진 연구 결과들은 대중매체를 통과하면서 더 많이 조율된다. 이런 조율 과정을 거치다보니 ‘먹는 일’과 ‘건강’에 관해 객관적이기보다는 다소 편향된 정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편향된 정보 중에는 당연히 명백한 모순을 보이는 것들도 있게 마련이다.”(250쪽)

그처럼 몇몇 연구자들의 편향된 연구결과와 정보를 통해 전해 듣는 평판이 현대판 가정 식탁을 뒤흔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소량의 불량적인 면보다 다량의 우량적인 면을 놓침으로 인해 병을 키우는 일도 적지 않을 것이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편향된 정보와 평판에 치우쳐서 좋은식품도 불량식품이라 단정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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