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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 "속좁은 사람들" 논평에 "역겨운 대변인"

민주·민노·창조, 일제히 반박..."저급한 논평"

등록|2008.10.10 18:19 수정|2008.10.11 10:22
여당 대변인의 논평을 야당 대변인들이 일제히 '논평'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이 불씨가 됐다.

10일 차 대변인은 박희태 대표의 '여야 대표회담' 제안을 야당들이 일언지하에 거절하자, "쯧쯧… 속 좁은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비아냥조인 논평에 야당들이 발끈했다. 야당 대변인들은 일제히 "저급한 논평"이라고 입을 모았다.

차명진, 여야 대표회담 거절한 야당에 "속 좁은 사람들"

▲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차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쯧쯧… 속 좁은 사람들"이라며 "밥상 차려드렸더니 발로 차버리시는 모습, 참 안타깝다"고 야당들을 비꼬았다.

박희태 대표가 전날(9일) 여야 대표회담을 제안했으나 민주당은 "정쟁을 소멸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제안과 실질 조치가 선행될 때 대표회담에 응할지를 검토하겠다"(최재성 대변인)며 거부했다.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도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를 두고 차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혀를 차며 야당들을 향해 "속 좁은 사람들"이라고 몰아붙인 것이다.

또 차 대변인은 "종부세 문제든, 교과서 문제든, 시장의 신뢰 문제든, 차이가 있다면 만나서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차이를 없애야 만나겠다는데, 그러려면 무엇 하러 만나느냐. 사진 찍고 밥만 먹기 위해 만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를 위해서라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더니 미리 선부터 긋는 이유는 무엇이냐. 여야의 최고 지도자끼리 만나서 국민들께 희망을 드리자는데 무엇이 두려우냐. 만나면 말릴까봐서이냐. 당내 견제세력한테 손가락질 받을까봐서이냐"고 따져물었다.

민주당 "구정물로 양치질한 느낌", 민노당 "여당의 가장 역겨운 대변인"

차 대변인의 논평이 발표되자, 야당들은 일제히 '반박 논평'으로 맞받아쳤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멜라민 논평"이라고 깎아내렸다. 최 대변인은 "만취 상태에서 혼자서 메모한 느낌", "구정물로 양치질한 느낌"이라고 비평하며, "면전에서 큰 소리로 꾸짖고 싶은 심정"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최 대변인은 "차 대변인이 점점 논평의 질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 같다. 공방은 치열하게 하되 언어 선택은 금도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조탁하라"고 조언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안하무인에 오만으로 가득하다"고 되받아쳤다. 박 대변인은 "여야 대표회담 제안은 삼킬 수 없는 밥상을 차려놓고 먹으라고 하는 것과 같다"며 "들러리 서지 않겠다는 것을 속 좁은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박 대변인은 "노동 운동가 출신이라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를 것이라 기대했건만 품격있는 논평을 기대하긴 애당초 글러먹었다. 차 대변인은 집권여당의 가장 역겨운 대변인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석수 창조한국당 대변인도 "집권당 대변인이 잊을만 하면 질 낮은 망언으로 여야 정쟁을 촉발시킨다"며 "대변인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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